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 다다미방이 있는 스타벅스가 생긴다
2017년 6월 30일, 교토 니넨자카에 오픈 예정
새로운 스타일의 스타벅스가 2017년 6월 30일, 교토에 문을 연다. 다다미방을 갖춘 스타벅스다. 장소는 관광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니넨자카. 교토에 있던 일본식 가옥을 리노베이션 해서, 2층에 다다미방 3개를 갖췄다.
... 그러니까, 차를 마시듯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스타벅스가 탄생했다.
다다미 스타벅스, 문에는 스타벅스 마크 노포가 걸려있다안믿겠지만 한때 스타벅스 재팬은 해외 진출 실패 사례로 이야기되곤 했었다. 1995년 일본에 가게를 내기 시작한 지 7년 만에, 큰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당시 적자는 4억 5천4백만 엔. 스타벅스 코리아는 꽤 성공적으로 안착했던 터라 더 비교가 됐다.
물론 한국과 일본은 다르다. 일본은 보수적인 나라다. 오죽하면 커피를 보급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커피맛 과자를 먼저 팔았다는 이야기까지 있을까. 반면 한번 받아들인 것은 일본화시키고, 오래 끌어안는다. 덕분에 일본 커피 문화와 커피 전문점은 상당한 수준을 자랑한다.
1층에 들어가면 보이는 주문 데스크
2층에 있는 다다미방 3군데 중 하나의 다다미방그런 나라가 스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혹시 이미 만들어진 '스타벅스'를 강요했기 때문은 아닐까? 이유는 잘 모르지만, 그때 이후 스벅 재팬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다른 곳에 없는 일본 스타벅스만의 제품과 문화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덕분에 2014년에는 영업이익이 109억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2015년에는 20년 만에 일본 전역으로 매장을 확장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스타벅스 재팬은 친숙하면서도 재미있는, 꽤 독특한 커피 전문점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가게 바닥 역시 일본식 흙바닥으로 만들었다
리노베이션 이전의 원래 가게 모습. 외관을 거의 바꾸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서울과 서귀포 스타벅스가 거의 비슷하다면, 일본에서는 이런 다다미 스타벅스 같은 매장을 슬그머니 계속 만들었다. 예쁘면서도 서로 다른 독특한 컨셉을 가진.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한정판들도 매년 10개 넘게 내놓는다. CHAYA라는 일본 전통차를 마실 수 있는 새로운 스타벅스 브랜드도 만들었다.
이쯤 되면 어린 아이들은 스타벅스를 일본 브랜드라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웬만한 다른 일본 커피 전문점보다 더 일본스러워졌으니까.
교토 2017 한정판 상품, 물론 음료도 있...네이버후드 스토어나 스타벅스 이브닝처럼 동네 골목에 살짝 숨어있는, 또는 와인(!)을 파는 가게도 생겼다. 이런 독특한 스타벅스를 찾아 일본 여행을 사람들도 생겼다. 스타벅스가 MUJI도 아닌데 마치 MUJI인양, 사람들에게 이것도 즐겨보고 저것도 즐겨보라고 말한다. 삶의 작은 즐거움이 되어준다. 거참, 재주도 좋다.
며칠 전 한 일본인이, 한국에 불고 있는 독립 서점 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사를 읽었다. 그런 힘이 앞으로, 여기저기에 퍼져나가면 좋겠다. 남들과 똑같은 것이 아닌 내 스타일을 가지고 싶다는 마음. 그 마음을 기업이라고 해서 가지지 못할 이유는 없으니까. 당장 일본 스타벅스만 해도, 이만큼 해내고 있으니까.
솔직히 '마음이 없는' 레디메이드인 것들에게, 이젠 너무 질려버렸으니까.
* 스타벅스 교토에 대한 정보는 아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일본어)
http://www.starbucks.co.jp/geography/kyoto/
* 교토에 있는 다다미 스타벅스(スターバックス コーヒー 京都二寧坂ヤサカ茶屋店) 매장 위치(京都市東山区高台寺南門通下河原東入桝屋町349番地)는 아래 구글맵에서 확인할 수 있다.... 라지만, 그냥 니넨 자카를 찾아가면 될 것 같다. 청수사에서 산넨자카를 지나면 바로 니넨자카다. 참고로 여기에 있는 가게들은 항상 사람이 많은 편이다. 특히 중국 관광객들이 몰릴 때는 미치도록 많다. 영업시간은 오전 8시에 저녁 8시까지. 기온이랑 가까우니 기온 쪽이 숙소인 사람들은 시간 날 때 들려봐도 좋겠다.
* 사진 출처는 스타벅스 재팬 보도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