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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없다고 눈물짓지 말기를

by Writer Choenghee
사랑스러운 내 딸


'엄마, 동생 건강히 잘 출산하고 돌아올게.'

'그동안 엄마 없다고 울지 말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있어.'

'엄마가 우리 딸 너무 보고 싶을 것 같아.'

'사랑해.'

이렇게 마음속으로 딸에게 말하며 찍어둔 사진.


작년 12월 24일 둘째 유도분만을 위해 오전 7시까지 병원에 도착해야 했다. 곤히 자고 있는 딸을 깨우고 싶지 않아 연신 머리카락만 쓸어 넘겨주며 올망졸망 사랑스러운 눈, 코, 입, 귀를 눈에 깊이 담아두며 손을 잡고 마음속으로 되뇌던 말이었다. 만약 딸이 깨어있었다면 헤어지기 힘들 것 같아 당시에는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머지않아 그 순간을 후회하게 되었다. 약 3주간의 긴 시간을 엄마와 떨어져 있어야 했을 딸에게 깨워서라도 딸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따뜻한 작별 인사를 나눴어야 했다.


출산 후 2박 3일간의 입원, 2주간의 조리원 입실. 그 기간 동안 딸과 영상통화를 했지만 딸이 느낄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기란 쉽지 않았다.

"엄마 지금 어디 있어?"

"엄마 거기 어디야?"

아빠와 할머니와 집안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무심히 물어보는 듯했지만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엄마가, 내 눈앞에 보이는데도 보이지 않는 엄마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진심으로 궁금한 듯했다. 물론 나만의 주관적인 느낌일 수 있다. 한편으론 딸이 달콤한 간식 섭취 개수를 제한하는 엄마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자유로움과 행복감에 취해있는 것 같기도 했기에.


딸을 잠시동안 떠나야 했던 그날 몰래 눈물을 훔치며 혼자 다짐했다. 출산하고 돌아와서 지금까지 못다 한 엄마의 따뜻한 품을 온전히 내어주기로. 둘째를 임신했던 약 10개월의 시간 동안, 무거운 몸으로 딸과 놀아주고, 딸을 안아주는 일이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렇게 엄마는 옆에 존재했지만 갖가지 이유로 아프다, 힘들다는 말로 딸이 원하는 만큼 엄마와 놀 수도, 안을 수도 없었던 우리 첫째. 그래도 더 안아줄걸, 말 한마디라도 더 따뜻하게 해 줄걸, 따뜻한 눈길 한 번 더 줄걸, 더 놀아줄걸, 걸걸걸무새가 되어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눈앞을 흐리게 만들었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눈시울이 붉어져 부끄럽게 눈물 몇 방울 또르르르. 난 왜 이렇게 마음이 약할까. 차라리 쿨하고 뒤끝 없는 엄마였으면 마음이라도 편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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