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계획보다 방향을 믿는다

by 하티

완벽한 계획을 세운 적 있다.

시간표를 짜고, 할 일을 정리하고,

달성률까지 계산하며

어느 날은 스스로에게 박수도 쳤다.


그런데도,

계획은 자주 어긋났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흔들리고,

내 마음이 그 계획을 따라가지 못할 때도 많았다.


남들은 잘만 해내는 것 같은데

왜 난 이렇게 흐트러지는 걸까.

계획이 무너질 때마다

나도 함께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문득,

계획은 완벽했지만

방향이 없었던 시간이 많았다는 걸 깨달았다.


무엇을 할지는 정했지만,

왜 하는지는 자주 놓쳤다.

계획을 따라가느라

내가 정말 가고 싶은 길은 뒷전이었다.




방향이 명확하면

계획은 언제든 수정해도 괜찮았다.

가야 할 곳이 분명할수록

잠시 멈춰도, 돌아가도,

다시 길 위로 돌아올 수 있었다.


계획이 흐트러지는 게 두렵지 않게 된 건

내가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조금씩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계획보다 방향을 먼저 생각한다.

마음이 복잡할수록

‘왜 이걸 하고 싶은지’

그 질문으로 돌아간다.


그 질문이 내 안에서 분명해질수록

계획은 그저 도구가 된다.

꼭 정해진 루트가 아니어도,

내가 가고 있다는 확신을 잃지 않는다.




진짜 원하는 건

계획을 지키는 삶이 아니라

의미 있는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삶이다.


오늘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괜찮다.

흐트러졌다고 해서

내 삶 전체가 틀어진 건 아니다.


잠시 멈춰도

방향만 잊지 않으면

다시 걸을 수 있다.


그래서 오늘도

무언가를 이루는 삶보다

길을 잃지 않는 삶을 택한다.


계획은 수정하면 되고,

방향은 잃지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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