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를 믿는다

by 하티

멈춰섰던 날들이 있었다.

의욕도, 방향도, 에너지도

모두 흐릿해졌던 시기.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았지만

몸이 먼저 멈췄고,

마음도 뒤따라 주저앉았다.


그 시간을 견디는 게

나를 움직이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라는 걸

그제야 알았다.




주변은 여전히 바쁘게 흘렀다.

사람들은 제자리를 넘어서

더 앞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며

초조해졌고,

뒤처졌다는 자책감이

나를 더 깊이 눌렀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다.


겉으론 멈춰 있는 것 같았지만

내 안에서는

작은 움직임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다시 시작한다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이 정도쯤은 다시 해낼 수 있겠지’

싶다가도,

막상 앞에 서면

두려움이 훅 밀려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움직이기로 했다.




처음처럼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

예전보다 느려도 괜찮다.

다만 중요한 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이

조용히 나를 일으켰다.


다시 책을 펼치고,

펜을 들고,

습관을 조금씩 되살려가며

스스로를 회복하고 있었다.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건

아직 자신에게 의지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쉬었다고 해서

내 모든 노력이 사라진 건 아니다.

그 시간들도

나를 위한 준비였다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지금도

가끔 멈추고,

또다시 시작한다.


그게 나라는 사람의 리듬이고,

그 리듬을 믿는 것 또한

나를 지키는 방식이다.


시작하는 건 여전히 두렵지만

나는 다시 걷는다.

그리고 그걸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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