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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jin Kim Jun 27. 2018

현지인이 찾는 로마의 근교 바닷가

시차와 더불어 날씨 변화는 유럽과 한국이 꽤나 먼거리라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한국에서는 이제 막 장마철의 시작을 알리는 빗줄기가 쏟아지고 있다는데

드디어 우기를 마친 유럽은 작열하는 태양에 모든 만물의 명도를 높아지고, 이를 기다렸다는듯 많은 유럽인들이 여름 휴가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삶의 방식와 문화가 뿌리부터 다르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한국의 여름 휴가는 해도 너무 하다. 

쏟아지는 비에 무더위까지 합세하여 말그대로 찜통더위를 겪으면서도 7-8월 중 눈치봐서 내는 휴가, 그마저도 길어봐야 일주일- 

여름을 즐겨본 적 없으니 공부 열심히 안하면 더울 때 더운 데에서, 추울 때 추운 데에서 일하게 된다는 말도 나오게 되지 않았나 싶다. 


'여름휴가를 위해 일년을 사는 이탈리아인들'

이탈리어 ‘바칸체(Vacanze)’는 한국어 ‘휴가’의 의미를 넘어선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문화다. 이탈리아인들은 최소한 2주간 여름휴가를 낸다. 사장님이든 신입사원이든 할 것 없이 전부 휴가를 떠나니 눈치를 보거나, 안절부절하며 불편할 일도 없다. 휴가철의 정점을 찍는 밀라노 같은 대도시에 가면 길거리와 상점이 텅텅 빈다. 8월에는 아예 잠시 문을 닫는 회사도 많다.

_알베르토 몬디, 이탈리아의 사생활


바캉스라고 해서 거창하게 멀리까지 갈 필요가 뭐가 있는가? 볕이 닿는 모든 곳에 여름의 행복이 있는데-

가까운 바닷가를 찾아 태양에 따뜻해진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는 잔잔하게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보면

선베드에 누워 더위를 식혀주는 상냥한 바람을 맞으며 눈을 감고 주변의 기분 좋은 소음들을 듣고 있으면

아- 타오르는 태양의 계절도 즐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행 중이라도 부담없이 갈 수 있는 로마 근교의 바닷가를 소개한다.


ANZIO

네로와 칼리굴라의 고향, 미친 황제들의 도시이며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영국의 연합군이 로마에 진입하기 위해 상륙했던 도시이기도 하다. 


이 작은 도시는 마치 기승전결이 잘 짜여진 스토리처럼 이어진다.. 항구를 따라가다 보면 신선한 해산물 레스토랑이 즐비해있고 식사를 마치고 계속해서 걸으면 해변가로 이어진다. 

참고로 레스토랑은 대체로 20-40유로 사이로 정해진 메뉴를 시키면 적게는 10가지의 해산물 코스가 펼쳐진다. 메인을 굳이 시키지 않아도 물놀이 하기 딱 좋을 만큼 기분좋게 든든하다. 


선베드와 파라솔는 구간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른 듯 한데 2인 기준 총 20유로 내외이다. 

오랜만에 속세와 온전하게 만끽한 시간이었다. 사진도 얼마 안찍은 것이 그 증거와 같다..

출처 구글





NETTUNO

안치오 바로 다음 기차역인 네투노.

바다의 신 넵튠(Neptune)에서 유래되었다는 이곳은 큰 규모의 항만에 관광용 요트 수 백대가 정박되어있다. 

출처 구글

더불어  알렉산더 6세 교황에 의해 1501-1503년 르네상스 시기에 지어져 현재까지 가장 완벽히 보존된 요새, 상갈로 성(Forte Sangallo)도 만나볼 수 있는데,

이 성이 해변을 마주보며 우직하게 서있으니.. 안전하게 보호받는듯한 느낌이 든다. 

상갈로 성의 높은 지대를 따라 옹벽이 있고 그 위로 건물들이 세워졌다. 


선베드와 파라솔의 가격은 개당 5유로씩으로 정해져있으니 안치오보다 조금 저렴한 편이다. 

안치오와 일주일 간격으로 다녀왔는데 사진만 봐도 점차 높아지는 기온이 느껴진다. 



추가 정보

Roma Termini - Anzio, Nettuno(종착지) Tranitalia 편도 3,60유로/ 약 1시간

5시 첫차부터 1시간마다 스케줄이 있으니 오전 10시쯤 출발- 오후 7시쯤 로마로 돌아오는 일정을 추천한다. 


해산물 레스토랑과 좀 더 정돈된 여행지와 같은 곳을 선호한다면 Anzio. 해산물의 신선함이 노량진 수산시장.

깊지 않은 수심에 고운 모래, 좀 더 저렴하고 로컬분위기를 선호한다면 Nettuno. 바다에 들어가 놀기 최고다.



더울 땐 덥게, 추울 땐 또 춥게 즐겨야하지 않을까? 

로마에서 여름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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