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순간을 포착해서 만들어냈던 습작
'Before the rain'
아침부터 하늘은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내내 그 얼굴, 비가 떨어지길 그렇게도 바랬건만, 더 이상 하늘은 얼굴색을 바꾸지 않았다.
오페라가 시작되려면 단 30분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아침부터 그 얼굴인 하늘을 보며 여자는 비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조금이나마 자신의 목소리가 크게 들릴 수 있도록 카르멘 주연 선발 오디션에서 떨어진 이후 여자에게 출연 제의를 해오는 사람은 없었다.
오페라 가수로서 메조소프라노는 참 가여운 존재였다. 작품의 주연 대부분은 리리카 소프라노였다. 인류가 집단을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음악은 존재해 왔고, 클래식은 음악을 가르는 영역 중 가장 길고 넓은 영역을 차지해 왔으나, 그 오래된 역사 속에서 메조소프라노를 주연으로 올리는 오페라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중에서도 지금 상연할 수 있는 작품은 실질적으로 ‘카르멘’ 밖에 없었다.
리리카 소프라노의 자리를 버리고 메조소프라노의 길을 선택하면서 폭이 좁아진 건 사실이었다. 주변의 사람들은 그녀에게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말해오곤 했지만, 속 모르는 소리였다. 사실은 버린 것이 아니라 버림받은 것이다. 목에서 피가 나도록 연습을 해도 어느 정도를 벗어날 수가 없었다. 열정만으로 모든 것을 다 덮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열정만으로 안 되는 것은 얼마든지 많았다. 노력이 전부라는 말은 단지 허울일 뿐이다. 허나 이 것이 허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단지 그에 굴복한 자들이 자신에게 조차 부끄러워 굴복하고 포기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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