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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Sep 19. 2018

뉴욕 오페라와 뮤지컬 공연 보고

뉴욕의 향기

꿀꿀한 가을 날씨 습도가 88%. 홍수 예보가 울리고 그럼 난 어디로 가야 하나. 파란 가을 하늘이 그리운데 하늘은 왜 이럴까. 거실에 선풍기 켜고 랩톱을 켰다. 아침부터 부산한 소동을 피우고 밀린 세탁을 하러 아파트 지하에 내려갔지. 물세탁을 마치고 건조기에 옮겨야 하는데 그만 깜박 잊고 건조기 사용 시 이용한 종이 섬유 유연제를 집에 두고 가서 아들 보고 가져오라고 부탁했는데 함흥차사.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오기에 집에 가니 아파트 지하 창고 열쇠가 없어서 문을 열수가 없었다고. 아파트 지하 창고 열쇠가 있어야 문을 여는데 잊어버렸어. 세탁하는 것도 이리 소동을 피워야 하나. 세탁을 마치면 기분이 아주 좋은데 참고 기다려야지.



어제도 흐린 날이었지. 늦은 오후 아들과 함께 집을 나왔다. 아들은 약속 장소로 가고 난 플러싱 메인스트리트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미드타운 브라이언트 파크 지하철역에 내려 5번가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 가서 잠시 휴식을 했다. 핫 커피 주문하고 가방에 든 책 꺼내 읽기 시작. 마음이 콩밭에 있는지 책이 딱딱한 바윗덩어리 같아 덮어 버렸는데 서점에서 들려오는 음악이 아주 좋아 기분이 좋았어. 





낯선 가수 노래가 듣기 좋더라. 그곳에 가면 늘 같은 자리에 앉은 뉴요커 할머니는 어제도 연분홍빛 상의와 하얀색 바지를 입고 테이블에 앉아 수북이 쌓인 책을 읽으며 메모를 하면서 내게 몇 시 인가 묻고 어제는 샤넬 쇼핑백이 아닌 크리스티 쇼핑백을 들고 있었다. 그럼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아트 작품을 수집할 정도의 재력가인가. 달러 사인이 하늘 같아서 눈으로 구경하는 것만으로 감사하는 크리스티인데 사람마다 형편이 다르니 내게 하늘 같은 돈이 누구에겐가 커피 한 잔 값인지 모르지. 뉴욕에 세계적인 부자가 얼마나 많아. 제복을 입고 서점을 감시하는 직원은 날카로운 눈초리로 손님을 보고 어제는 2층에 올라왔더라. 어떤 커플은 온몸에 문신으로 도배를 하고 해골 모양도 보여 핼러윈 축제도 떠오르고, 옆자리에 젊은 부부가 두 명의 어린 딸을 데리고 와서 동화책을 읽어주니 그림 같아 보였어. 행복이란 그런 게 아닐까. 서점에서 동화책 읽으며 추억을 만들어 가는 소소한 행복. 쿠키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가족도 보고 서점을 떠났다. 명품숍 즐비한 5번가 서점 앞에는 홈리스가 앉아서 구걸을 하고 맨해튼에 가면 얼마나 많은 홈리스를 보는지 가슴이 아프지. 임신한 홈리스는 노스캐롤라이나에 가는 버스비가 필요하다고 67불인가 달라고 구걸을 하고 본의 아니게 많은 홈리스를 보며 슬픔을 느꼈다.

















                                                 브라이언트 파크 로시니 오페라 공연 





어제저녁 6시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오페라 공연이 열렸고 어제가 시즌 마지막 공연이었나. 이제 내년 여름이 되어야 공원에서 열리는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어. 어제 하늘도 꿀꿀해서 곧 비가 내릴 거 같아 걱정을 했는데 로시니 오페라 <세빌리아 이발사> 공연을 했지. 초록 풀밭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혹은 빨강 주황색 카펫에 앉아 오페라를 감상하는 사람들을 보고 연인끼리 오페라 보고, 어린 딸을 데리고 온 젊은 엄마 몇 명도 보고 한국과 문화가 다르니 어린 자녀를 키울 때 공원에서 열리는 오페라를 구경할 수 있어 참 좋겠어. 내가 두 자녀 양육 시 집에만 갇혀 지냈지. 한국과 뉴욕 문화가 너무 달라. 















                         Actor's Chapel에서 Broadway Blessing 특별 공연이 열렸다.





어제저녁 7시 브로드웨이 뮤지컬 극장이 즐비한 타임 스퀘어 브로드웨이 극장가에 있는 The Actor's Chapel에서  Broadway Blessing 특별 공연이 열렸다. 처음으로 방문한 성당. 로시니 오페라 조금 감상하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감상하려고 타임스퀘어로 향해 걸었다. 할인 공연 파는 TKTS 앞에서 댄스 구경도 하면서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웬걸 조금 더 빨리 갈 걸 그랬지. 빈자리가 거의 없어서 깜짝 놀라고 나이 든 사람들이 아주 많아서 역시 놀라고 한국에서 뮤지컬 공연 볼 기회가 드물었는데 뉴욕은 성당에서도 뮤지컬 감상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물론 항상 열리는 것은 아니지. 1년에 한 번 열리는 특별한 공연이었어.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즌 개막 시 뮤지컬 공연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커뮤니티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축복 같은 시간이었다. 뮤지컬 티켓이 커피 한 잔 값이라면 매일매일 뮤지컬 공연을 볼 텐데 그렇지 않아서 눈을 감고 살고 어쩌다 공연을 봤지. 어제는 번스타인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카루젤> <오페라의 유령> <해밀턴> 등에 나오는 뮤지컬 노래를 들어서 신이 났다. 인기 많은 해밀턴 뮤지컬은 가장 저렴한 티켓값이 약 300 불+ 수수료, 좋은 좌석은 1000불+ 수수료 가까이하니 서민들이 해밀턴 뮤지컬 보기 어렵지. 언젠가 링컨 센터에서 공연 보고 1호선 지하철 탑승해 엄마와 어린 딸이 해밀턴 뮤지컬 프로그램 들고 있어서 뮤지컬 티켓이 어느 정도냐 물으니 알 필요 없다고 하더라. 암튼 표 구하기도 너무너무 어려운 해밀턴 뮤지컬 배우도 등장해 감사함으로 공연을 봤어. 마지막에는 모두 촛불을 켜고 함께 노래를 불렀고 난 노래도 모르니 그냥 가만히 듣고 뒤에 서 있는 사람이 노래를 너무 잘 불러 뒤를 돌아봤다. 중년 남자가 왜 그리 노래를 잘 부른 지 놀랐어. 촛불을 켜고 노래를 부른 동안 기도도 하고 소원을 빌었어. 리셉션도 열리나 사람들이 너무 많아 난 그냥 집에 돌아왔어. 뮤지컬 배우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 놓친 거나. 






















                                                     타임 스퀘어 




뮤지컬 공연을 보고 타임 스퀘어를 지나 지하철역에서 7호선을 타고 밤늦게 집에 돌아왔어. 

에드 시런도 미국 투어 공연을 하고 보고 싶은데 티켓이 저렴하지 않으니 보기 어렵고, 양키스와 메츠 야구 경기도 열리고 아이스하키 경기도 열리고 곧 메트 오페라 시즌 개막하고, 메트 뮤지엄과 모마에서 새로운 전시회가 열리고. 아, 셀 수 없이 많은 문화 행사가 열리는 뉴욕. 정말 미치게 만들지.

얼른 빨래 찾으러 가자. 

2018. 9. 18 화요일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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