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Day: 8일차
2. 가장 먹고 싶었던 술 : 버드와이저
오후 5시에 성수역 3번 출구에서 J를 처음 만났다. 커피를 한잔하기로 했기에 대림창고로 향했다. 천천히 4인용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둘러봤다. 커피 메뉴보다 술 메뉴가 많아 보이는 듯했다. 아쉬웠지만 체념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을 주문했다. 한 잔은 연하게. 30년 가까이를 모르고 살아온 두 사람이 자리를 마주하고 앉았다. 두 삶이 합치면 대략 60년이다. 감히 가늠도 되지 않는 삶이라는 거대한 도서관에서 어느 서가의 어느 책을 꺼내야 우리 공통적으로 아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득해져왔다. 이럴 때 나는 정말 딱 맥주 한 잔만 꿀꺽하면 귀신같이 곳곳에 숨겨진 책을 발견하는 재주가 있긴 한데. 그게 아쉽긴 하네. 아마 나를 엄청난 노잼으로 봤을 테지.
3. 가장 먹고 싶었던 안주: 고르곤졸라 피자
맥주와 고르곤졸라 피자는 치킨 못지않게 훌륭한 조합이다. 우리가 앉아있던 대림창고 맞은편, 고르곤졸라 잘하는 집이 있었는데... 차마 입을 열진 못했다. 어차피 마시지 못할 것을 알기에.
4. 오늘 함께 마시고 싶었던 사람
J. 쏘맥에 회
5. 오늘의 난이도: 3잔
맥주가 간절히 필요한 상황이긴 했으나 몸에서 먹고 싶어 하진 않았던 것 같다. 술 때문에 파탄 나는 관계도 물론 있겠지만 술이 없었기에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도 분명 있으리라. 무조건적인 금주가 답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잠깐. 어쩌면 삐거덕하는 관계에서 술이 윤활유 역할을 해주는 상황도 있지 않을까.
6.8일차 총평
주말에 과자를 좀 많이 먹었다. 내일은 퇴근하고 돌아와서 곤약 볶음밥 먹고 러닝도 할 예정. 주말 간에 그래도 술 없이 푹 쉬었으니 더 좋은 기록이 나오려나. 아 그리고 오늘 흰 바지 입었는데 배가 좀 여유로워진 게 느껴졌다.
7. 11월 1일에 마실 술 : 회에 소맥
이쯤 되면 국룰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