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이 좋은 날 집에서 굴러다니던 풍선 위로 햇빛이 쏟아졌습니다. 그 모습이 예뻐서 사진을 찍었어요. 딸이 어디선가 받아온 건데 몇 번 갖고 놀다가 싫증 나서 거실 한 구석에 혼자 남겨진 녀석이죠.
사진으로 잘 보이진 않지만 풍선에는 '사랑해'라는 글씨가 적혀있어요. 처음엔 빵빵하게 부풀어서 커다랗던 풍선은 시간이 지날수록 쪼그라들어서 결국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홀쭉한 모습이 돼버렸죠.
조그맣던 풍선에 공기가 들어가서 커지면 풍선을 바라보는 아이의 마음도 덩달아 커지죠. 그러다 싫증 나면 공기가 빠져 납작해진 풍선처럼 아이의 마음도 줄어들고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이 꼭 풍선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가지 다른 게 있다면, 풍선은 다시 불면 커진다는 거죠.
사랑하는 마음도 풍선처럼 다시 커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