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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과학시간에만 떠드니

<수업실행전략 37, 양은석, 교육과 실천>

by 한산

"너희들은 꼭 과학시간에만 그러더라. 왜 과학시간에만 떠들고 집중을 안 하니?"

0학년 000 학생

이 학생 말을 듣고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갑자기 훅 무언가 들어왔다. 자괴감이랄까. 아이들은 미식가라 사람의 맛을 잘 보는 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다음 주 공개수업을 앞둔 시점에서 이런 멘트는 수업공개 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작지만 멀리 있는 것은 잘 보이는 최근에는 가까운 책 글씨가 보이지 않아 책을 멀리하고 있으나. 요즘은 지도서 글씨도 흐릿하게 보여 교과서로 수업준비를 하려고 한다. 이럴 때 다시 등장하는 고전적인 멘트가 다시 내 입가를 맴돈다.

"역시 아이들은 잘해주면 안 돼. 아니 다정함은 인격이 아니라 무시 당연함이야라고."

근데 이 학생은 혼자 생각하거나 나 없을 때 따로 말하지 굳이 수업시간 다 끝날 때 그것도 큰소리로 말을 해야 전체가 다 알게 해야 할까. 대의적인 용기를 낸 걸까. 역시 담임이 아닌 교담이라서 일까. 아니 역으로 담임이면 더 자주 만나니 편하게 대할 수도 있을 텐데. 아니면 내 개인적인 성향을 아이들이 파악을 보고 이 선생님은 떠들어도 괜찮겠구나 싶어서 그러겠지. 아이들 잘못이 아닌 그러한 환경을 조성해 적응하게 한 탓일 수도 있다. 무서워 보이는 게 싫지만, 공포가 심하면 뱀의 뇌, 파충류의 뇌가 된다는 걸 어디선가 들어서인지. 정적인 분위기 싸늘한 수업분위기가 싫다. 이 무섭게 달리 표현해 단호(결심이나 태도, 입장 따위가 과단성 있고 엄격하다.)하게 보여야 할 때가 있다.


이렇게 일주일 뒤 다시 들어간 수업시간은 학생들이 집중하고 진지한 수업모드 일관이었다. 전날 충실한 수업준비를 하고, 해당차시 교과서 파악과 실험관찰 내용을 꼼꼼하게 입력하고 가상 시나리오도 짜보았다. 이런 멘트를 하면 이렇게 받아쳐야지 등. 그리고 더 발전적인 것은 문자로 들어온 추천 연수 광고 중 하나인 수업 방법 개선을 위한 책을 구입했다. 어찌 보면 충동구매지만 이건 필요한 때 적절한 처방 문자가 와서 구입했다는 합리적인 변명을 할 수 있다. 양은석 선생님이 쓰고 교육과 실천이라는 출판사에서 내놓은 "주도성을 키우고 깊이 있는 학습으로 이끄는 수업실행전략 37"책이다. 37가지의 수업 실행 전략과 93가지의 수업 성찰 질문으로 수업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교사와 학생 모두가 성장하는 나다운 수업 즉 아름다운 수업을 만들기 위한 책이다.

그날 이후 이 책에서 발견한 9번째 실행 방법인 "수업 시작 시 해야 할 일 가르치기"를 실천했다. 시작과 끝이 모호했던 수업에서 좀 더 분명하게 시작하는 시작점과 준비상황을 점검해야 하는 것에 필요성을 느꼈기에 이를 바로 행동으로 옮겨보았다. 아이들은 평소보다 집중했다고 느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수업의 한 루틴이 생겼다는데 의의를 두었다.


상황

수업이 시작되자 학생들은 자리에 앉지만, 여전히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학생들이 있다. 쉬는 시간에 사용했던 물건들이 책상 위에 그대로 놓여 있거나 아예 이전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학생도 있다.

양 선생님은 학생들이 수업이 시작되면 조용히 자리에 앉아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수업을 듣길 바라지만, 생각처럼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결방안

"여러분 수업을 시작하는 절차는 선생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예요. 꼭 기억하고 실천해 주면 좋겠어요. 수업을 시작할 때에는 세 가지를 기억하세요. 첫째, 자리에 앉기, 둘째, 책상 위 깨끗이 치우기, 셋째, 선생님보기."


9. 수업 시작 시 해야 할 일 가르치기

수업시작 시 학생들에게 명확한 절차를 안내해 쉬는 시간 모드에서 수업모드로 전환하도록 지도하고, 이를 일관성 있게 강조하고 확인하여 집중 분위기를 형성해요.


성찰 질문

-수업시작 시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을 알리고 계시하나요?

-수업의 시작이 중요한 과정임을 알리고 확인하나요?


파블로프의 개 실험이 떠올라 수업 시작 때 종은 치지 말자라는 다짐을 했던 적이 있다. 행동주의 방식의 그 시작점과 위 시작점은 다르다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쉬는 시간 모드에서 수업모드로 진입하기 위한 절차이다. 학생들 스스로 참여하는 주도성 있는 수업과 깊이 있는 학습을 이끌기 위해 나머지 36가지 실행 전략을 꼼꼼하게 읽고 활용해 나다운 수업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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