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레스티지고릴라 Aug 13. 2018

비행기 타면서 지인에게 알려주면 있어 보이는 지식 6

비행기 타면서 궁금했던 것들, 직접 찾아 봤다!

이번엔 어떤 콘텐츠를 써 볼까 고민하다가 평소 내가 비행기를 타면서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한 번 써보기로 했다. 궁금은 했지만 깊게 찾아보진 않았던 것들! 왠지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궁금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이런거 비행기 타면서 지인에게 쓱- 알려주면 왠지 있어 보일 수도 있다! 그럼 지금부터 지식 좀 쌓아볼까?



세상에 모든 비행기는 예외 없이 왼쪽 문으로만 승·하차를 할 수 있다. 문을 왼쪽에만 만들어놔서? 놉. 오른쪽에도 문은 있다. 그렇다면 왜 오른쪽 문을 놔두고 왼쪽 문으로만 출입을 할 수 있는 걸까?


A: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첫 번째선박과 비행기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항공의 역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인류의 대표적인 대형 운송 수단이었던 선박. 


후발주자였던 항공의 디테일한 부분들이 선박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비행기의 출입구가 왼쪽에만 있는 이유도 선박의 방향 조정 장치 위치에서 유래됐다고 볼 수 있다.


선박은 배의 진행 방향을 조정하는 장치를 기준으로 왼쪽을 포트(Port), 오른쪽을 스타보드(Starboard)라고 부르는데, 왼쪽 편을 뜻하는 포트(Port)의 본래 명칭은 ‘Load-board’로 화물을 싣는 쪽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배가 화물(또는 사람)을 실으려면 항구에 정박해야 하는데, 이때에 항구와 바로 맞닿는 출입구가 되는 것이 왼쪽 문인 것이다. Load-board라는 정식 명칭이 Port라고 바꿔 불리는 것도 항구(Port)에 내리는 쪽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간편화된 명칭이라 할 수 있다.


*Starboard: 배의 오른쪽 편을 뜻하는 명칭으로, 본래 스타보드(Starboard)는 본래 ‘조종하다(Steer)’는 의미의 Steer-board였으나 부르기 편하기 위해 변형됐다는 설도 있고, 선박이 항구에 정박하면 왼쪽은 출입구이지만 오른쪽에서 보이는 거라곤 바다 위 별(Star) 밖에 없다는 의미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음


두 번째, 비행에 가장 중요한 ‘기장’의 좌석이 왼쪽인 것을 감안해 왼쪽에 승객 출입구가 만들어졌다는 주장도 있다.


과거 세계 1차 대전 당시 제작된 전투기들에 로터리 엔진을 왼쪽에 장착했는데, 여러 구조적인 이유로 해당 비행기를 조종할 때 오른쪽으로 키를 돌리는 것이 힘들었다고 한다. 따라서 대부분 기장들의 비행 진행 패턴이 좌회전하게끔 설계되기 시작했고 이럴 경우 기장의 자리가 왼쪽에 있어야 조종이 더 수월했다고 한다.


ㅡ기장의 자리가 왼쪽이어야 한다는 건 알겠어요. 근데 왜 출입구도 왼쪽에 있냐고요!


기장이 비행 기체의 출입구와 패신져 보딩 브리지(통로; Passenger Boarding Bridge)를 안전하게 연결하기 위해서다. 기장의 반대편인 오른쪽 문과 보딩 브리지를 연결하는 것보다 기장의 눈에서 바로 보이는 왼쪽 문과 보딩 브리지를 연결하는 것이 시야 확보가 더 수월하다.



그냥 그런 줄로만 알았지 왜 비행기 창문이 네모도 아니고 동그라미도 아닌, 살짝 동그랗지만 네모나고 네모나지만 동그란(뭐라는 거지…) 모양 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난 문득 궁금해졌다. 대체 왜 살짝 동그란 거지?


A: 그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비행기는 효율적인 비행을 위해(1. 난기류 피하기 위해 2.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3. 연료 효율성을 위해) 3만 피트 상공에서 고도 비행을 하는데, 이렇게 높은 고도에서는 비행기의 내부 압력이 상승하게 된다. 내부 압력이 상승하면 비행기의 창문은 지상에 있을 때 보다 훨씬 예민한 상태가 된다.


