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고국 방문기 10

어머니 생신을 두 번 기념하다!

by 꿈꾸는 노마드

내가 한국을 찾았던 때는 지난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였다.

신년과 더불어 가장 큰 명절인 추석명절을 그곳에서 보낼 수 있다는 것 외 특별히 그 시기를 선택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어머니 생신이 그 시기와 맞아서였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어머니 생신 날 처음엔 스시 오마카세를 경험하려 했는데 예약 문제로 기분 상해 포기했고, 대신 웨스틴 조선 호텔 뷔페를 갈까도 생각했었지만 동생의 만류가 있었다.

워낙 드시는 량이 적기도 하고 올초 심하게 독감을 앓으신 후엔 어머니 입맛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해서 간단하게 맛볼 뭐가 없을까 하다 집 근처 어머니가 즐겨 찾으시는 한우집에서 남편을 보더니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한식 상차림을 하는 식당을 소개해줘 그곳으로 예약했고, 어머니 생신 전날 그곳을 찾았다.

따로 룸이 마련된 그곳에서 음식을 기다릴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그런데 막상 식사가 시작되자 아쉽게도 어머니께서 그곳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게 표정에서 바로 드러났다.

참고로 우리 어머니는 입맛이 조금 까다로운 편이고, 특히 한식은 본인이 잘 아시고, 잘하시니 더욱 점수가 박한 편이다.

나와 남편, 내 동생은 그런대로 잘 먹고 있는데 생신을 맞으신 어머니께서 달가워하지 않으시니 많이 난감했다.

'아! 괜히 왔구나!' 바로 깊은 후회감이 엄습했다.


20251009_000536.jpg
20251009_000812.jpg
20251009_001050.jpg
20251009_001729.jpg
20251009_001736.jpg
20251009_001748.jpg
20251009_001752.jpg
20251009_002211.jpg
20251009_002428.jpg
20251009_003536.jpg
20251009_004449.jpg
20251009_010521.jpg
20251009_010703.jpg


그리고 바로 다음날 나는 어머니가 좋아하실만한 다른 식당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어머니께서는 중국요리를 좋아하시는 편이라 량이 그렇게 많지 않으면서도 분위기 좋은 곳 어디 없을까 뒤적이다 웨스틴 조선 호텔 '홍연'으로 낙점하곤 바로 다음 날로 예약했다.

마침 그날은 일요일이라 동생도 함께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주차를 하고 어머니를 모시고 식당에 들어서자 계단이 보여 조금 난감했는데 직원분들께서 잽싸게 휠체어를 들어 올려주셨다.

어머니 표정에선 미안함과 더불어 서비스에서부터 만족감이 서려 있었고, 우리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자리에 앉은 우리는 이것저것을 주문할까 하다 아예 이것저것 맛을 볼 수 있는 코스요리를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거기에 동생이 '탕수육' 하나를 추가했다.

조명은 약간 어두운 듯했고, 거리가 가까워 프라이버시는 없었지만 그래도 분위기는 괜찮아 보였다.

음식이 차례차례 나오고 맛을 보는데 어머니 표정이 좋아 보여 다행이라 여겨졌고 가족 모두 만족하며 식사를 이어갔다.


20251011_234136.jpg
20251011_235818.jpg
20251012_001122.jpg
20251012_001256.jpg
20251012_003747.jpg
20251012_005037.jpg
20251012_005807.jpg
20251012_010559.jpg
20251012_010932.jpg
20251012_011756.jpg
20251012_011807.jpg
20251012_013418.jpg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뷔페 식당 '아리아'를 보곤 동생과 나눈 말.

"어웨조호였네!"

"어웨조호?"

"올해 어머니 생신파티는차피스틴텔이었다 그거지! ㅋㅋ"


20251011_232918.jpg
20251011_232947.jpg 그날 바로 옆 황궁우(지금의 조선호텔 자리가 원래 환구단 자리였다는 걸 검색을 통해 알았다)에선 제례가 열리고 있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초겨울 프로메나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