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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K-제약산업, 지금이 기회다 — 디지털

by 따뜻한꼰대 록키박

✅ 한국 제약산업, 변화의 중심에 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약산업은 더 이상 단순히 약을 만드는 산업이 아닙니다. 감염병 대응, 고령화 사회의 건강 수요, 글로벌 시장 변화가 빠르게 이 산업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제약산업 생산액은 약 27조 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8.2% 성장했습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12% 이상 성장하며 전체 제약시장의 30%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한국 제약산업이 '복제약(제네릭)' 중심의 전통적 모델에서 탈피해, 바이오의약품, 유전자 치료제, AI 기반 신약개발 등 미래 기술 중심으로 급속히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QVIA는 2024년 세계 제약시장 규모가 1조 6,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은 7~10%로 북미나 유럽을 앞지르고 있으며, 한국은 이 지역에서 일본, 중국에 이어 3위 규모의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수출 측면에서도 고무적입니다. 한국 제약·바이오 제품의 수출액은 2023년 기준 약 145억 달러로,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 AI와 디지털 전환, 게임체인저가 되다

AI 기술은 이미 신약 후보 물질 탐색, 임상시험 설계, 부작용 예측 등에서 실질적인 효율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신약개발은 평균 10~15년의 시간과 약 3조 원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AI를 활용하면 초기 후보 물질 발굴 시간을 70% 이상 단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신테카바이오, 스탠다임, 에이조스바이오 같은 기업들이 AI 신약개발 모델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신테카바이오는 머신러닝 기반으로 항암제 후보물질을 발굴해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스탠다임은 AI 플랫폼 'Standigm ASK'를 통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며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습니다.

대형 제약사들도 변화의 흐름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한미약품은 2022년부터 AI 기반 약물 설계 시스템을 도입해 신약 파이프라인 확장에 나섰고, 유한양행은 스마트공장을 구축해 생산 효율을 30% 이상 향상시켰습니다. 셀트리온은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을 구축해 의료진과 환자 간 정보 접근성을 대폭 개선했습니다.

McKinsey & Company의 보고서에 따르면, 제약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운영비용을 20~30% 절감하고, 신제품 출시 기간을 25% 단축했습니다. 변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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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도 달라졌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 트렌드가 확산되며,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 의약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약 6조 5,000억 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0% 이상 성장했습니다. 특히 20~30대의 구매 비중이 전체의 35%를 차지하며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했습니다.

더 이상 약은 아플 때만 찾는 것이 아닙니다. 소비자들은 성분 투명성, 제조 방식, 친환경 인증, 동물실험 여부까지 꼼꼼히 따지며 구매 결정을 내립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7%가 "의약품 구매 시 성분표를 확인한다"고 답했으며, 48%는 "제조사의 ESG 경영 여부를 고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발맞춰 제약사들도 전략을 바꾸고 있습니다. 일동제약은 '마이프로틴' 브랜드를 통해 MZ세대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라인을 출시했고, 광동제약은 '비타500'을 리브랜딩하며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제약 산업도 이제 고객 중심의 사고 전환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 오프라인 유통의 재정의

온라인 약 배송은 아직 규제 대상이지만, 원격진료와 처방약 배송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며 유통 구조의 변화는 불가피해졌습니다. 2023년 말 기준, 국내 원격진료 이용 건수는 월평균 35만 건을 넘어섰으며, 정부는 2024년부터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 처방약 배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아마존이 2020년 온라인 약국 'Amazon Pharmacy'를 런칭하며 처방약 배송 시장에 진출했고, 2023년 거래액은 약 2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중국의 알리헬스는 온라인 약국과 원격진료를 결합한 플랫폼을 통해 연 매출 100억 위안(약 1조 7,0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국내에서도 D2C(Direct to Consumer) 플랫폼을 실험적으로 도입하는 제약사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의약품 정보를 제공하며 소비자와의 직접 접점을 확대하고 있고, 녹십자는 구독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 중입니다. 제약 유통은 이제 단순한 물류를 넘어 전략적 자산이 되었습니다.


✅ 정부 정책, 놓치면 손해

한국 정부는 K-바이오를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선정하고,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총 4조 원 규모의 R&D 지원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가 공동 주도하는 이 정책은 국가신약개발사업, GMP(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 인프라 구축, 글로벌 진출 지원 등을 포함합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부는 바이오 벤처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비용의 최대 70%를 지원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해외 인허가 컨설팅과 마케팅 비용도 보조합니다. 또한 판교, 송도, 오창 등 바이오 클러스터 지역에는 세제 혜택과 인프라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에만 약 320개 기업이 정부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총 8,500억 원의 R&D 자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국제적으로도 한국 바이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023년 한국 바이오기업이 해외로부터 받은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약 120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3대 바이오 CMO(위탁생산) 기업으로 자리매김했고,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입 장벽이 높은 산업인 만큼, 정부 정책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성패를 가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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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 지금이 바로 기회

한국 제약산업은 기술, 소비자, 정책의 3박자가 맞물리며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혁신, 변화하는 소비자 요구에 대한 민첩한 대응, 그리고 정부 지원 정책의 적극적 활용이 필수적입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까지 제약·바이오 산업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수혜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화이자, 로슈, 노바티스 같은 제약 대기업들이 AI 스타트업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업만이 살아남습니다.

AI 기술과 바이오 혁신, 그리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K-제약'의 시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단순히 약을 만드는 산업을 넘어,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미래 산업의 주역으로 거듭나기 위한 여정이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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