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은 클리셰(cliché)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이 부분이 나를 가장 놀랍게 했던 부분이자 이 생명체로부터 어떤 호기심과 관심이 생기게 된 가장 큰 계기일지도 모르겠다.
고양이에게서 재미있는 점이 이 클리셰가 적은 부분이었다. 정해진 곳에서 평소의 루틴대로 생활을 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정말 많다는 것이다. 언젠가 며칠을 밖에 나가지 않게 되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 공간에서 계속 같이 있어본 적이 있었는데, 쥬도는 내가 상상도 못 한 곳에서 발견되기도 하고 내가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한다. 알려주지 않은 집안 구석의 어딘가를 혼자 탐험한다. 눈에 보이지 않아 애타게 찾았는데 결국 장롱의 어딘가에서 발견되었을 때도, 거실 구석 화분 뒤에서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커튼만 흔들리고 있을 때도 웃음을 터트렸다.
예측 불가했기 때문이다.
쥬도가 강아지 같은 면이 정말 많이 있어서 어쩔 때는 고양이라는 사실을 잊기도 하지만, 이럴 때 보면 아 네가 고양이는 고양이구나.
기분에 따라서 처음 들어보는 소리를 내기도 하고, 물론 소리가 비슷한 패턴이지만 그때그때 길이나 음정, 톤이 너무 달라서 참 신기하다.
나는 고양이를 보면서 정말 신이 존재해서 우리를 창조했다면 어찌 이런 작품이 존재할까 하고 감탄을 하곤 한다.
예측 불가한 거대하고 신비로운 자연이 고양이 안에 압축되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