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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때

by 라엘북스


추석 연휴의 첫 시작날이다.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고향으로 움직인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은 무슨 의미일까?

또 아내는 남편의 가족을, 남편은 아내의 가족을 만나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가족의 수많큼 가족의 관계도 각양각색이다.


처가에 와서 가장 처음 한 것은 처남들과의 러닝이다. 러닝으로 바라보는 한 도시의 얼굴은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지금까지는 차가 달리는 속도로만, 그리고 멈춰 서있던 정지의 속도로만 보았다면, 내가 달리는 속도로 보는 도시의 색채는 더 다채롭다.



10km를 달리기로 약속하고 러닝을 시작한다. 10k 거리의 중압감이 있지만 역시나 한 걸음 한 걸음 달리다보면 도달해있겠지 라는 심정으로 시작한다. 고만하기 보다 우선 시작하고 고민하는 편이 좋다.


살짝 젖어 있는 노면에 발을 디딜 때마다 물방울이 튀어 러닝화가 젖어갈 무렵, 이제 그만 멈출까하는 마음이 찾아온다.


발을 떼고, 그 다음 발을 앞으로 옮기는 일을 반복하는 지루한 과정. 어떤 의미가 있을까?그로부터 얻어지는 효과를 말해도 되지만, 그냥 그 행위가 주는 성스러운 의식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가족도 어떤 결과로서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관계 자체가 이미 의미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 추석 연휴가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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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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