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빠르게 모으는 사람들의 특징, 돈에 대한 태도
돈을 빠르게 모으는 사람들을 관찰하다 보면, 그들에겐 묘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돈에 대한 감정적 거리두기'를 완벽하게 해낸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을 대할 때 감정이 앞선다. 월급날엔 기분이 좋아지고, 큰 지출 앞에선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정말 돈을 잘 모으는 사람들은 돈을 마치 게임의 점수처럼 다룬다.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오직 숫자와 패턴으로만 접근한다.
이들은 1만원을 쓸 때도, 100만원을 쓸 때도 감정의 기복이 거의 없다. 그냥 '이 지출이 내 전체 재정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만 계산할 뿐이다. 마치 체스를 두듯 몇 수 앞을 내다보며 움직인다.
한국 사회엔 묘한 소비 압력이 존재한다. 회식비, 선물비, 경조사비 등 '사회생활'이라는 명목으로 지출해야 하는 돈들이 엄청나게 많다. 체면이라는 가면도 필요하다. 하지만 돈을 잘 모으는 사람들은 이런 압력에 놀라울 정도로 면역이 되어 있다.
그들은 "안 하면 어때?" 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꼭 필요하지 않은 모임은 빠지고, 과도한 선물은 하지 않으며, 체면 때문에 돈 쓰는 일을 극도로 경계한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목표가 더 명확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절약을 강조하는 글들은 "현재를 희생하고 미래를 위해 저축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돈을 잘 모으는 사람들의 실제 행동을 보면 다르다. 이들은 현재의 만족도를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절묘한 균형점을 찾아낸다.
예를 들어, 비싼 외식 대신 집에서 맛있는 요리를 해먹거나, 해외여행 대신 국내의 숨은 명소를 찾아다니는 식이다. 결코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똑똑하게 쓰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다.
가장 흥미로운 특징은 이들이 '자신이 돈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소비 패턴, 감정적 약점, 충동구매 유발 요인들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 돈을 쓰고 싶어지는지, 어떤 마케팅에 약한지, 언제 판단력이 흐려지는지를 스스로 분석한다. 그래서 미리 방어책을 세워둔다. 마치 자신과 체스를 두는 것처럼.
개인적으로 블루레이를 열심히 모았다. 한 번 보고 난 영화는 물리매체로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뭔가 마음을 채워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5만원 짜리 스틸북 하나를 구입해서 그대로 두면 잔존가치는 떨어지고 그 영화를 백번 이상 볼 일은 없는데, 그 돈으로 주식 하나를 사두었더라면. 내 약점을, 소비패턴의 부조리를 정의하지 않는 내 탓이다.
돈을 빨리 모으는 사람들의 가장 특별한 점은 돈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돈은 자유를 사는 도구, 선택권을 넓히는 도구, 불안을 줄이는 도구일 뿐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돈에 집착하지 않는다. 돈 자체에 감정적으로 매몰되지 않기 때문에 더 차분하게, 더 전략적으로 돈을 다룰 수 있다. 마치 훌륭한 요리사가 칼을 도구로만 보기 때문에 더 정교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돈에 휘둘리면 이미 발목에서 팔아버리거나 어깨에서 산 주식을 들고 뭔가 만회해보려고 생각없는 물타기를 하고 있지 않을까.
결국 돈을 빨리 모으는 사람들의 진짜 비밀은 거창한 투자 노하우나 특별한 부업이 아니다. 하루하루 마주하는 작은 선택들에서 조금씩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다.
커피를 사 마실지 집에서 타 마실지, 택시를 탈지 지하철을 탈지, 새 옷을 살지 기존 옷을 활용할지... 이런 사소한 선택들이 1년, 2년 쌓이면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낸다.
이들은 이 작은 선택들을 '귀찮은 것'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삶에 한 걸음씩 가까워지는 재미있는 게임으로 본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것이다.
결국 돈을 빨리 모으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돈과 '건강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너무 무관심하지도, 너무 집착하지도 않으면서, 돈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도구로 현명하게 활용한다. 이것이 바로 그들만의 멘탈이다.
30대에 “돈”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그때는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하니까 떡국 한 그릇 먹을 때마다 자신의 현상황에 대한 판단과 재정의를 하지 않으면 나이테처럼 나이만 먹어가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