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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 교환 및 헬스케어 신청하기

by 이직요정

헬스케어는 캐나다 건강보험인데, 워홀로 온 나도 가입이 가능한 건 줄 몰랐다. 주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있는 앨버타(Alberta) 주는 유효한 비자만 있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이걸 꼭 신청해야 하는 게, 헬스케어가 있으면 병원비가 무료 혹은 아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치과는 예외). 발급되는 데 2주 이상이 소요되니 미리 신청해두는 게 좋다. 운전면허도 비슷한 시간이 소요되지만 신청 당일 현장에서 종이로 된 임시 면허를 주기 때문에 운전은 바로 할 수 있다.


두 업무는 주거지 관할 Registry에서 같이 처리할 수 있는데, 나는 애초에 헬스케어가 뭔지도 몰라서 운전면허랑 같이 신청하지 못했다. 이것도 친구가 가입했냐고 물어봐서 얘기하다 보니 알게 된 부분. 정말 대책 없이 캐나다에 왔구나 싶어서 머쓱했다. 집에서 가깝지도 않은데 두 번이나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비효율이라니. 그래도 그나마 헬스케어 신청할 때는 친구가 근처 가는 길에 태워다 줘서 편히 다녀올 수 있었다. 고맙다, 친구.


신청 준비물운전면허의 경우, 기존 한국 운전면허증(영문), 운전 경력증명서(영문), 여권, 비자, 거주지 증명 가능 서류다.


한국에서 쓰던 운전면허증은 가져가서 돌려주지 않는데, 나중에 필요하면 한국에 돌아가서 캐나다 운전면허와 다시 바꾸면 된다고 한다. 이해한 바로는 가져간 내 운전면허증은 한국으로 보내는 모양이다. 뭔가 신기했다. 잘가.


운전면허를 갱신한 적이 있다면 운전 경력증명서가 꼭 필요하다. 인터넷에서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다. 나는 프린터가 없어서 일단 핸드폰에 파일로만 다운로드해서 가져갔었는데, 현장에서 바로 직원 메일로 보내도 된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거주지 증명 가능 서류에는 집 계약서은행에서 발급해 주는 주소 증명 서류가 있다.

현장에서 직원이 주는 신청 서식을 작성해서 추가로 제출하고 나면 운전면허에 들어갈 사진을 즉석에서 찍어준다. 면허증에는 사진이 흑백으로 들어가는 데 꼭 머그샷 같이 나왔다. 특이한 점은 키, 몸무게, 눈 색깔, 머리 색깔이 면허증에 함께 나온다는 것이다. 거기에서 따로 재거나 확인하는 건 아니고 그냥 직원이 물어보면 대답하면 된다. 키랑 몸무게 조금씩 줄여서 말했는데 요즘 살 빠져서 몸무게는 거의 비슷해졌다. 후후.


헬스케어는 주니어 것도 함께 신청했는데, 여권, 비자, 거주지 증명 가능 서류만 있으면 된다. 신청서는 가족이면 하나의 서식에 가족 구성원 정보를 이어서 쓰면 된다고 직원이 설명해 주는 대로 잘 작성해서 냈다. 운전면허 신청보다 간단하게 끝난다. 나는 운전면허를 받고 나서도 한참 뒤에야 헬스케어를 신청한 거라 거주지 증명 가능 서류로 캐나다 운전면허증을 내도 괜찮았다.

두 개 모두 신청하고 나면 2주 후에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고 안내해 준다. 운전면허는 정말 딱 2주 만에 받았는데, 헬스케어는 갑작스러운 캐나다 포스트(우체국)의 파업으로 인해 한 달여 만에야 받을 수 있었다. 뭐, 어차피 잘 아프지도 않는 체질이지만 다행히 그동안 병원 갈 일도 없어서 크게 상관없었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우편물은 꽤나 반가웠는데, 상상과는 다르게 헬스케어 카드가 얇디얇은 종이여서 좀 당황스러웠다. 친구는 테이프로 감아서 가지고 다닌다는데, 나는 마음 같아선 코팅을 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으므로 비닐에 곱게 싸서 카드지갑에 넣었다. 마음 한구석이 든든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캐나다에 있는 동안 쓸 일이 없는 게 제일 좋겠다.


여담 1. 캐나다 우체국 파업으로 인해 10월 초, 캐나다로 오기 직전에 부쳤던 내 선편 택배는 4개월이 지나서야 받을 수 있었다. 뭘 보냈었는지 기억도 안나서 선물 뜯는 기분이었다.


여담 2. 주니어 학교에 갔다가 친해진 중국인 엄마가 있는데, 나보고 운전면허는 땄냐고 물어봐서 교환했다고 대답했는데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한국 면허증을 내고 캐나다 면허증으로 바꿔 받았다고 다시 대답했더니 깜짝 놀라면서, 중국인은 그렇게 안 해주고 캐나다에서 시험 봐서 면허를 다시 따야 하는데, 너무 좋겠다면서 부러워했다. 한국인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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