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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편>나는 왜 활을 쏘는가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 세우기 위해, 나는 오늘도 활을 든다

by 정성현

<13편> 나는 왜 활을 쏘는가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 세우기 위해, 나는 오늘도 활을 든다


화살이 어디로 날아가는지를 보면, 그날의 나를 가장 솔직하게 알 수 있다.

마음이 흔들릴 때, 화살은 언제나 진실을 말한다.

나에게 활쏘기는 과녁을 맞히는 기술이 아니라 흔들리는 마음을 다스리는 길이다.

나는 매일 아침 활을 든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수행도 아니고, 기록을 세우려는 경쟁도 아니다.

그저 나를 바로 세우기 위해 활을 쏠 뿐이다.


■ 활은 목표를 향해 가는 나의 ‘호흡’이다

젖먹이를 돌보듯 활을 들고, 우암정에서 9시부터 12시까지 세 시간 동안 쏜다.

145미터 앞 과녁에 한 번에 다섯 발을 쏜다. 하루에 보통 40~45발을 쏜다.

몸의 상태에 따라 화살은 높이 떠오르기도 하고, 낮게 가라앉기도 한다.

그 순간 나는 안다. 내 몸과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지금 무엇이 흐트러졌는지를. 활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서 있는지, 화살은 그 마음 그대로 날아간다.


■ 관중보다 중요한 것은 중심이다

예전에는 활을 쏘기 전 늘 다짐했다. '오늘은 꼭 맞춰야지'. 하지만 화살은 과녁을 벗어난다.

관중은 단지 결과일 뿐, 활쏘기의 본질은 중심을 세우는 일이다.

나는 이제 과녁을 바라보기보다 나의 ‘중심’을 바라본다.

손의 힘, 어깨의 힘, 호흡의 깊이, 마음의 파동, 조금만 흐트러져도 화살은 금세 과녁을 벗어난다.

과녁을 욕심내는 순간, 화살은 바로 나를 배신한다.

아니, 배신이 아니라 내 마음의 욕심을 그대로 알려주는 것일 뿐이다.


■ 활은 나를 향해 쏘는 것이다.

예전에는 활을 배우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활을 배우는 일은 곧 나를 배우는 일이었다는 것을, 활의 자세를 지키려면 평정심을 지켜야 한다.

평정심을 지키려면 마음의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결국 활쏘기는 내 마음의 거울 앞에 서는 일이다.

화살은 과녁을 향해 날아가지만, 사실은 언제나 나에게 돌아온다.


■ 집중의 깊이를 배우는 일

활쏘기에서 집중력은 모든 것을 결정짓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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