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와 파리, 두 나라의 길에 관해
나는 길을 좋아한다. 특히 길 중에서 소소하고 평범한, 그래서 사람 사는 냄새를 가득 담아있는 길.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어주고 좁혀주는 길을 좋아한다.
그리고 이런 길은 여행지에서 더 빛을 발한다. 많이 다니는 주요 관광지 루트가 아닌 여행을 즐기는, 여행자스러운 나만의 루트를 만들어준다. 나만의 시선과 생각으로 닮고도 다른 일상을 모습을 보는 재미. 그 재미로 나는 길을 걸어 다닌다. 그렇게 걸으며 보고 느낀 것들의 기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는 중앙에 있는 큰길을 중심으로 양 옆에는 좁은 골목들이 연결되어 있다. 마치 생선의 뼈처럼 말이다. 나는 그런 람블라스 거리의 골목들을 보면서 목적지를 정하지 말고 그저 내 발길이 닿는 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걷기로 했다.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당연한 걱정은 여행자다운 용기로 접어두고 튼튼한 두 다리와 감을 믿고 이곳저곳을, 이 사람과 저 사람을, 내 눈에 담고 카메라에 담았다.
그렇게 바르셀로나의 골목을 걸어 다니며 가장 많이 보고,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카탈루냐 국기였다.
어느 골목에서나 보이는 국기를 보며 말로만 듣던 바르셀로나 사람들의 자부심, 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궁금해졌다. 우리 나러라에 여행을 온 사람에게도 우리의 자부심이 보여지고 느껴질까. 우리는 그런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까?
낭만과 예술의 도시 파리의 길은 바르셀로나에 비해서 소박하고 조용했다. 그리고 무척이나 추웠다. 바르셀로나와 파리는 비행기를 타고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풍기는 분위기도, 느껴지는 기온도 꽤 차이가 났다.
바르셀로나보다는 소박한 장식의 건물들이 많았지만 파리만의 느낌은 가득했다. 과하게 멋을 부리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초라하지 않은, 본인의 멋을 드러낼 줄 아는 파리지앵의 모습이 길에 담겨있었다.
파리에서는 바르셀로나에서처럼 여유롭게 걸어 다니지 못했다. 짧은 일정 때문에 앉아서 밥 먹는 시간도 아껴가면서 일정을 소화했다. 여행자가 아니라 관광객스러운 걸음으로 말이다.
그렇게 바쁘게 걸었던 파리의 길을 나중에는 정말 파리지앵처럼 나만의 코스를 만들며 여유롭게 즐기리라 다짐하며 나는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왔다.
유명해서 가보는 관광지보다는
우리의 일상과 닮고도 다른
그들이 사는 길을 걷으며 보고 느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