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와락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름 Aug 14. 2020

와락

내 삶에 와락 !  덕질 프롤로그

내가 사랑하는 빅피쉬


누구에게나 삶을 흔들어 놓는 '와락'의 순간이 있다.


와락이란 '어떤 감정이나 생각 따위가 갑자기 솟구치거나 떠오르는 모양'을 뜻하는 부사.

운명처럼 다가오는 순간들을 한 마디로 수식하기 좋은 부사.


이 순간들은 삶을 어떻게 흔들어 놓을지 모른다.

그 순간이 그저 스쳐갈 수도 있지만 마음속 깊이 자리 잡는다면

내 삶을 색다른 방향으로 이끌기도 한다.


나는 이 와락의 순간들을 만난 후 '덕질'과 줄곧 이어져왔다.

 '덕질'이라고 일컫는 그 행위와 문화는

삶의 지표가 되기도 타인의 영감이 되기도 하며 널리 퍼져나간다.




나는 내 삶을 변화시킨 그 와락의 순간들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나의 마음속 불씨가 글을 타고 또 누군가에게 날아가 타오르기를 바라며.


앞으로 업로드될 콘텐츠들의 장르는 굉장히 다양하기에

한편으로는 작가의 취향에 의문을 품게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내가 빠졌다는데!


오늘은 프롤로그 겸, 개인적 덕질에 대해 조금은 밝히고 시작하고자 한다.

처음 시작은 아이돌이었다.

걸그룹 보이그룹과 명곡들이 쏟아져 나왔던 2008-2009년

사춘기를 지나고 있던 나는 저절로 한 아이돌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같은 팬덤이라는 그 이유만으로도 친구가 되던 때였으니까.

그렇게 어찌어찌 떠밀려 시작한 듯 하나 점점 진심이 담기기 시작했다.

가슴속이 간질간질하다는 느낌을 이때 처음 느꼈던 것 같다.


팬카페에 가입을 하고 친구를 사귀고 학교에서도 하루 종일 그 얘기만 하고

앨범을 사고 음악방송을 본방 사수하며 점점 내 삶에 스며들었다.

본래 가진 성향 자체가 잔잔하기에 난 이런 내 모습이 낯설기도 했다.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장작을 퍼주어 활활 불타올랐다.


처음으로 갔던 드림콘서트에서 같은 팬덤의 사람들과

이쑤시개보다도 작게 보이는 내 가수를 보며 함께 노래하던 그 경험은

지금까지도 인상 깊게 남아있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가슴이 뛰고 벅차고

눈물이 같은 기분을 느낄 때마다 순간이 함께 떠오른다.


이 감정을 느껴볼 수 있다는 건 참으로도 행운이다.


-


이렇게 감정의 포문을 넓게 넓게 열어놓고 난 후로

내 마음속엔 더욱 많은 것이 와락 밀려들었는데,


그래 또 새로운 아이돌을 찾게 되었다.

아마 이때부터 최애가 쌓여온 것 아닐까 싶다.

또다시 친구들과 노래를 들으며 함께 전율하고

전 날 본 방송 이야기를 하고, 읽은 글들에 대해 토론하고

굿즈를 받으러 곳곳을 돌아다니며 나는 그 순간만큼 극 E(외향형)이 되어갔다.

(난 사실 원래 극도로 내향적인 성격이었다...INFP,,,)


그와 동시에 인터넷 세상에도 깊이 빠지게 되었다.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덕질을 하고 2차 창작물들을 소비하며

24시간을 그 아이돌로 채워나갔다.

그렇게 마음을 키워나가던 중, 최애였던 외국인 멤버의 언어를 말 그대로

이해하고 싶다는 일념 하에 언어 공부를 시작했고 그와 관련된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누가 들으면 참 한심한 이유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덕질은 이렇게 시작하여 내 삶을 이롭게 해 주었다.

그리고 내 좁았던 세상을 점점 넓혀주었다.

어찌 보면 중요한 결단이 필요했던 삶의 순간들에 파고들어 핸들을 조금씩 틀어준 것이다.

현재 대학교에서도 그 언어를 놓지 않고 복수전공으로 하고 있기에

이따금 그 당시의 열정을 복기하며 학구열 또한 불태우곤 한다.


-


고등학교에 진학해선 사실 공부하기 바빠 이전만큼의 열정을 보이긴 힘들었다.

그렇다고 내 마음속이 3년 내내 잔잔했던 건 아니다.

가끔은 다큐멘터리, 영화, 드라마에 깊게 감명받아 펑펑 울고 웃다가

문득 나도 이러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태껏 쌓여온 시간 속에서, 어쨌든 본 게 많아서 그런지

툴도 금방 다룰 수 있게 되었고 플랫폼의 특성들도 다수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 당연스레 미디어를 배우는 과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나 보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요즘은 이때만큼의 확신이 서질 않는다.)


그때 봤던 콘텐츠 중 인상 깊었던 걸 떠올려보면

응답하라 1988, 시그널, 달의 연인, 세계테마기행,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등...

이외에도 웹툰도 참 많이 봤던 것 같다.

매일 숙제하랴 팀플하랴 대회 준비하랴 바빴는데

본방사수도 어찌 그리 열심히 했는지, 이게 다 콘텐츠 과를 가기 위한 준비(?)다 하며 봤나 보다.


-


그렇게 콘텐츠 속에서 헤엄치다가 나는 결국 관련 과 진학에 성공했고

현재는 영화 속에 푹 빠져있다.

상업영화 독립영화 가릴 것 없이,

왜냐 우연히 본 작품들이 마음에 확 날아와 꽂히는 경우도 많았기에.

나는 배우 한 명에 꽂히면 그 사람의 작품이 나와 안 맞아 보여도 무조건 본다.

그냥 나는 그 연기가 궁금한거니까, 참고 본다. 

그러면 점점 볼 수 있는 장르의 스펙트럼이 넓어진다. 그렇게 또 내 세상이 한 뼘 넓어진다.









그래 덕후는 다시 본래 인생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아까도 말했듯 그저 최애는 쌓여가는 거니까.

그렇게 내 마음에 와락 안긴 배우와 작품들이 차차 늘어나고

응원하는 마음 또한 점점 부풀어, 내 미래를 흔들어 놓으려 한다.

앞으로 나의 길이 또 어디로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또 수많은 '와락'의 순간들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기대된다.


-


앞으로 쓰여나갈 콘텐츠들을 통해

누군가도 그 순간을 만끽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새로운 영감이 되어 많은 이들이 두근거림을 느끼기를 바라며 첫 발걸음을 떼어본다.

부디 부지런히 나아가라 (나 자신에게 하는 당부)


프롤로그 마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