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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볼 게 없었던 도쿄국립박물관(東京国立博物館)

왜 그럴까? - 제대로 준비하고 가기로 마음먹다.

by 까막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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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탐방은 여행 일정에서 빠지지 않는데, 도쿄 방문할 때 일행이 있으면 막상 가보기 쉽지 않는 코스이기도 하다. 꼼꼼히 살펴보려면 시간은 무한정 지연될 수도 있고, 도보로 걸어가기에도 애매한 동선 때문이다.


막상 혼자 여행할 기회가 되어 둘 째 날 일정에 집어넣었다. 2시간 정도 층을 오가묘 꼼꼼히 살펴보았는데, 기대보다는 규모는 작은데 사람은 많아 감동은 반 값이 된 부분은 아쉬움을 남겼다.


뭔가 놓친거 같긴한데. 다음에 다시 갈 기회가 있다면 제대로 재방문하기 위해 자료를 정리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은 이 땅에서 delete 시킨 조선총독부 건물과 유사한 부분도 알아보았다.


[요약]


도쿄국립박물관은 1872년 메이지유신 직후 일본 최초의 ‘박람회’를 기원으로 탄생하여, 현재 일본 최대·최고의 문화재 컬렉션(약 12만점, 국보 89점·중요문화재 648점)을 보유한 명실상부한 일본 대표 박물관이다.
본관 건물은 1937년 완공된 쇼와시대 일본풍 건축의 걸작으로, 외관이 경복궁 자리에 세워졌던 조선총독부 건물과 형태적 유사성을 지니며, 궁금했던 1945년 3월10일 ‘도쿄대공습’ 당일에는 휴관했다고 한다. 이런 건 적국이었지만 잘한거 같다. 전시 유물은 주요 지방으로 ‘疎開(소개)’되어 전쟁을 무사히 넘겼다. 오늘날에도 6개의 개별 전시관에서 매년 300여회 전시 교체가 이루어져, 어떤 계절, 어떤 주제로 방문해도 볼 거리를 제공한다.



1872년(메이지5년) 3월, 도쿄 우에노의 유시마 성당 다이세이덴에서 일본 최초의 박람회가 열리며 수집된 600여점의 유물이 모태가 되어 ‘문부성 박물관’이 탄생했다. 이듬해 빈 만국박람회에 출품할 전시품을 전국에서 공모하면서 일본 각지의 사찰·신사의 보물이 집결했고, 1882년 조시아 콘도르 설계 본관(구 본관)이 우에노 공원 내에 완공되어 정식 개관했다.


1908년 고대 그리스·로마 양식의 효케이칸이 추가된 뒤, 관동대지진으로 피해를 입고 1938년 현재의 본관(復興本館·현재 중요문화재)으로 재탄생하였다.

박물관은 6개의 전시관(본관·헤이세이관·동양관·효케이칸·도요칸·구로다기념관)을 갖추며 일본 최대급 박물관으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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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규모와 주요 소장품을 살펴보자.


소장품 약 12만점 중, 국보 89점·중요문화재 648점 보유

연간 상설 전시 교체 횟수 약 300회

본관에서는 일본 미술 전반(회화·공예·사무라이 갑옷·우키요에 등), 동양관에는 동양 미술, 헤이세이관에는 고고 유물, 효케이칸에는 특별전, 구로다기념관에는 근대 회화 전시

상시 3,000여점 전시, 전시품 전부 관람하려면 20회 이상 방문해야 할 분량

박물관 정원 내 5개의 다실(茶室)과 일본식 정원 산책 가능

뮤지엄 샵에는 전국 박물관 도록을 구비하여 책 수집가의 천국



이처럼 양적·질적으로 일본 최고인 방대한 컬렉션과 공간 구성은,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 단일 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시 면적이 좁아 보여도, 도쿄국립박물관은 다수의 개별 전시관으로 기능을 분산·전문화하여 진정한 의미의 ‘국립중앙박물관 네트워크’를 구현했다고 한다. 음, 내가 제대로 준비를 못한 탓에 일부만 관람한 듯하다.


현재의 본관(復興本館)은 1932년 설계 공모 후, 건축가 와타나베 진(渡辺仁)의 당선안으로 1937년 완공된 철골철근콘크리트 2층 건물이다. 당시 ‘일본취미 기반의 동양식 건축’이라는 조건 아래 지어졌으며, 방화·도난 방지 설계가 최고 수준으로 반영된 ‘금고식 견고성(金庫式の堅城)’으로 불렸다.


이 본관의 외관은 직선과 아치가 조화된 날렵한 형태가 돋보이며, 붉은 벽돌에 석회 마감 처리된 투박하면서도 중후한 인상이 경복궁 앞에 세워졌던 조선총독부 청사와 흡사하다는 평을 받는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日자형 평면(plan)’이 마치 조선총독부·일본 국회의사당·대만총독부를 삼위일체로 보이게 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그러나 이 평면 형식은 풍수지리 의도가 아니라, 당시 서양 근대 공공건축에서 흔히 채택하던 대칭·중정형(中庭) 설계였다는 것이 건축사적 정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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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3월10일, 미군의 대규모 소이탄(焼夷弾) 공습(Operation Meetinghouse)이 도쿄 전역을 휩쓸며 10만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다.

이 날 박물관은 이미 ‘공습 심화’로 3월10일부로 일시 휴관을 결정하였고, 소장품 상당수는 이미 나라·후쿠시마·이와테 등지로疎開(소개)되어 큰 피해를 면했다.


실제로 우에노 공원 일대에 불길이 번졌으나, 본관 건물은 창호·전기 차단·가동식 판금문(鎧戸)을 내려 ‘금고식 견고성’을 증명하며 무사히 남았다. 전쟁 종료 후 1946년 3월24일 재개관하면서, 박물관은 전후 복구의 상징이 되었다.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과 비교하면, 전시 공간이 분산되어 있어 이동 동선이 길고, 여러 관을 돌아다녀야 하지만 전시 주제가 고대부터 현대까지, 일본 내 타 지역·동양권까지 넓게 포괄적으로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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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교체되는 특별전·테마 전시가 연간 300회에 달해 재방문해도 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데 전시화에 따라 표를 사기 위해 꽤 긴 줄을 서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도 있다. 내가 방문한 날도 특별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슬쩍 물어보니 2시간 정도 대기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정확히 어떤 전시회인지는 모르겠는데 2천엔 이상의 입장료였고 연세 많으신 분들이 절반 이상이라 인상이 깊었다.

박물관 주변에 우에노 동물원·미술관·공원·다실 산책로가 밀집, 하루 정도의 ‘박물관 어드벤처’를 누리기에는 최적이다.

전시된 유물과 역사적 맥락에 대해 미리 공부를 좀 하고 방문하면 좀 더 흥미로운 역사 체험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박물관 내 사진 촬영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고 사진과 함께 글을 써볼 기회를 갖기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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