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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화 Aug 11. 2024

金粉世家 | 금분세가(1화. 2)

张恨水 | 장한수

第一回

陌上闲游坠鞭惊素女

阶前小谑策杖戏娇嬛


제1화

동서 쪽 길에서 한가로이 말 타고 있는데 한 여인에 마음이 빼앗기고

계단 앞에서 노닐고 지팡이를 짚으며 아리따운 여인의 관심을 가져보려 하네


这里正是两三丈*宽的大道,两旁的柳树,垂着长条,直披到人身上马背上来。燕西跑马跑得正有些热,柳树底下吹来一两阵东风,带些清香,吹到脸上,不由得浑身爽快一阵。他们的马,正是在下风头走,清香之间,又觉得上风头时有一阵兰麝香送来。燕西在马背上目睹陌头*春色,就不住领略这种香味。

두 세장* 너비의 큰 대로, 길 양쪽엔 버드나무가 심어져 있어 나뭇가지가 하늘거리며 축 늘어져 말 타는 사람의 어깨를 살포시 건드렸다. 옌시의 말은 한참 달렸기에 열을 식히느라 버드나무아래 천천히 거닐고 있었고 동풍이 불어오더니 시원하고 청량한 향기가 얼굴을 스치며 온몸의 열기를 식혀주었다. 옌시와 부하들의 말은 바람의 끝자락에서 걷고 있었는데 이 시원한 바람사이로 난사향이 묻어있었다. 말위에 앉아 봄날의 논 옆길 풍경을 보면서도 이 향기에 옌시는 자기도 모르게 끌렸다.


燕西很是奇怪,心想,这倒不像是到了野外,好像是进入了人家梳头室里去了呢。一面骑着马慢慢走,一面在马上出神。第一阵香气,却越发地浓厚了。偶然一回头,只见上风头,一列四辆胶皮车,坐着四个十七八岁的女学生,追了上来。燕西恍然大悟,原来这脂粉浓香,就是她们那里散出来的。

이 향기를 맡자 왠지 어느 여인의 분장실에 들어간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천천히 말 타며 멍 때리고 있는데 그 향기는 점점 짙어져 갔다. 무심코 뒤돌아보니 열일곱 살 되어 보이는 여학생들이 인력거 4대에 앉아 옌시가 있는 쪽으로 오고 있었다. 그제야 향기의 출처를 알게 되었다.


在这一刹那间,四辆胶皮车已经有两三辆跑过马头去。最后一辆,正与燕西的马并排走着。燕西的眼光,不知不觉地就向那边看去。只见那女子挽着如意双髻,髻发里面,盘着一根鹅黄绒绳,越发显得发光可鉴。

그렇게 순식간에 두 세대 인력거가 옌시를 지나치고 마지막 한 대가 옌시와 나란히 달리고 있을 쯤이었다. 옌시의 눈빛은 이미 한 방향에 멈춰 떠나질 않았고 눈길이 향한 곳엔 한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은 양갈래 머리를 여의형상으로 땋아 노란색 깃털로 꾸몄다.


身上穿着一套青色的衣裙,用细条白辨周身来滚了。项脖上披着一条西湖水色的蒙头纱,被风吹得翩翩飞舞。燕西生长金粉丛中,虽然把倚红偎翠的事情看惯了,但是这样素净的装饰,却是百无一有。他不看犹可,这看了之后,不觉得又看了过去。只见那雪白的面孔上,微微放出红色,疏疏的一道黑刘海披到眉尖,配着一双灵活的眼睛,一望而知,是个玉雪聪明女郎。

흰 띠를 두른 청색 원피스를 입고 서호색깔의 베일을 목에 둘렀는데 바람에 날려 하늘거렸다. 옌시는 어릴 때부터 부유한 환경에 자라며 남녀가 풍류를 즐기는 모습은 질릴 정도로 봐왔는데 그중에 이런 청초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안 보면 모르겠지만 한번 보고 나니 계속 보고 싶어졌다. 백옥 같은 피부에 불그스름하게 은은히 퍼졌고, 눈썹까지 자른 검은색 앞머리 아래 빛나는 두 눈을 보면 얼마나 총명한 여인인지 알 수 있었다.


燕西看了又看,又怕人家知觉,把那马催着走快几步,又走慢几步,前前后后,总不让车子离得太远了。车子快快地走,马儿慢慢行,这样左右不离,燕西也忘记到了哪里。前面的车子,因为让汽车过去,忽然停住,后面跟的车子,也都停住了。燕西见人家车子停住,他的马也不知不觉地停住。

혹시라도 눈치챌까 봐 걱정하면서, 여인을 힐끗 보고 또 보면서 말의 속도를 인력거 속도와 맞추며 달렸다. 그렇게 가다 보니 어디까지 따라왔는지도 몰랐다. 때마침, 인력거 앞쪽에서 달리던 차가 다른 차를 피해 잠시 멈추었는데 그 뒤에 달리는 인력거도 멈추고, 옌시의 말도 덩달아 같이 멈추었다.


논 옆길(陌头): 논 옆에 난 길

장(丈): 길이의 단위로 한 장은 약 3미터 되는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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