예민한 상태에서 기상 악화나 창문에 어떠한 충격이 가해졌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사각형의 창문이라면, 각 모서리에 외부 충격에 의한 압력이 집중적으로 모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심할 경우 창문이 깨질 수도 있다. 일명 스트레스 집중 현상이라고도 한다.


둥근 창문이라면? 모서리가 없어 압력이 한 곳에 몰리지 못 하고 분산되어 깨질 위험성이 훨씬 낮아진다. 


ㅡ아하, 그럼 처음부터 둥근 창문이었나요?


아니다.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었다. 1953년, 영국의 한 여객기가 공중 폭파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영국은 같은 기종이었던 ‘드 하빌랜드 DH 106 코멧’이 계속해서 비슷한 원인으로 추락하자 모의실험을

진행, 모서리의 위험성에 대해 인식하게 됐다. 그 이후로 모든 창문 모서리를 동그랗게 변경했다.


이 같은 원리로 비행기의 문을 비롯해 잠수함이나 우주선의 창문 모서리에도 동그라미의 미학(?)이 적용되고 있다.



비행기에서 보는 바깥 풍경은 언제나 뚜렷하게 잘 보인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평소엔 창문에 김이 자주 서리는 걸 볼 수 있는데, 비행기 창문에서는 그런 걸 보지 못했다.


심지어 비행기 내부 온도는 어느 정도 일정하지만, 외부 온도는 매우 낮아서 내외부 온도 차가 꽤 클 텐데도 말이다. 한 번은 ‘제습기를 상시 가동하나?’라는 생각도 해봤다.


A: 그 비밀은 바로 구멍! 비행기 창문은 세 개의 투명 아크릴 판이 겹쳐져 있는 것으로, 이 중 중간에 있는 판 아래쪽에 ‘브리더 홀(Breather Hole)’이라는 작은 구멍들이 뚫려있다.


*왜 유리가 아닌 아크릴? 아크릴은 유리보다 가볍고, 유연성도 더 큼. 따라서 비행기 내외부의 압력차를 더 잘 버틸 수 있음


브리더 홀은 말 그대로 숨 구멍. 비행기 내부와 외부의 공기를 미세하게 순환시켜 두 공간의 온도 차를 줄여 습기가 생기는 것을 방지한다. 또한 기압 차도 줄여주어 좀 더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단, 조종석 창문은 좀 더 특별하게 이를 방지한다. 브리더 홀을 내는 대신 창문 안쪽에 초박막 전도체를 입혀 전기가 흐르게 해 온도를 유지하고 서리나 성에가 끼지 않도록 하고 있다.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 들리는 친근한 멘트, "휴대폰을 비행기 모드로 변경해 주시기 바랍니다." 처음 비행기를 탔을 때는 비행기가 뜨기 전에 얼른 비행기 모드로 바꾸지 않으면 세상이 큰일 나는 줄 알았다. 마치 내 핸드폰이 당장이라도 전자 교류를 방해해 조종사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젠 가끔 이상한 욕망이 올라온다. ‘비행기 모드 안 하면 어떻게 되지? 한…번 살짝 바꿔봐?’. 과연 어떻게 될까? 내 핸드폰과 비행기의 운명은?


A: 일단 비행기 모드의 역할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비행기 모드는 ON 할 경우 전파 신호가 차단되어 데이터는 물론 GPS와 블루투스, 전화, 메시지 등을 포함한 스마트폰의 모든 통신 기능이 꺼지는 기능이다.


ㅡ정답! 저 왜 비행기 모드 해야 하는지 알아요. 비행기 오작동을 염려해서죠?


놉! 그렇진 않다. 예전에 ‘휴대폰 사용은 비행기의 심각한 오작동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사실 근거가 없는 얘기다. 휴대폰 사용을 지양하고 비행기 모드를 권장하는 이유는 휴대폰 사용에 따른 전파가 잡음을 발생시켜 조종사와 지상의 무선 교신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어서이다.  


휴대폰 사용이 당장에 치명적이진 않더라도 위험한 순간, 중요한 교신에 잡음을 일으킨다면 그만큼 위험한 것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기장들은 “상당수의 비행기 사고가 이러한 ‘교신 장애’로 인해 발생한다”라며 승객들에게 비행기 모드 설정을 권하고 있다.



