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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돈이 없는 게 아니라 길을 모르는 겁니다"

- 정부 정책 자금 지원받는 방법

by allwriting

정부 정책자금으로 다시 일어선 중소기업

경기도에서 작은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A대표는 새벽마다 한숨을 쉬었다. 은행은 담보가 부족하다며 고개를 저었고,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어디서도 돈을 빌릴 수 없었다. 코로나 이후 거래처가 줄어 매출이 반 토막 났지만, 인건비와 원자재 값은 그대로였다. "이제는 문 닫을 때가 된 건가…" 그렇게 포기하려던 순간, 한 컨설턴트의 조언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사장님, 정부가 도와주는 자금이 따로 있어요."

그가 처음 들어본 말이 바로 정책자금이었다. 그때까지 그는 "정부 자금은 대기업이나 연구소가 받는 거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정책자금은 담보력이 부족하거나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정부자금, 특별한 금융 안전망

정책자금은 크게 세 가지 기관을 통해 운영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은 직접 융자와 이차보전으로 기업 성장을 지원한다. 신용보증기금은 금융위원회 산하에서 일반 중소기업의 대출 보증을 담당하고, 기술보증기금은 중소벤처기업부 소관으로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과 기술혁신형 기업을 지원한다.

이 외에도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추가 자금 지원 역할을 한다. 중진공의 경우 2025년 기준 기업당 융자한도는 업종과 자금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최대 30억 원에서 50억 원 내외로 운영된다.

주의할 점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보증 중복을 방지하기 위해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특성에 맞는 기관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일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은 신용보증기금,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은 기술보증기금이 더 적합하다.

다시 말해 "돈을 빌려주는 곳이 은행만 있다"는 생각은 반쪽짜리 상식이다. 각 기업의 상황에 맞춰 맞춤형 자금이 준비되어 있는데, 문제는 대부분의 CEO가 그 문을 열어본 적조차 없다는 것이다.


시작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정책자금을 받기 위해 거창한 서류나 전문가가 꼭 필요한 건 아니다. 첫 단계는 자신의 회사가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최근 3년 재무제표, 부가세 신고서, 사업자등록증만 정리해도 출발선에 설 수 있다.

그다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자금별로 신청 대상과 조건이 다르니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심사는 "돈을 빌려줘도 될 만한 회사인가"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서류가 깔끔하고, 대표가 사업을 잘 이해하고 있으면 통과되는 경우가 많다. 핵심은 말솜씨가 아니라 논리와 신빙성이다.


60일 만에 부활한 제조기업

A대표는 컨설턴트의 도움으로 기술보증기금에서 기술평가를 받아 보증서를 확보했다. 그 보증서를 담보로 중진공 경영안정자금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그동안 돈이 없어서 망할 줄 알았는데, 사실은 길을 몰라서 멈춰 있었던 거예요."

그는 그 자금으로 노후 설비를 교체하고 거래처를 회복해, 매출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정책자금은 나라가 벌어주는 성장의 시간

정책자금은 복잡한 대출이 아니다. 기업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제도다. 한 장의 사업계획서, 정리된 서류,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그 문을 열 수 있다.

중요한 건 "돈이 필요한 이유를 명확히 말할 수 있는가"다. 그 답을 찾는 순간, 당신 회사는 다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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