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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상사(三上思)

생각의 깊이가 달라지는 세 가지 공간

by 김갑용

옛 선인들은 "삼상사"라 하여, 배갯머리, 말 위, 변기 위에서 유독 생각이 잘된다고 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닌 각 공간의 특수한 조건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된다.


첫째, 배갯머리는 잠들기 직전의 무의식적 해방감 때문이다. 낮 동안 쌓인 긴장과 외부 자극에서 벗어나 내면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고. 과학적으로도 수면 전후의 뇌 활동은 창의성과 기억 정리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둘째, 말 위는 이동 중의 신체적 리듬과 주변 환경의 변화가 두뇌를 자극한다. 역사적으로도 나폴레옹이나 칭기즈 칸 같은 인물들이 말 위에서 전략을 구상했다는 일화가 있다.

셋째, 변기 위는 고독과 여유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잠시 멈춰 서서 사색하기에 최적의 조건이고.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은 화장실에서 철학적 사색이나 글쓰기를 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삼상사는 물리적 환경과 심리적 상태의 결합으로 사고의 질을 높인다. 바쁜 현대인에게도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주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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