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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05. 2020
하오시어우 카페 / HaoXiu Kaffe (好休咖啡)
- 타이베이 카페 스토리 005
대만에는 매력적인 카페들이 무척 많다. 그런데 그 카페들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덕분에 눈 여겨둔 카페에 가더라도 헛걸음하기 쉽다. 프로 카페 투어러는 늘 플랜B, 플랜C 정도는 준비해둬야 한다. 뙤약볕에 지쳐 어디서든 갈 수 있는 스타벅스의 문을 열지 않으려면. 사실 이 작지만 중요한 깨달음을 얻은 건 얼마 전 일이다. 두번째 찾은 데뷰 카페 문을 자신있게 열었지만 만석임을 확인하고 조심스레 닫은 순간이었다.
이때 플랜B가 되어 준 곳이 하오시어우 카페(HaoXiu Kaffe, 好休咖啡)다. 데뷰 카페에서 도보로 약 2분 거리에 있는 보다 작은 카페다.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가는 구조로 된 카페인데 넓지 않은 공간임에도 좌석 구색이 제법 다양한다.
문 옆, 창가를 면하는 좌석부터 대화할 사람끼리 둘러 앉아 떠들기 좋은 소파 좌석, 일하기에 적합한 4인 테이블과 6인석까지. 수다로 카페를 즐기기에는 카페 초입 좌석이 명당이다. 오래 머무를 생각이면 깊이 틀어박힐수록 좋다. 와이파이, 콘센트, 적당한 조도 등 일하기 좋은 카페의 모든 것을 갖췄다.
'좋은 휴식(好休)'를 위한 딱 좋은 정도의 담백함이다. 여러 카페를 다니다 보면 이런 편안함은 의외로 보통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앉아서 노트에 생각을 끄집어내 끄적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시간을 잊을 것 같은 곳이다.
에스프레소를 즐겨 마시다 보니 특색있는 에스프레소 잔을 만날 때 작은 기쁨을 느낀다. 모처럼 이 곳 하오시어우 카페(HaoXiu Kaffe, 好休咖啡)의 에스프레소 잔을 보며 그랬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훅 들어온 매력점이다.
하오시어우 카페(HaoXiu Kaffe, 好休咖啡)의 에스프레소는 기본이 도피오, 더블샷이다. 양이 넉넉하다. 쌉쌀한 맛이 주가 되고 커피 향이 은은히 일렁인다. 끝에는 살짝 풋맛이 있고 오래 남는 잔향은 쓴맛의 뉘앙스다. 나쁘지 않은 한 잔이다.
하오시어우 카페(HaoXiu Kaffe, 好休咖啡)는 강렬한 개성을 가진 카페는 아니다. 하지만 담백하고 편안한 매력을 가진 카페다. 사람으로 따지자면 눈길을 확 사로잡는 미남은 아니지만 그래서 오히려 편하게 오래 교우할 수 있는 훈남형 친구 같달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