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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람과 일

도전하라! ?

스타트업의 도전에 대한 생각

by 진원재 Willie Chin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친구들과 모은 사업 아이디어 중 하나를 골라 기획서를 쓰려고 하는데 어떤지 봐달라는 내용이었다.


아이디어를 살펴보았다.

10개 정도 되는 아이템들은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누군가는 이미 하고 있을 것 같았다.

예전에 어떤 스타트업 대표가 한 말이 떠올랐다.

'좋은 아이디어는 반드시 누군가 하고 있거나 했다가 실패한 것이다.'


지인에게 조언했다.

아이디어가 좋으니 빡세게 조사하고 검증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일단 기획에 들어가면 에너지가 훨씬 더 많이 들어가고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으니,

아이템 조사와 평가, 선정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그러자 작은 한숨을 쉬며 꼭 그래야만 하냐는 듯 말했다."스타트업(창업)은 도전하는 거 아닌가요? 일단 해보면 안 되나..."

일단 한번 해보면 안 되냐는 질문을 나에게 했다.


"물론 일단 해볼 수는 있겠죠."

하지만 스타트업은 자원이 많지 않다.

돈도, 인력도, 시간도 부족하다.

큰 기업이나 자본가에게는 여러 실패가 교훈이 될 수 있지만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 실패는 곧 죽음과 같다.


물론 실제로 죽진 않는다.

그만큼 여유가 없다는 생각으로, 죽는다는 각오로 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스타트업일수록 더 신중하고 깊이 생각을 더 많이 해야 한다.

물론 질질 끌면 안 되니, 큰 회사들보다 빠르고 더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


스타트업 관련 정보를 찾다 보면 실패를 너무 긍정적으로 보고 괜찮다는 글들이 많다.

'그냥 해라'

'멈추지 말아라'

'당장 테스트해라'

과연 이들은 그냥 했을까?


이런 무조건 도전하라는 메시지에 정말 많은 청년들이 사업에 뛰어든다.

청년사업가들을 만나 자문을 하다 보면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한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4년에 100만 명 넘게 창업했고 그중 80%는 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냥 하면 계속 망한다'
'언젠간 멈춘다'
'급한 테스트는 대충이다'


일단 도전하기보다는 빠르고 깊은 고민이 먼저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아이템을 선정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시장조사를 제대로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사전 준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도전하라'는 자동차의 스타트모터와 같다.

시동을 걸 때만 작동하면 된다.

그 이후는 진짜 엔진이 돌아가야 한다.

엔진은 도전이 아닌, 한 땀 한 땀 피땀으로 검토하고 생각하고 만들고 실행하는 아주 높은 RPM의 끈기다.


스타트업은 결코 쉬운 여정이 아니다.

시작은 가볍고 쉽게 할 수 있어도,

그 이후에는 빠르고 깊은 고민, 끊임없는 공부, 그리고 실행과 수많은 역경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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