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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쪽겨울섬 May 05. 2022

길의 마음

르퓌길을걷다3. Montbonnet>Monistrol d'allier_2



2018년  3월 23일 금요일, 순례 둘째 날




 이후로 길의 표지는 갈림길마다 그리고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는지 머뭇거리게 될 쯤에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나무 기둥이든 바위든 눈에 띌 만한 모든 곳에.

 미끄럽고 가파른 비탈길을 조마조마하게 내려갔다. 속절없이 쏟은 눈물이 괜스레 멋쩍었지만 그 무게만큼 후련하기도 했다. 어쩌면 오래전부터 이런 순간이 필요했을지 모른다. 낯선 길, 다시 마주하기 힘든 풍경에 나의 속내를 토로하는 일.  

 내 안에서 자꾸만 팽팽하게 부풀어가던 그늘의 막에 순식간에 틈 하나가 벌어진 것 같았다. 거기로 소용돌이치며 빠져나간 뾰족한 상념, 그 무게는 얼만큼이었을까.

 한 번에 모든 걸 덜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길고 긴 길 위에 섰으니 천천히, 조금씩 덜어내다 보면 언젠가는 틈으로 볕이 들어 응달을 비출지도 모르지.  










 산길을 빠져나와 작은 마을 하나를 가로질렀다. 들판 사이로 난 흙길을 따라 걸으며 뒤를 돌아보니 산꼭대기에 La Chapelle Saint-jacgues이 생각보다 가까이 보였다. 저길 떠나온 지 한참인 것 같은데....... 아마 세 걸음이면 갈 거리를 열 걸음쯤 돌아가게 하는 표지 때문이리라.

 이틀 동안 걸은 이 길의 표지는 결코 지름길로 인도하는 법이 없었다. 진흙길로, 비탈길로, 숲과 작은 마을 한가운데로 지나가라 한다. 가끔 너무 의미 없이 빙빙 도는 기분이 들 때면 한 번씩 투덜거리곤 했다.

 그래도 한 차례 지나온 마음의 긴 터널 끝에서 되돌아보니 표지를 따라 빙빙 돌며 마주친 풍경들이 되새겨졌다. 그냥 스쳐갈 뻔한 La Chapelle Saint-jacgues, 시골집 담장 너머 염소와 닭과 뛰어놀던 라마(!),  돌 틈에 피어난 야생화, 아무 눈치 안 보고 눈물을 펑펑 쏟게 한 묵묵한 표지 앞.......


 









 미숙하고 조바심 많은 나를 순례자로서 걷게 하려고 이 길도 무척 애쓰고 있구나. 이해는 다시 이렇게 몇 발자국 늦게 찾아왔다. 이 여정을 다 지나고 나면 길의 마음을 전부 다 이해할 수 있을까.

 길 초입에 선 지금은 알 수 없다. 그저 그렇게 되길 바라며 이 여정 끝까지 순례자로서 나란히 길과 함께 나아가는 것, 그것이 지금 나의 일이었다.

 들판 끝자락에 니, 까마득히 깎아지른 협곡 사이에 자리 잡은 Monistrol-d'allier가 보였다. 가파른 산길을 긴장하며 내려온 탓일까 몸이 부서질 듯 아파왔다. 어쩌면 오늘 여정은 저 마을에서 멈춰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다시 까마득한 내리막길로 발을 디뎠다. 안개가 걷히고 해가 반짝 떴다.










 몇 시간 전 흩날리는 눈발 속을 지나온 것이 오래전 꿈인양 따사로운 햇살이 어깨에 내려앉았다. 고른 아스팔트 길을 따라 내려가며, 깊은 협곡을 빠르게 가로지르는 알리에 강가에 자리 잡은 모니스트롤 달리에에 점점 가까워졌다.

