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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람과 일

자유로부터의 도피

불만 면담자 증가에 대한 생각

by 진원재 Willie Chin

우리는 책임을 회피하고 싶을 때, 그 책임을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떠넘긴다.

이것은 책임만 넘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권리도 양도하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이것을 '자유로부터의 도피'라고 했다.


가족, 친구, 회사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시도한다.

특히 내 나이 또래 50 전후의 도피자들은 점점 더 늘고 있는 것 같다.

도피자들은 자신의 리더나 주변 사람들, 조직에 대한 불만 이야기를 토해 낸다.

불만을 듣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든다.


'저렇게 싫은데 왜 그냥 같이 일하(살)지?'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겪는다.

나쁜 일을 겪을 땐 덜 나쁘게 되기 위한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이 역시 우리가 결정할 문제다.

싫어하는 사람을 다른 곳에 보낼 수도 있고, 그럴 수 없다면 자신이 그 자릴 떠나면 된다.

아니면 더 이상 그 사람을 싫어하지 않아도 된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고 많다. 하지만 도피자들은 이것들을 해결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난 이런 면담을 할 때마다, 도피자의 부모 관계가 궁금해진다.

도피자들은 아마도 부모에게 지나치게 의존했을 가망성이 높다.

강하게 의존하는 그만큼 부모는 강한 지배권을 갖게 된다.

그리고 부모와 도피자는 그 관계를 사랑과 보살핌, 즉 은혜와 효도라고 잘못 인식한다.


어렸을 땐, 항상 부모와 함께 있으니 문제가 잘 안 나타나지만, 점점 자랄수록 자신의 선택의 폭이 커지기 때문에 의존적 삶, 선택의 미숙은 큰 문제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똑똑하면서도 이런 자유를 잘 깨닫지 못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의 자유를 모르고, 주어진 환경 탓, 주변의 사람 탓을 하며 상처받고 불만을 토로한다.

스스로 슬픈 쪽을 선택한다.

그러면서도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자신 있어한다.

그러나 이야기하면 할수록 자신의 소중한 자유를 포기하며 남에게 넘겨주고 있다.

계속 피폐해진다.


언젠가는 도피자들이 생각을 바꾸고

자유가 자신의 것임깨닫기를 바라고 있다.

나도 그랬으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자유롭다.

물론 상대적으로 아주 조금 더 나을 뿐이다.

자유로움을 위해 다 같이 머리에 힘을 빼고,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과 책임을 받아들이며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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