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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돌레 매거진 Jul 30. 2024

최애가 사랑한 패션, 나도 따라 입을래!

| WRITER 덕원


케이팝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한류 패션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 ‘케이팝 패션’을 검색하면 그에 대한 정의가 나올 정도다. 케이팝 패션은 한류 가수들의 감각적인 옷차림으로 정의되는데, 무대의상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의 개인 사복도 패션 트렌드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추세다.


출처: 미우미우 공식 홈페이지 / 구찌 공식 홈페이지

패션 업계에서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트렌드 선도를 위해 셀럽을 자사의 얼굴로 내세우는 건 전통적으로 흔한 마케팅이다. 특정 브랜드의 모델이나 앰버서더가 된 케이팝 아티스트가 브랜드에 수억 원의 가치를 가져다주는 것은 이제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되었다. 과거보다 발전한 것이 있다면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패션이 한국 10대들뿐만 아니라 해외 MZ세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과 아티스트가 입은 옷 한 벌이 패션계의 흐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어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MZ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일환으로, 명품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케이팝 아티스트를 앰버서더로 내세우는 것만 봐도 그들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데뷔 전부터 해외 패션 위크에 초청받아 음악 방송보다 패션쇼 무대를 먼저 밟는 그룹도 생기는 추세에, 케이팝 아티스트가 유행시킨 브랜드나 패션계의 흐름을 회고한다면 아마 끝도 없을 것이다. 2024년의 하반기를 달리고 있는 지금, 이 패션의 유행만큼은 케이팝 아티스트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전파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패션 트렌드와 아이템을 소개하고자 한다.



뉴진스가 소환한 일본 90년대 우라하라’ 패션


출처: 뉴진스 공식 인스타그램

뉴진스는 지난 6월 일본 데뷔와 도쿄돔 팬미팅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데뷔 이래 일본에서 줄곧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뉴진스는 정식 데뷔를 기념해 일본 예술계의 거장들과 콜라보하며 다시 한번 눈도장을 찍었다. Y2K, 발레코어 등 여러 패션 스타일을 유행시키며 패션 분야에서도 선두 주자 타이틀을 인정받은 뉴진스가 일본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 ‘히로시 후지와라’와 협업한다는 사실은 큰 화제였다. 히로시 후지와라가 디자인한 뉴진스의 패션 아이템들은 출시와 동시에 품절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출처: 뉴진스 공식 인스타그램

뉴진스는 일본 데뷔 전, 한국에서 [HOW SWEET] 앨범을 발매하며 뉴진스만의 올드스쿨힙합 감성을 보여주었다. 당시 음악만큼이나 주목받은 것이 링 귀걸이, 오버사이즈 티셔츠, 와이드 카고팬츠 등 Y2K 스타일을 접목시킨 멤버들의 스트리트 패션이었다. 뉴진스의 영향으로 한국에서는 올드힙합과 걸스힙합 스타일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고, 그 무렵 일본 스트리트 패션의 거장 히로시 후지와라와의 협업을 통해 힙하고 자연스러운 패션 아이템들을 선보임으로써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출처: 뉴진스 공식 인스타그램

이번 협업은 뉴진스의 개인적 커리어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지만, 일본과 한국 패션계에  ‘우라하라’ 패션을 소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명 뒷골목 패션으로 불리는 우라하라 패션은 90년대 일본 도쿄 하라주쿠 뒷골목에서 만들어진 패션 스타일과 브랜드를 일컫는다. 우라하라 패션은 힙합, 스케이트보드, 펑크, 록 등 다양한 요소가 믹스된, 개성과 자유로움을 강조한 일본의 스트리트 룩이다. 펑크 음악과 패션을 좋아했던 히로시 후지와라는 영국과 뉴욕을 유학하며 힙합 문화에 빠지게 되었고, 일본으로 귀국해 굿이너프라는 자신의 브랜드를 차리게 된다. 브랜드를 운영하며 힙합 문화와 우라하라 패션을 전파한 히로시 후지와라는 하라주쿠에서 유행하던 기존 패션과는 다른 스타일을 제시하며 일본 스트리트 패션을 발전시킨다. 하지만 셀럽과 트렌드의 영향을 많이 받는 스트리트 패션은 유행의 교체가 빠르기에 우라하라 패션도 과거보다는 인기가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뉴진스가 이번 앨범에서 우라하라 패션을 소환한 것이 다시금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HOW SWEET], [SUPER NATURAL], 두 앨범을 통해 뉴잭스윙, 올드힙합스쿨 등 90년대 음악을 선보인 만큼, 그 시절을 상징하는 우라하라 패션이 앨범의 퀄리티를 높여주었다는 반응이 많다. 우라하라 패션을 잘 모르는 세대에게는 새로운 스트리트룩을 제시하고, 우라하라 패션을 즐겨 입었던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을 소환하며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이다. 



귀여운 게 최고야! 엔시티 위시 사쿠야의 ‘데코라 키링백’


뉴진스가 일본 패션계에 향수를 불러일으켰다면, 케이팝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일본인 멤버가 일본 MZ세대의 패션 트렌드를 한국에 전파한 사례도 있다. 


출처: 엔시티 위시 공식 인스타그램 릴스 캡처본

엔시티 위시의 공식 인스타 계정에 올라온 이 숏폼은 인형 키링 앨범 ‘위츄’를 홍보하는 영상이다. 팀의 컨셉에 맞게 귀엽게 디자인된 위츄 캐릭터도 화제였지만, 이 영상에서 위츄 만큼이나 시선을 끈 것이 사쿠야의 백팩에 달려있는 많은 양의 키링이다.


