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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있을까

1장. 여자 마흔, 정체성 위기

by 이태우

누구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에 비해 뛰어난 점보다는 부족하고 열등한 점이 쉽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존재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사실 중요하지만, 평소에 그리고 자주 생각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믿고 싶은 모습을 보는 아니라, 실제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다릅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나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 우선입니다. 꾸준히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단계로 접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자신에 대해 글을 써 보는 것이 좋습니다.




글쓰기는 자신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쓰기는 일단 시작하고 그렇게 꾸준히 쓰면, 그리고 그것이 쌓이면 자신이 어떤 생각과 감정 그리고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됩니다. 글을 쓰면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이 정리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길이 보입니다.


글쓰기는 자신이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지 알아갈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취미는 그 사람의 관심사를 직접적으로 알려줍니다. 자신만의 취미에 대해서 써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운동이나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활동적인 것부터, 독서나 명상 등의 정적인 활동 그리고 텃밭 가꾸기, 플라모델 조립 등 다양한 활동들이 있습니다.


글쓰기 수업에 참여한 한 40대 여성은 ‘나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는 주제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그녀는 텃밭 가꾸기가 취미였습니다. 분양받은 첫해에 상추와 고추, 토마토가 풍작이어서 주변 사람에게 나눠주었다고 합니다.


텃밭을 일구는 그 과정도 즐거웠지만, 그것보다 텃밭에서 나온 수확물을 남기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 수확물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과정에서 기쁨을 느꼈던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만의 취미생활을 단순히 활동하는 데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 옮긴다면 그 취미에 대해 갖고 있는 자신의 생각과 의미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여러분의 취미는 무엇입니까? 아침에 가족들을 직장과 학교에 보내고 남는 시간에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아침마다 조깅을 한다면, 오늘은 어떤 경로로 몇 분 정도 뛰었는지 그리고 그때 몸 상태와 컨디션은 어땠는지 짧게라도 써 보면 어떨까요? 어떤 취미든 좋습니다. 그 취미활동에 대해 글을 써 보시길 바랍니다.


또 다른 글쓰기 수업에 참여한 어느 40대 여성은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그 글쓰기 주제는 ‘내가 아끼는 보물’이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임신해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을 글로 쓰면서 아이에 대한 소중함을 가지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다시 느꼈다고 합니다. 현재 그 아이는 열 살이 조금 넘었는데 밝게 생활하며 개구쟁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족은 곁에서 늘 같이 살아가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느끼기가 쉽지 않습니다.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편하게 때로 함부로 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써 보면 아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바뀌게 됩니다. 글쓰기를 통해 아이를 진정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마음을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가식적인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실제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알기 위해서는 글쓰기만한 것이 없습니다. 실제 내 모습을 알아야 사랑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자신의 취미나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자녀에 대해서 써도 좋습니다.


또 요즘 가장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서 쓰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요즘 직장 상사와의 갈등이 있나요? 아니면 추가적인 수입이 필요한데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나요? 아니면 나를 힘들게 만드는 계속되는 통증이 있나요?


그 어떤 것에 대해서든 글로 써 보세요. 일단 글로 쓰기 시작하면 그 대상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그 주제로 꾸준히 쓰면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보게 되며 해결의 실마리도 떠오를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 자신에게 느껴지는 감정에 대해 쓰길 권해드립니다. 불안함, 공허함, 두려움이나 기쁨, 슬픔, 억울함, 즐거움 등 어떤 감정이든 좋습니다. 감정은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알려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에 대해 글을 쓴다면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 대해 알 수 있고, 그렇게 꾸준히 써서 자신을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자신을 사랑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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