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하는 동네형, 자유리
커뮤니티를 꿈꾸는 두 친구가 찾아왔어.
8년 전, 나에게서 수업을 들었던 한 친구가
소개해줬다고 하더라.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날 기억해준 것만으로도
참 고마운 일이었어
두 친구의 눈을 보는 순간 느꼈지
“이 사람들은 사람을 살려내고 말겠구나”
그 순하고 투명한 눈빛 안에 8년 전의 내 모습도 함께 비쳤다.
그래서 생각했어
오늘이라는 시간이, 참 귀하구나.
그리고 마음속에서 작게 외쳤어
“이 시간을 정말 잘 보내야겠다.”
친구가 내게 물었어.
“어떻게 8년 동안 커뮤니티를 하셨어요?
그 속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였나요?”
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 이렇게 말했지.
“어떤 순간이 와도, 이 일을
해가는 당신이 잘 되어야 해요.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 너무 아름다워요.
하지만 잊지 말아요.
take care of yourself.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야 해요.
당신이 돈도 잘 벌고, 삶도 잘 되는 것이
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건 마치 8년 전의 나에게 말하듯
진심을 담아 건넨 대답이었어.
그 말을 들은 친구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고
나 역시 순간 울컥하더라.
첫 만남부터 이렇게 연결되는 마음이라니.
친구는 계속 물었어.
“저는 부족한 게 많아요.
대학원을 가야 더 잘 전달할 수 있을까요?”
“지금 대학원 생각의 목적이,
사람을 돕고 전달하기 위함이 맞죠?”
“네, 맞아요.”
“그렇다면… 저는 그 목적이라면
대학원을 안 갈 것 같아요.”
“왜요?”
“고객에게 다가가고 싶다면
고객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해요.
책상 앞에서 공부하면 마음은 편해지지만
그게 실전을 이겨내게 하진 않잖아요.
마음의 안정이 목표라면 괜찮지만,
‘전달력’의 본질은 현장에서 생겨요.”
그리고 말했지.
“저라면 대학원 비용으로
제 스스로의 유학을 떠나겠어요.
유학은 꼭 해외가 아니에요.
딱 한 사람,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을 찾고
그 사람을 깊게 파볼 거예요.
그가 걸어온 길, 동네, 사람들, 발자취, 질문까지.
거의 변태처럼요.
그 사람의 생을 역추적하는 거예요.”
나는 진짜 이렇게 믿어.
숏폼 시대라고 해서 삶까지 숏폼이면 안돼.
삶은 레이어야.
겹겹이 쌓이고 숙성되며 깊어지는 거지.
그 레이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깊이는 절대 만들어지지 않아.
만약 내가 8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가장 먼저 할 선택은 이것.
멋진 선배의 뒷걸음을
디깅하는 것.
그리고 가진 돈을
모두 그곳에 올인하는 것.
#노희영=?
노희영이 0마켓을 오리온에 엑싯하던 때 이야기를 들었지?
대기업은 정보를 빼가고, 제안가격도 무시했다고 해.
그때 그녀는 이렇게 말했대.
“그럼 제껀 안 팔게요. 투자자 것만 주세요.
돈 안 받아도 됩니다.
대신 제가 오리온에 들어가
월급받으며 일할게요.”
그 말을 들은 공동투자자들은 미안해했다지만
노희영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지.
“미안해 말아요.
저는 더 큰 세상으로 갑니다.
이건 일종의 수업료예요.”
정말 멋지지 않아?
그리고 그 장면은 디깅의
핵심 전제를 알려줘.
그것은 바로 자기결정권.
요즘은 추천 알고리즘이 우리의 선택을 대신해.
취향이라는 이름으로 좁혀지고, 길이 정해져.
브랜딩을 하고, 사업을 꿈꾼다면
우린 그 틀을 깨야만 해.
그래서 나는 친구에게 계속해서 말했어.
“자기결정권을 회복하려면
작은 선택부터 시작해야 해요.
낯선 곳에 가보는 것,
멀리 떠나보는 경험,
내 공간을 꾸며보는 힘.
이런 작은 선택이 디깅의 출발이에요.
대학원은 누군가의 빅데이터에
다시 들어가는 길일지도 몰라요.
저는 지금 시대라면 스스로의 발로 떠나는
선택을 택할 것 같아요.”
3시간의 대화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마음이 오래 따뜻하게 남았어.
순수한 꿈.
그리고 현실의 돈.
그 두 축 사이를 흔들리며
우리 모두 살아가겠지.
친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조심스레 이 말을 남기고 싶어.
take care of yourself.
타인을 돕기 전,
나를 먼저 돌봐주는 선택이
결국 더 넓은 세상으로 데려다줄테니까.
아래 링크에
그 날의 대화내용의 일부를
녹음 파일로 공유하고 있어
정기적인 글로
더 깊이 있게 소통하고 싶다면
뉴스레터를 추천해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41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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