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쌀밥 배부르게 먹는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1979년에 초연된 정통 연극의 "소작지". 최근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두 해치우겠다는 먹깨비 같은 마음으로 공연을 쓸어 담고 있다. 이유는 없다. 무언가 허전한 마음을 채우는 것인지, 그냥 문화호소인 흉내라고 내고 싶은 모양인지.. 그러던 중 이야기도 오래되었고, 뭔가 슬프고 우울할거 같은 '소작지'라는 일제 강점기의 소작농의 억울한 이야기를 그린 연극을 동네에서 한길래 자동적으로 예매를 한다
맨 앞줄을 예약했다.
초가집이 하나 있고, 초가집 뒤로 길이 있다. 초가집 마당에는 평상도 있고, 농기구도 있고..
이것이 '정통 연극의 세트!'
서글픈 배우들의 연기를 본다.
수많은 OTT와 극장에서 '연기'를 보지만, 이 연기는 '라이브'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또 다르게 보인다.
어린 아이들부터 TV드라마 출연해 익숙한 아저씨까지 많은 등장 인물들.
혼신을 다해 하는 연기들이 보인다.
관객들이 '어머머 어째, 어머머 어째' 조용히 감탄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영화와 다르게 한 공간에서 연기를 하는 배우와 함께 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그런 공감의 소리를 내는지도 모르겠다.
디지털로 복사되어 배포되는 그 연기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동네에서 하는 연극' 이라는 마음으로 큰 생각없이 예약을 하고 관람을 했지만,
힘줄 하나하나 보이는 바로 앞에서 몰입하여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었다. 연극에서 먹고 살기 위한 마음들을 보고 있노라니, 저녁에 3분간 돌려 먹은 햇반에 감사하다.
이런 연극이 계속되길 기대하면서, 계속 찾아다녀야겠습니다.
TIP#1
연극 공연은 고민하지 말고, 가장 앞자리에 앉아보기를 권합니다. 장작패는 연기를 하면서 나무가 튈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4D급의 실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TIP#2
소재가 재밌 없어보이거나, 관심 없는 내용이라도, 뭔가 규모가 있어 보이는데, 지원사업스럽다 하면 '큰 공연'일 확률이 있으니 가성비라 생각하고 그냥 예매하고 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