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은 Social Insurance Number의 약자로, 사회보장번호 즉, 우리나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 같은 것이다. 이게 있어야 은행 계좌도 만들 수 있다. 뭔지 몰라서 만들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이것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데려가 줘서 얼떨결에 만들게 됐다.
본인이 사는 곳 관할 서비스 센터로 가면 되는데, 내가 갔던 곳은 Calgary Royal Vista Service Canada Centre였다. 항상 사람이 많아서 대기가 길다고 했는데, 운 좋게도 내 앞에 딱 한 명 있어서 나는 금방 처리 할 수 있었다.
준비물은 여권과 비자/워크퍼밋 정도만 있으면 된다. 주니어는 만들 필요 없다고 해서 내 거만 만들었다. 서류라고 부르기엔 좀 거창해 보이는 작은 종이 쪼가리에 이름, 주소, 전화번호, (왜인지) 엄마/아빠의 이름을 적으라고 한다. 순서가 되어 호출하면, 여권과 함께 제출하면 된다. 직원이 서류를 받아 처리하는 동안 코팅된 약관 같은 걸 읽어보라고 준다. 대충 읽어보고 약관을 반납하면서 이해했다고 하면 오래지 않아 A4용지를 하나 출력해서 주는데, 거기에 SIN 번호가 적혀있다. 이 종이를 잘 보관하거나 번호를 잘 보관하면 된다. 주민등록번호 같은 거라 타인에게 함부로 알려주거나 노출되면 안 된다고 한다.
종이를 받아들고 나오려는데 내 뒤로 엄청나게 길어진 줄이 보여서 깜짝 놀랐다. 조금만 늦게 왔어도 저 줄에 서있었겠구나. 아무튼 SIN 번호 발급은 생각보다 간단하게 이루어졌다. 이 번호는 지금까지 은행 계좌 만들면서 딱 한 번 사용했다. 어떤 은행은 요구하지 않는다고도 하는데, 나는 직원이 콕 집어서 SIN 번호를 알려 달라고 했기에 미리 만들어두길 잘했다 싶었다. 근데 이 이후로는 딱히 사용처가 없다. 휴대폰이나 헬스케어(캐나다 건강 보험)에 가입할 때도 SIN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언젠가 중요하게 쓸 일이 있겠지?! 근데 오히려 쓸 일이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는 게, A4용지에 출력된 거라 들고 다니기도 뭐하다. 신분 확인 용도로는 운전면허증을 사용하니까 그냥 SIN 번호는 메모장 같은데에 저장해 놓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