 오후 두 시, 오가는 사람 없이 고요한 이 마을에도 작은 기차역이 있는 걸 보니  하루에 몇 번은 기차가 오가나 보다. 아직 시간이 일러서 더 걷고 싶은 마음과 이 예쁜 마을에 여장을 풀고 싶은 마음이 딱 절반씩 들었다. 이럴 때 미암 미암 도도를 펼쳐서 물어봐야지. 오늘 어디서 '냠냠 쿨쿨'하면 좋겠니?

 미암 미암 도도를 30초 정도 펼쳐보고, 좀 더 걸어보겠다는 미련은 고이 접었다. 모니스트롤 달리에를 벗어나면 약 12km 내내 머물러 갈 지붕 하나 없는 산길이 기다리고 있다기에, 아픈 다리를 핑계 삼아 오늘 쉬어갈 지트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

 절벽에 걸쳐져 있는 오래된 수력발전소를 지나쳐 알리에 강을 가로질러 마을로 들어가는 터널형 철제 다리를 건넜다. 마름모 모양으로 엮여있는 진녹색 철골 사이로 협곡 풍경이 그림처럼 이어졌다.

 '예전에 이런 다리를 건넌 적이 있는데....... 아, 지로나에서!'











 5년 전 홀로 떠났던 배낭여행 중에 하루를 머물러 갔던 스페인 북부 지로나에서도 이런 철제 다리를 건넜던 것이 생각났다. 신시가지와 오냐르 강 건너 중세의 질감과 색을 고스란히 간직한 구시가지를 잇는 붉은 다리 <Pont de les Peixateries Velles>는 구스타프 에펠의 작품이었다.

 '그 다리도 에펠 작품이었는데 이것도? 에이, 설마 이런 시골 산골짜기에 에펠이 다리를 짓고 가진 않았겠지. 흐흐흐...'

  그런데 스스로 실없다 생각하며 바닥에 그물처럼 드리워진 천장 그림자를 밝으며 터벅터벅 건넌 다리가 정말 그 에펠의 작품이었다니! 다리를 건넌 다음, 숙소를 찾아보려 펼친 미암 미암 도도. 불어로 빼곡하게 소개된 마을 소개말 중에 'Eiffel'라는 글자가 번쩍 눈에 띄었다. 건너온 다리를 다시 돌아보니 주변 풍경과 오묘하게 어우러지는 거대한 철골구조물은 과연 에펠의 서명이나 다름없이 보였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대를 앞서간 건축가의 작품을 만나니 얼마나 반가운지. 이따 숙소에 짐을 내리고 가벼운 몸으로 다시 에펠탑의 형제 다리를 만끽하러 오기로 마음먹고, 세 개의 지트와 고급 민박과 호텔이 하나씩 있는 모니스트롤 달리에의 숙소 리스트를 차례로 짚어보았다. 가격이나 식사 여부 등 나와있는 정보로는 지트 중 어디를 가도 무난할 것 같았다. 크지 않은 마을이니 쉬엄쉬엄 걷다가 가장 먼저 만나는 지트에 짐을 풀어야지.












 작은 방울을 매단 분홍 조가비가 걸려있는 나지막한 이 파란 대문 앞에 서기 위해, 나는 몇 개의 숙소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친 걸까. 에펠 다리 앞에 떡하니 있던 공립 지트를 비롯하여 눈에 띌 만한 여러 숙소를 지나쳐 마을 깊숙한 이 지트로 온 것은 나중에 구글 지도를 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이 또한 길의 마음이었을까.

 돌집에 난 나무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인기척이 없어, 마당에 놓인 나무 탁자에 배낭을 내리고 다시 담장 밖으로 나섰다.

 골목에 햇빛 쬐는 고양이들만 오가는 작고 조용한 마을을 한 바퀴 걷고 돌아왔는데도 주인이 오지 않았다면... 그건 그때 다시 생각해 보자.

 햇살이 내려앉은 길을 따라 강과 산을 내려다보는 작은 성당을 들렀다가 에펠 다리 아래 강변을 산책하고 다시 지트로 돌아오니 백발의 중년 남자가 마당에 있었다.

 "안녕! 나는 패트릭이야. 이거 네 배낭이구나."

