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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세 살까지는 사랑만 주자

강압식 교육은 사도세자를 만든다

by 카리스마회사선배

아이교육은 몇 살부터 시켜야 할까? '교육'은 인간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과정으로, 지식과 기술뿐 아니라 가치관, 태도, 인성을 함께 길러주는 활동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강압적으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친다는 의미로 국한 짓겠다. 비극적인 최후로 잘 알려져 있는 사도세자는 조선 영조의 아들로, 어린 시절에는 매우 총명하고, 기대를 받는 인물이었다. 만 3세 전후부터 조기 교육을 받았던 사도세자는 지나치게 엄격하고 규범 중심적이며, 아버지 영조의 완벽주의와 냉정한 성격까지 더해져 심리적 압박감이 매우 컸다고 한다. 영조의 과도한 기대와 불신 속에서 심리적으로 무너져 간 비극적인 인물이 바로 사도세자다.


만 3세가 되기 전까지는 강압적으로 교육시키지 말라. 너무 이른 시기에 공부를 시키면 반드시 사춘기 때 문제가 생긴다. 어렸을 때 억지로 하는 교육은 절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아기는 아직 자기 조절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는 상태인데, 너무 많은 기대와 학습량이 주어지면 불안, 긴장, 우울감이 쌓여 정서적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또 자신의 감정과 개성, 흥미를 탐색할 시간이 부족해 자율성과 창의성보다는 복종, 규범, 경쟁중심의 사고에 익숙해진다. 중요한 발달기회를 놓쳐 장기적으로 공감능력부족 및 인간관계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기가 눈을 맞추고 옹알이할 때가 생생하다. 처음으로 세상과 소통하려는 꼬물꼬물 목소리를 들으면 천국 같은 행복이 몰려온다. 눈을 맞추고, 아기의 소리를 따라 하자. 인생에서 옹알이 기간이 며칠이나 되겠는가? 그 귀한 시간을 바쁘단 핑계로 흘려보내지 말자. 마치 대화를 나누듯 아기가 멈췄을 때 말을 걸고, 옹알이할 때는 리액션을 해주자. 이건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아기에게 내가 말하면 엄마 아빠가 반응해 준다는 의사소통의 기초이다. 옹알이에 반응해 주는 것은 뇌 발달, 정서안정, 언어능력을 키우는 첫 발자국이기도 하다.


유아기 때는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보다는 또래놀이와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성을 배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벽마다 한글, 숫자, 영어 그림판이 붙고, 책장에는 책이 빽빽하게 꽂히기 시작한다. 어쩌다 아기가 한 글자라도 맞히면 온 식구가 신동이라고 손뼉 치고 환호성을 지른다. 다 헛되기 짝이 없다. 차라리 밖으로 나가자. 백일 지나 외출이 자유로워지면 여러 곳을 다니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라. 동물원이나 애완견 카페에서 동물을 만지게 하고, 식물원이나 정원에서 꽃 향기를 맡게 하라. 박물관에 가서 미술작품을 같이 보고, 음악회도 데려가 귀를 열어주자. 특히 또래 아이들을 많이 만나게 하면서 사회성과 공감능력을 키워주자. 아이가 부끄러움이 많거나, 내성적이라면 또래 관계가 처음엔 어려울 수 있다. 부모가 억지로 밀어 넣기보다는 즐거운 활동 중심으로 부모가 중간역할을 해주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하는 것이 좋다. 큰 아이는 낯가림이 심하고 극도로 내성적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다 활동에 참여하는데 혼자서만 엄마 품에 찰싹 붙어 조금이라도 떼놓으려 하면 울고불고 난리였다. 속상하고 민망하기 짝이 없었다. 성인이 된 지금은? 밖으로만 돈다.


너무 어린 나이에 교육적 중압감과 권위적인 환경에 놓이면 사도세자처럼 정신적인 이상행동이 나타나고 불면, 강박, 분노조절장애, 공황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아이답게 자랄 권리'가 무너지면 지식은 쌓여도 성격과 인격이 흔들릴 수 있다. 아기 때는 따뜻하게 안아주고, 사랑해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작은 소리와 표정에도 반응해 주고 의견을 말할 때 귀를 기울여 존중해 주자. 다른 사람과 사물에 거부감이 생기지 않도록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자. AI시대다. 지식을 머리에 집어넣는 일은 천천히 해도 된다. 적어도 만 3세까지는 어떠한 교육도 강압적으로 시키지 말자. 잠들기 전 토닥이며 자장가를 불러주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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