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 처음으로 마음이 돌아서는 소리를 들어버렸다 사람이 떠나간다는 것은 꽃이 지는 일과는 다르다
잘하고 싶은 간절함과 나를 증명하고 싶은 집념 이것이 아니면 안 된다는 고집 이런 마음들이 자꾸만 나를 조급함에 이르게 한다
현실을 살아가면서 동시에 마음이 바라는 길로 걸음을 옮기는 일은 너무나도 고된 일이었다 알 수 없는 권태와 회의가 찾아와 가슴이 뻐근하고 마음이 어수선하고 무기력해지는 날들이 꽤 오래 지속됐다 우리들은 태생적으로 회의와 허무를 갱신하며 살아가는 존재일까
의욕을 상실하여 좀처럼 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망설임에 사로잡혀 길을 잃어버렸다 다시 길을 찾을 수 있으려나
다정하지 않은 삼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