출처: 엔시티 위시 공식 유튜브

이 영상이 화제가 되자 예능 콘텐츠에서 사쿠야의 가방에 달린 키링의 개수를 세어 보기도 했는데, 총 27개인 걸로 밝혀져 많은 사람들의 놀라움과 귀여움을 샀다. 가방에 키링을 달고 다니는 것은 한국에서도 줄곧 유행이었지만, 1~2개의 키링으로 간단하게 꾸밀 뿐 그 이상을 다는 것은 흔치 않기에 더욱 화제였다. 일명 데코라 키링백이라 불리는 사쿠야의 백꾸(가방 꾸미기) 패션은 일본 MZ세대의 트렌드이다.


출처: 도쿄 관광 공식 사이트


일본의 화려한 백꾸는 90년대 하라주쿠를 휩쓸었던 일본의 대표적인 패션 스타일 ‘데코라 패션’과 일본의 가챠 문화가 결합된 트렌드이다. 데코라 패션은 귀여운 장신구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을 휘감는 스타일로, 키치하고 장난스러운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이 패션은 00년대 중반에 가장 성행했는데,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재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데코라 패션의 키 포인트는 누가 더 화려하고 밝게 치장하는가에 있다. 이것이 백꾸에도 영향을 주어 일본 MZ들은 최대한 많은 키링을 달고 다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투명 파우치에 여러 가챠를 넣은 키링과 굿즈를 넣고 다닐 수 있는 이타백의 유행 또한 데코라 패션의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화려한 패션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의 경우 데코라 키링백을 길가에서 흔하게 볼 수는 없지만, 사쿠야의 영향으로 케이팝 팬들을 중심으로 화려한 백꾸를 시도하는 10대 여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팬들 또한 처음에는 사쿠야의 백꾸 스타일을 손민수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SNS를 서치하다 보면 위츄를 활용해 데코라 스타일로 꾸민 팬들의 귀여운 가방을 구경할 수 있다. 



올해의 패션 트렌드가 긱시크라고?


출처: 카리나 인스타그램

식을 줄 모르는 뉴트로의 인기에 힘 입어, 2024년의 패션 키워드로 ‘긱시크’가 떠올랐다. 긱시크는 괴짜라는 의미의 GEEK과 세련됨을 의미하는 시크가 합쳐진 말이다. 즉, 긱시크 패션은 괴짜스럽고 너드미 넘치는 스타일링에 시크함과 트렌디함을 더해 세련된 느낌을 주는 스타일이다. 


출처: 나연 인스타그램 / 안유진 인스타그램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새로운 패션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케이팝 하면 트렌드를 따라가는 능력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패션 트렌드에 맞춰 케이팝 아티스트들 또한 활동 중에 다양한 긱시크 스타일을 선보였다. 솔로곡 ‘ABCD’로 컴백한 트와이스 나연은 무대의상으로 프레피룩 스타일의 긱시크 패션을 선보이며 Y2K 무드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그리고 아이브 안유진은 팬미팅에서 화이트 셔츠와 반무테 안경을 매치한 여성스럽고 섹시한 무드의 긱시크룩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긱시크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패션 키워드로 케이팝 아티스트가 유행시켰다고 이야기하긴 모호하다. 하지만 아이웨어(안경) 브랜드들은 케이팝 아티스트를 통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후문이다. 긱시크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템은 안경이다. 안경을 착용함으로써 세련된 너드미가 돋보이는 긱시크룩을 비로소 완성할 수 있다. 때문에 아이돌들의 긱시크 착장 대부분은 무테나 뿔테 안경을 활용한 스타일링이며, 아이돌들이 착용한 아이웨어 브랜드를 소개하는 게시글도 많다. 


출처: 권은비 인스타그램

아이웨어 브랜드 중 하나인 젠틀몬스터는 긱시크 트렌드를 컬렉션에 잘 녹여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 동시에, 르세라핌 사쿠라, 권은비 등 유명 아이돌들이 연이어 착용하면서 인기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특히 권은비가 착용한 젠틀몬스터의 아토믹02 제품은 긱시크 안경 추천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품절 이슈로 제품을 구매하기 어려웠을 정도라고 한다.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긱시크 사랑은 해외에도 전파돼 해외 MZ 세대들의 소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의 한 매체에 따르면, 케이팝 아티스트가 사각 금속 프레임 안경을 착용한 것을 보고 똑같은 안경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급증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유명 케이팝 아티스트가 착용한 긱시크 제품 대부분은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해외 브랜드에도 이점을 안겨주었다.


출처: 라이즈 공식 인스타그램 / 슬기 인스타그램


패션과 케이팝은 서로 상부상조하는 문화라는 생각이 든다. 케이팝 아티스트들은 패션을 통해 자신의 개성과 음악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고, 패션 산업은 케이팝 아티스트를 통해 많은 수익 창출을 기대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케이팝이 세계화되면서, 그로 인해 주변 산업이 받는 긍정적인 영향력도 높아졌다. 이런 시대의 흐름을 틈타 한국의 뛰어난 패션 감각이 전 세계의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길 바랄 뿐이다. 앞으로 아티스트들이 어떤 새로운 패션과 함께 케이팝의 개성과 트렌디함을 돋보일지 기대되는 바이다.





*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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