  반갑게 맞이해 주는 패트릭을 따라 기역자 모양의 마당을 가로질러 순례자들이 머무는 집으로 갔다. 이중으로 된 현관문을 열고 한쪽에 벽난로까지 있는 아늑한 복층 공간으로 들어섰다. 벽난로와 커다란 식탁과 싱크대가 있는 거실에서 나무계단으로 이어지는 복층에는 방이 두 개 더 있었다.

 "자, 오늘 여기는 너 혼자만의 집이야. 아무 예약이 없는 날이거든. 마음에 드는 자리를 골라보렴."

 "음... 여기가 좋겠어요."

 거실 구석 햇빛이 환하게 스미는 창가 옆 침대에 배낭을 기대 놓았다. 다른 방을 볼 것도 없이 여기만큼 마음에 드는 자리는 없을 것 같았다. 패트릭이 엄지를 치켜들었다.

 "좋은 자리를 골랐구나."

 욕실과 화장실, 커피포트와 온갖 티백이 든 차 상자와 난방 켜는 법들을 안내받고, 패트릭에게 숙박비를 물었다.

 "숙박과 오늘 저녁 식사, 내일 아침 식사까지 33유로란다."

  빨리빨리의 민족답게 지갑을 찾으려 손가방을 부스럭대니 패트릭이 어깨를 붙잡고 말했다.

 "아니, 전혀 서두를 필요 없단다. 그러려고 이 길을 걷는 게 아니잖니. 내일 떠나면서 지불하면 되니까 우선은 편히 쉬고 있으렴. 이따 7시에 우리 집에서 저녁을 먹자꾸나."









 혼자 지트에 남아 샤워를 하고 손빨래를 해서 건조대에 널고 머리를 말리며 차를 한 잔 끓였다. 식탁 위에 가지런히 놓인 방명록에 빼곡한 순례자들의 메시지를 넘겨보다가 두 해 전 쓰인 반가운 한글을 찾았다. 60세를 맞이한 기념으로 순례를 떠나온 두 친구가 정갈한 글씨로 길을 걷는 소회와 친절한 주인 내외에게 감사를 전하고 있었다. 특히 저녁 식사가 정말 맛있었다는 얘기에 잠시 후 있을 저녁 시간이 무척 기대되었다.

 차를 한 잔 가득 마시고 뒤에서부터 펼쳐보던 방명록을 맨 앞장까지 다 읽었는데도 밖은 아직도 환했다. 부엌에 난 창으로 옆집 텃밭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허리에 복대를 하고 열심히 밭을 가시는 게 보였다. 어제 몽보네에 도착했을 때와는 다르게 기운이 남아도는지 환한 바깥을 걸으며 몸을 움직이고 싶었다. 얇은 패딩을 단단히 껴입고 현관 밖으로 나갔다.


 











 크지 않은 마을이라 아까 짐을 내리고 산책했던 곳들을 다시 거닐었다. 찬 바람이 덜 마른 머리카락 사이를 이렇게 생생히 파고드는데도 커다란 스크린 너머로 관망하는 기분이 다시금 찾아왔다.. 에펠 다리 위에 앉아 현실의 감각과 비현실의 풍광 사이 오묘한 틈을 애써 좁히려 하지 않고 가만히 떠 있는 내 앞을 한 남자와 그 뒤를 따르는 개 한 마리가 지나갔다. 윤기 나는 검은 털을 가진 보더콜리는 다리 끝에서 주인을 더 따라가지 않고, 까만 눈을 빛내며 나를 기다리고 서 있었다.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닌지 주인은 뒤 한 번 돌아보고는 가던 길로 계속 향했다. 나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 모니스트롤 달리에의 복슬 가이드를 따라 특별한 저녁 산책을 했다.










 개나리가 봉오리 틔운 길을 걸어 작은 우체국 앞을 지나 노을빛이 한참 더 짙어진 강가와 골목, 성당 앞. 이따금씩 다정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며 손이며, 볼에 정신없이 뽀뽀를 해주는 가이드 덕분인지 멀리 느껴지던 원경의 풍경들이 점점 내가 숨 쉬는 공기에 스며들고 있었다.

