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스콘의 그림과 일기

- 9년 차 영업직 직장인. 이직 거절은 언제나 아프다.

by 스콘



한 직장에서 9년 차 마이너한 산업군의 영업직 직장인.

이직을 알아본 지도 몇 년이 흘렀다. 꾸준히 떨어졌고 잘 되어도 마지막 연봉 협상이 안 되어 무산이 됐다. 이젠 10년 차를 바라보고, (아무래도) 결혼까지 했으니 이직 시장에서 내 입지가 좁아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안다. 잘 난 사람은 잘 된다는 것. 그렇지만 나는 물경력에 영업직은 성격에 맞지도 않는 야망 없는 직장인일 뿐.


앞날이 캄캄하다. 30대엔 커리어를 단단히 쌓아가는 시기라고 들었는데 내 커리어는 어째서인지 하나도 단단하지 않다. 20대 때 치열하게 고민해야 했을 문제를 이제 와서 철없이 징징거리는 기분이다. 그럼에도 하루 8시간씩 붙어 있는 직장이 나름 편안하면서도 미치도록 지루하고 도태된 것 같아 너무 답답하다. 그래서 비슷한 중견기업 크기에 집에 가까운 기업들을 찾아 넣어본다. 그리고 계속해서 탈락한다. 세상이 '너는 물경력이야 쓸모없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


30년 넘게 공기업에서 평생을 일한 아버지는 말씀하신다. '구관이 명관이다'라고. 이런 얘기를 들으면 남들 다 한 번씩은 이직하는 거 나도 한 번은 해 보고 싶단 마음이 올라오면서도 진짜 구관이 명관일 까봐 무섭다. 겁도 많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내가 과연 새로운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나 있을지도 미지수고. 하지만 이건 아직 붙지도 않은 상태에서의 설레발이다. 됐고, 그냥 계속되는 거절들이 너무 아프다. 몇 번을 당하는 거절인데도 매 순간들이 너무 아프고 진이 빠진다.


거절은 언제나 아프지만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인사팀에 전화해서 따지길 할 것인가 아니면 이 한탄을 직장 친한 동료(?)에게 할 것인가. 그나마 하는 건 혼자 속으로 삭이거나 가까운 친구들에게 '짜증'과 'ㅋㅋㅋ'로 무장하여 가볍게 털어내는 것뿐이다. 물론 현명한 사람이라면 이때 내게 부족한 점이 뭔지를 파악하고 원인을 해결해 나가겠지만, 나약한 징징꾼인 나는 아파만 해서 문제다. 근데 뭐. 아픈 걸 어떡해.(노답이라고 속으로 생각하시는가? 나도 그렇다.)


엉터리 사주를 탓해 보고 내 과거를 후회해 보고 잠시 쓰레기통에 들어갔다 나와도 본다. 그래도 별 수 있나. 나는 다시 또 살아내고 살아내야 하는 걸. 징징거리긴 하지만 그렇다고 진짜 징징거릴 수만은 없잖아. 못난 나이지만 괜찮다 스스로 다독여 보고, 맛있는 것도 먹이고 잠도 충분히 재워야지. 나를 그렇게 다시 아끼고 하루를 다시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또 좋은 일이 있겠지. 기회가 있겠지.


나이가 든다고 거절이 안 아파지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30대 중반의 나는 거절 뒤 나를 잘 달래서 내일을 살아가게 하는 법을 터득해 가는 것 같다.


정말 참된 일꾼이지 않은가(?)


/스콘의 그림과 첫 일기 이토록 엉성하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