리더 포비아 현상
최근 2030 세대 사이에서 리더는 하지 않겠다는 <리더 포비아> 현상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젊은 세대가 리더직을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리더 포비아 (리더 공포증) : 특정 세대에서 승진이나 리더 직책을 회피하는 현상
요즘 2030 세대에게 직장 생활이란 최소한의 고통으로 최대한의 이득을 얻는 방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장 생활 자체가 이득을 위한 것이므로 뭔가 더 얻을 게 없다면 직장에서 고통을 감내할 이유가 없죠.
그런데 기성세대는 <헌신>이나 <자부심> 같은 키워드를 반복해서 얘기합니다. 전혀 이득이 되지 않아 보이는 것들입니다. 나보다는 조직, 전체를 위하는 것이 시대정신이었던 때에는 이런 단어가 잘 먹혔을 거예요. 그러나 이제는 그런 시대는 끝이 났습니다. 팀이나 회사를 위해 헌신하라는 건 뭔가 얻을 게 없는데 무한대로 노력을 쏟아부으라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2030 세대가 보기에 리더 자리는 무한 책임과 유한 보상이 결합된 상태예요. 책임은 끝이 없는데, 보상을 찔끔 늘어나죠. 팀장은 팀원이 사고를 치면 관리 책임을 집니다. 심지어 구성원이 의도적으로 부정을 저질러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리더가 징계를 받습니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나쁜 짓을 하는 경우에는 리더가 이를 간파하지 못하게 위장을 하고 거짓말을 해요. 당연히 리더는 이걸 알아채기 힘들죠. 그래도 다 리더의 책임이 됩니다.
경영 환경이 악화되어 팀의 성과가 부진해도 팀장의 탓입니다. 경쟁이 격화되고 시장이 축소되어서 이전과 같이 성과를 올리기 어렵다면 목표를 조정해 주는 게 당연하겠죠. 그런데 조직은 무턱대고 리더라면 이런 악조건을 뚫고 더 큰 성과를 내야 하는 거라고 말합니다. 이러니 앞에서 얘기한 방적식에 따르면 팀장을 맡을 이유가 전혀 없는 거예요.
하물며 리더는 본질적으로 외로운 자리입니다. 우리 팀의 팀원이라 하더라도 막역하게 어울리기 서먹서먹하죠. 팀원은 인사와 평가라는 칼자루를 쥔 상사와 편하게 속마음을 나눌 수 없어요. 그럼 같은 팀장끼리 친하게 지내며 마음을 나누면 되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팀장끼리는 서로 경쟁 관계가 되기 쉽습니다. 서로 성과를 더 올리고 인정받기 위해 경쟁자가 되는 일이 잦아요. 팀장은 어쩔 수 없이 늘 외로움과 함께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리더는 그렇게 손해만 나는 자리일까요? 저는 팀장 직책이 일종의 <저평가 주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만간 제 가치로 돌아갈 겁니다. 시장 가치가 크게 올라간다는 말이죠. 모든 회사가 원하는 만큼 능력을 가진 팀장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안달이 나 있습니다. 이제는 팀장에게 단순히 팀 관리력뿐만 아니라 사업의 미래를 보는 통찰력까지 요구하는 회사가 많아요.
이런 팀장 역할에 맞는 인재는 진짜 드물죠. 그러다 보니 팀장은 전형적인 초과 수요 상태일 수밖에 없습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재화나 서비스는 언젠가 가격이 크게 오르게 마련이죠. 팀장도 인재 시장에서 이런 수요과 공급의 원리가 적용됩니다. 따라서 리더 자리도 시장 가치가 크게 올라갈 겁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팀원과 팀장의 연봉 차이가 크지 않아요. 연봉 측면에서 팀장은 '조금 더 책임감 있는 팀원'일 뿐입니다. 선진국일수록 리더와 평직원 사이 연봉 차이는 크게 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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