  동네 구경을 시켜준 다정한 가이드는 지트 마당까지 날 배웅해 주고는, 자기 집 마당처럼 잔디에 앉아 귀를 긁으며 작별인사를 했다. 나가면서 라디에이터를 틀어놓았더니 훈훈한 기운이 감도는 내 침대에 엎드려 담요를 어깨까지 두르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틀 동안 하루에 말 열 마디는 했을까. 하지만 밀려오고 또 흘러가는 많은 생각들에 일기장에게만은 할 말이 넘쳐나서 식사시간이 가까워 올 때까지 손이 아프도록 시시콜콜 많은 얘기를 털어놓았다.











 약속된 7시가 가까워져 어둑해진 마당을 가로질러 패트릭의 집 문을 두드리자 앞치마를 두른 그가 문을 열며 맞아주었다. 열 명은 족히 둘러앉을 수 있는 커다란 나무 식탁에 세 명분의 식기들이 미리 차려져 있었다.

 "자, 여기 앉아 있으렴. 내 아내를 데리고 올게."

 문지방 너머 보이지 않는 주방 가스레인지에서 무언가 팔팔 끓고 있는지 아까보다 말도 빠르고 바빠 보이는 패트릭은 잰걸음으로 아내를 데리러 갔다. 훈훈한 온도와 고소한 음식 냄새가 두터운 이불처럼 발목부터 턱 아래까지 덮여오자, 오늘 처음으로 나른한 허기가 밀려왔다.

 "안녕, 환영합니다. 나는 미리암이야."

 웃는 인상을 한 갈색 단발 부인이 문지방을 넘어오며 악수를 청했다. 미리암과 인사를 나누고 마주 앉자 패트릭이 식전주를 한 잔씩 따라주고 다시 부엌으로 종종걸음을 했다.

 "한국에서 왔다고? 정말 멀리서 왔구나. 어제만 해도 이 테이블이 꽉 차도록 순례자들이 왔었는데, 혼자서 걷다니 대단하네."

 낯을 무척 가리는 성격인데도 부드럽게 이야기를 건네는 미리암 덕분에 편안한 대화가 이어졌다. 직조 짜는 일을 한다는 미리암은 스포츠광인 남편 얘기를 하며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했다.

 "한국이랑 일본이 가깝지 않니? 패트릭이 내년 1월에 지트 문을 닫고 자동차 레이싱 경기를 보러 일본에 간다지 뭐야. 정말 못 말린다니까."

 "누가 뭐래도 갈 거야, 난 갈 거라고!"

 미리암의 장난스러운 힐난에 패트릭이 남자 초등학생처럼 말대꾸를 하며 수프와 샐러드를 들고 등장했다.

 "리, 수프는 좀 남겨둬. 이따 프랑스식 수프 마시기를 알려 줄게."

 패트릭까지 자리에 앉아 다시 한번 셋이서 건배를 나누고, 따끈한 수프로 속을 데웠다. 음... 이 순간을 한 장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데... 그때, 아침에 떨어트린 카메라 생각이 났다.

 "혹시 소그에 가면 카메라 수리점이 있을까요? 미암 미암 도도 지도를 보니 꽤 큰 도시 같던데요."

 패트릭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도시라니, 하하하하하. 소그는 여기보다 조금 더 큰 마을이야. 아마 카메라 수리점은 없을걸."

 "카메라가 고장 났니? 속상하겠네. 그래도 기억 속에 잘 담아가면 돼."

 다정한 미리암의 말에 고장 난 카메라에 대한 생각은 또 저만치 밀려났다.

 "음... 그리고 마음에도요. 그리고 저에겐 핸드폰 카메라도 있어요. 이렇게 금이 갔지만. 지금 이 순간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물론이지, 리. 한 장 멋있게 찍어 봐."