가끔 인터넷에 기내 난동 영상이 올라온 것을 본 적이 있다. ‘대체 술을 얼마나 먹을 수 있게 하길래 저렇게나 취해서 난동을 부리는 걸까?’


내가 출장 차 비즈니스 클래스에 탑승했을 때도, 술을 권하는 승무원은 많았지만 딱히 음주량에 제한을 두는 승무원은 없었다. 기내에는 음주량 제한 기준이 있긴 한 걸까? 있다면 어느 정도까지 허용되는 걸까?


A: 공식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주류 제공 기준은 ‘최대 3회’까지다. 그러나 1회 제공만으로도 승무원이 보기에 ‘술이 취한 느낌이 든다!’ 싶으면 가차 없이 제공을 중단할 수도 있다.


승무원들이 그냥 술을 제공하는 것 같지만, 주기적으로 술을 마신 사람들을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또한, 기내는 지상에서보다 알코올 흡수가 빠른 환경이기 때문에 자신의 주량을 믿고 마시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다.



어렸을 적, 누군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너 비행기에서 똥 싸묜 그거 어디로 가는 줄 아냥?”, “아니?”. 돌아오는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똥을 하늘 위에서 다 버린다!! 그때그때 하늘에서 떨어뜨리면 내려오는 과정에서 다 분해되어 버린대ㅋㅋㅋㅋ”


충격적이었던 그날의 대화. 난 당연히 믿지 않았다. 뭔가 좀 더 엘레강스하고 과학적인(?) 무언가를 분명 준비해 놓았을 거라 생각하며 안심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 아직까지도 묘한 마음에 화장실을 이용할 때마다 변기를 빤히 쳐다본다. ‘대체 뭘까? 정체가 뭐니?’


A: 진짜 하늘 위에서 버리는 걸까? 혹시나 동공 지진을 일으킨 사람이라면 안심해도 된다. 비행기 내에는 배설물을 저장하는 별도의 저장소 석션 탱크(Suction Tank) 혹은 Waste Tank라는 곳이 있다.


이 거대한 저장소는 비행기 내부와 외부의 압력 차이를 이용해 엄청난 흡입력으로 배설물을 빨아들여 바로 저장한다. 저장소의 위치는 기종마다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은 비행기 전방 또는 후방 화물칸 쪽에 위치해 있다.


ㅡ저장소는 얼마나 저장할 수 있나요?


물리적인 공간이다 보니 역시 저장하는 양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저장소는 하나 당 약 78L의 배설물을 보관할 수 있다. 평균 사용 개수를 다 따져보면 400L가 넘는 양의 배설물을 담을 수 있다. 채우고 넘치게 하고 싶어도 불가능할 만큼의 저장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모아진 배설물은 비행기가 착륙하면 항공기 아래쪽에 위치한 정화 구멍을 통해서 정화조 트럭으로 옮겨지고, 비행기는 다시금 깨끗이 세척돼 가벼운 마음으로(?) 새로운 비행을 준비한다.


이건 여담이지만, 가끔… 아주 가끔은… 비행기 아래쪽 밸브가 잘 안 채워져 활주로 바닥에 배설물이 쏟아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아냐, 사실이 아닐 거야)


ㅡ그럼 하늘 위로 뿌린다는 건 말도 안 되는 농담이었네요!!


정확히 말하자면, ‘배설물’이 뿌려지는 경우는 없다는 것. 기내에서 사용한 물(세면대 물, 갤리에서 음식을 사용하며 버린 물) 같은 경우는 비행 중 밖으로 그대로 방출된다. 미세하게 분출되는 물은 하늘 위에서 결빙이 되어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이렇게 알아 본, 비행기에 대한 궁금증 6가지


평소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비행기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나니, 앞으로 비행기를 타면 다른 것들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져만 갈 것 같다. 하나씩 쌓고 쌓아 다음에는 더 다양한 궁금증들을 들고 찾아오도록 하겠다.


안녕!



에디터들의 real한 국내 호텔 리뷰들을 보고 싶다면?



매거진의 이전글 무심코 지나쳤던 활주로,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