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계획을 세운 적 있다.
시간표를 짜고, 할 일을 정리하고,
달성률까지 계산하며
어느 날은 스스로에게 박수도 쳤다.
그런데도,
계획은 자주 어긋났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흔들리고,
내 마음이 그 계획을 따라가지 못할 때도 많았다.
남들은 잘만 해내는 것 같은데
왜 난 이렇게 흐트러지는 걸까.
계획이 무너질 때마다
나도 함께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문득,
계획은 완벽했지만
방향이 없었던 시간이 많았다는 걸 깨달았다.
무엇을 할지는 정했지만,
왜 하는지는 자주 놓쳤다.
계획을 따라가느라
내가 정말 가고 싶은 길은 뒷전이었다.
방향이 명확하면
계획은 언제든 수정해도 괜찮았다.
가야 할 곳이 분명할수록
잠시 멈춰도, 돌아가도,
다시 길 위로 돌아올 수 있었다.
계획이 흐트러지는 게 두렵지 않게 된 건
내가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조금씩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계획보다 방향을 먼저 생각한다.
마음이 복잡할수록
‘왜 이걸 하고 싶은지’
그 질문으로 돌아간다.
그 질문이 내 안에서 분명해질수록
계획은 그저 도구가 된다.
꼭 정해진 루트가 아니어도,
내가 가고 있다는 확신을 잃지 않는다.
진짜 원하는 건
계획을 지키는 삶이 아니라
의미 있는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삶이다.
오늘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괜찮다.
흐트러졌다고 해서
내 삶 전체가 틀어진 건 아니다.
잠시 멈춰도
방향만 잊지 않으면
다시 걸을 수 있다.
그래서 오늘도
무언가를 이루는 삶보다
길을 잃지 않는 삶을 택한다.
계획은 수정하면 되고,
방향은 잃지 않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