 다정하게 자세를 잡은 두 사람을 찍고, 패트릭도 내 사진을 한 장 찍어줬다. 잔뜩 흔들렸지만 볼이 발갛게 물들어 편안하게 웃고 있는 내 모습이 남겨졌다.












 전식 이후에도 패트릭은 앞치마를 두르고 부지런히 부엌을 오가며 요리를 내왔다. 따뜻한 음식과 따뜻한 이야기가 내 안에 쌓여갔다. 미리암에게 목적지인 Saint-Jean-Pied-de-Port의 발음도 배워서, 이제는 누가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었을 때, '생장 피.. 에... 드.. 흐? 포--흐?' 라며 얼버무리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파스타와 소시지 구이를 싹싹 먹어치우니 패트릭이 '프랑스식 수프 마시기'를 할 차례라며 시범을 보여줬다.

 "자, 아까 남긴 수프에 와인을 조금 부어. 그리고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서... 아이고, 리! 와인을 그렇게 많이 넣으면 안 돼!"

 깜짝 놀라 말리는 패트릭의 표정이 계속 생각나 비어져 나오는 웃음을 함께 삼키며 와인이 듬뿍 들어가 유독 붉은 수프를 접시째 들고 후루룩 마시고 나니, 달콤한 푸딩이 후식으로 나왔다. 

 "리, 어제는 어디서 묵었니?"

 "몽보네에서요."

 "그럼 마리네 집에서 잤겠군. 놀랐니? 우리는 친구야. 앞으로 걷다 보면 지트를 하고 있는 내 친구들을 또 보게 될 수도 있어."

 아침에 떠나온 몽보네가 그리움으로 철썩 밀려왔다. 지금 이 시간은 언제, 또 얼마나 큰 그리움으로 나를 적셔올까. 가끔은 이렇게 애틋한 기억이 쌓여가는 게 두렵기도 하다.











 길었던 저녁식사를 마치고, 부부의 배웅을 받으며 마당을 가로질러 지트로 돌아가는 길. 따뜻한 것들로 속을 잔뜩 채워서인지 차가운 밤바람이 춥지 않았다. 멀찍한 이웃집의 창문에서 번지는 빛 말고는 온통 까만 밤. 멀리서 쉴 새 없이 흘러가는 강물 소리가 또렷이 들려왔다. 올려다본 하늘에는 수많은 별 가운데 가는 초승달이 선명히 걸려있었다. 저 먼 달과 별빛이 내 눈가에 내리는 듯했다. 보이지 않는 강물의 세찬 소리는 귓가에 걸터앉았다. 눈앞에 흩어지는 입김에 기분 좋은 저녁시간의 이야기들이 소곤거리며 흩어졌다. 아, 멀었던 풍경들이 내 감각에 스며드는, 이제야 이 풍경에 속한 기분.

 여기에 머물게 한 지친 내 두 다리에 감사하며, 마당을 건너 희미하게 불이 켜진 오늘 밤 안식처로 돌아갔다.











day 2. Montbonnet > Monistrol-d'alier

거리: 13.8km

숙소: Gite d'etape-Accueil Randonneurs La Tsabone
           -주소 > 43580 Monistrol-d'alier
           -호스트> Patrick , Myriam
           -수용인원> 12명
           -가격> DP(저녁, 아침, 숙박) 33유로
           -운영시기> 3월-10월
           -오픈시간> 오후 3시
           (2018년 3월 기준)


-길은 길지 않지만 Rochegude 이후 급경사 내리막길입니다. 미끄러지기 쉬우니 조심하시길.

-몽보네에서 6km 정도 거리인 St-Privat-d'aliers는 많은 순례자들이 첫날 묵어가는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카페와 식당도 몇 개 있어 쉬어가기도 좋습니다.

-모니스트롤 달리에 숙소였던 미리암과 패트릭의 지트는 순례자들의 공간이 따로 독채로 있습니다. 돌로 지은 벽과 나무 계단, 벽난로까지 갖춘 따뜻한 산장 같은 느낌이에요. 여기는 저녁 식사가 무조건 포함이었는데요, 무척 푸짐하고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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