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을 때 핸드폰 절대 금물
예비 신랑 신부의 양가 부모님이 처음 공식적으로 만나는 자리를 '상견례'라 한다. 보통 고급 한식당이나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서 첫 대면을 하게 되는데, 이때 서로의 식사하는 모습을 본의 아니게 관찰하게 된다. 밥을 먹는 모습만 봐도 그 사람이 읽히기 시작한다.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식습관은 어떤지, 예의가 있는지를 말이다. '식탁예절'의 중요성을 반증하는 장면이다.
국내 전체 주택 중 약 64%(1,200만 가구), 전체 가구 중 52%가 아파트에서 산다.(2022년) 과거 대가족이나 마을 공동체에서는 함께 식사하며 자연스럽게 식사 예절을 배웠지만, 아파트는 개인 중심의 생활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예절 학습기회가 줄어들었다. 아파트 구조상 부엌과 식탁이 너무 가까워 예절을 갖추기 애매해졌고, 맞벌이나 학원 등 바쁜 일정으로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시간 자체가 부족하다. 식사 중 스마트 폰이나 TV시청으로 예절은 커녕 대화조차 단절된 채 식사를 하는 경우도 많고, 예절 자체를 낡은 전통이나 불편한 형식으로 보는 경향도 있어, 식사예절을 말하면 '꼰대'라고 한다.
그러나 식사예절은 매우 중요하고,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습관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먼저 한국식 식사예절을 살펴보자. 어른이 자리에 앉아 수저를 들기 전에는 먼저 먹지 않는다. 엄마가 먼저 먹으라고 하셔도 조금만 기다려 드리자. 모두 식탁에 앉으면, '잘 먹겠습니다! 인사하고, 부모님이나 어른이 먼저 식사를 시작하시면 따라서 수저를 들도록 한다. 국물은 소리 나지 않게 먹고, 쩝쩝거리지 않는다. 밥그릇이나 국그릇은 손에 들지 말고, 젓가락으로 음식을 뒤적이지 말고 한 번에 집는다. 다른 사람을 향해 수저나 젓가락을 가리키지 않고, 한 입에 너무 많이 넣지 않는다. 입 안에 음식이 있을 때는 말하지 않고, 입 안에 음식이 없어도 냅킨이나 손으로 살짝 가리고 말해야 침이 튀지 않는다.(햇살이 비칠 때 말을 해 보아라. 얼마나 많은 침이 튀는지 깜짝 놀랄 것이다. 같이 먹는 국물류는 반드시 앞접시를 사용한다. 밥상에서 코를 풀거나, 트림을 하거나, 심지어 엉덩이를 들고 방귀를 뀌는 행위는 절대 해서는 안된다.(보통 아버지나 할아버지들이 이런 경우가 있는데, 본인만 시원하지, 남들은 토가 난다.) 식사 후에는'잘 먹었습니다.' 인사한 후, 맛있는 메뉴는 진심을 다해 칭찬해 드리면 요리를 한 사람이 신나서 더 맛있는 요리를 고민하게 된다.
다음은 서양식 테이블 매너다. 식사 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빵을 손으로 먹어야 하므로 필수다.) 냅킨을 목이 아닌 무릎 위에 펼친다. 포크는 왼손, 나이프는 오른손에 잡는다. 식기류는 제일 바깥쪽 것부터 쓰면 되고, 안 외워지면 좌빵우물(왼쪽 빵이 내 거, 오른쪽 물이 내 거다.)만 기억하라. 빵은 입으로 베어 먹거나 칼로 잘라먹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손으로 뜯어먹어야 한다. 접시에 놓인 음식은 자기와 가까운 쪽으로 끌어와 먹는다. 식사를 마친 뒤, 포크와 나이프는 접시 위에 나란히 올려놓는다. 트림이나 큰 소리는 서양에서도 예절에 어긋나는 일이다.
너무 어린 아기에게 이 모든 것을 강제로 숙지시킬 수는 없다. 어릴 때에는 부모가 몸소 보여주고. 아이가 어느 정도 말귀를 알아들을 무렵부터 하나씩 가르쳐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밥 먹을 때 핸드폰 등 디지털 기기를 보여줘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만 명심하자. 외식할 때도 마찬가지다. 아기일 때 부모 편하자고 한 일이 사춘기에 큰 후회로 돌아올 것이다. 식사자리에서는 즐겁게, 맛있게, 예의 있게 먹는 일에만 집중하도록 교육하자. 밥 먹는 모습만으로 여기저기서 환영받는 아이로 키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