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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리매트릭스 Aug 18. 2024

공황장애에 도움이 되었던 루틴들

끌어당김의 법칙 2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


문제는 다시 시작되었다. 실제로 인지교육과 관련된 공부를 하고 여러 루틴을 지켜 오래 유지하면서 신체 증상이나  불안은 간혹 있을지언정 공황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걷혀 일상을 살아가는데 무리가 없는 정도의 상태가 되었다. 나는 내가 100% 공황장애 완치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것에 심취해 있었으며 몰입된 상태였다.
나는 두려움을 넘어서게 되었지만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여 좋아진 부분이 당연시되고 오히려 쉽게 떨어져 나가지 않는 경도의 불안 등에 몰입되어서 완치의 믿음에 금이 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완치를 이루고자 하는 이유가 무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과 함께 완치 이후의 일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증상이 나아졌음에도 나의 모든 루틴은 여전히 거창했고 실패와 성공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수없이 휘둘렸으며 정서적으로 힘들어지곤 했다. 나에게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그 문제는 바로 내가 원하는 것이 정말로 완치 그 자체인지에 대한 의심이 시작점이었다. 그리고 완치자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에 대해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전에는 증상에서 벗어나는 것에만 몰입되어 완치의 과정에만 집중했던 것이다.


나는 처음 완치를 마음먹었을 때로 돌아가 보았다. 내가 처음 완치를 원한 이유는 끝을 알 수 없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나는 그 고통에서 왜 벗어나고 싶었을까? 나는 고통 자체가 두려웠던 것도 있었지만 평범한 일상을 잃어가는 것이 훨씬 더 두려웠다. 자연스럽게 먹고 자고 누리던 사소한 모든 것들을 다시 아무런 의식 없이 행하싶었고 가능하다면 전에 미뤄두기만 하던 것들을 열정적으로 해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결국 내가 원한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닌 그 모든 것들을 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었던 것이다. 공황장애 완치는 그저 타이틀이 필요해 갖다 붙인 이름이었다는 것을 한참이 지난 후에야 깨닫게 되었고 그것이 끌어당김에서 말하는 내가 원하는 것을 명확히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를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처음 끌어당김을 알려고 했을 때 어쩔 수 없이 부를 끌어당기는 콘텐츠를 많이 접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의 나는 우월한 마음으로


'끌어당김의 본질을 모르는 사람들 같은이.. 중요한 것은 내 안에 있는 진짜 나를 만나는 것인데 물질적인 실체에 대한 욕망에만 머물러 있구나...'(맞는 말이지만)


라고 생각하며 그들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곤 하였다.

결국 나 역시 부를 끌어당기는 사람들처럼 편안함만을 끌어당기려던 것이었다는 것을 늦게 알아차리게 된 것이다. 그것 또한 진짜로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돈과 같은 내 욕망의 한 부분임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아래 예뻐지기를 꿈꿨던 소녀를 만나보자.


핵인싸의 삶을 그대로 사는 중


그녀가 해야 할 것


1. 이미 이룬 것처럼 느낄 것(바로 전편에서 이야기했던 것)

상상 속의 날씬한 자신은 결코 많이 먹고 그저 앉아있지 않을 것이므로 그녀는 그에 맞는 선택과 행동을 해야 한다. 운동을 안 해서 뚱뚱하다는 인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시간은 이미 지나갔으며 되돌릴 수 없다. 그녀는 앞으로의 시간을 원하는 모습으로 살기 위해 날씬한 자신이 할법한 선택과 행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2.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

언뜻 보면 순서는 반대가 되어야겠지만 실제 행위자는 절대다수가 1번을 먼저 하게 된다. 이미 원하는 것이 있다고 믿는 상태로 끌어당김을 접하기 때문이다. 내가 공황장애 완치를 원했던 것처럼 말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실체가 있는 그 무엇이나 한 단어로 설명이 되는 것들을 원한다고 쉽게 착각한다.  실체가 있어야 구체화가 쉬워서 그렇고 그것은 본능으로 뇌에 새겨져 있어서 더욱더 그렇게 느낀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이다.

물론 지금 소녀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전제하에 그녀는 위의 예처럼 예뻐지고 싶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에 따른 우울감에 상담을 받을 수도 있고 종교에 의지할 수도 있고 관련된 공부를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녀 스스로 본인이 원하는 것은 예쁜 모습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이 진짜로 원하는 것인지 확인하려면 일단 예뻐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예뻐진 후 혼자서 거울을 보며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고, 이성들에게 관심을 받을 때에만 만족을 느낄 수도 있다. 또는 sns에서 수많은 타인들의 좋아요에 만족할 수도 있다. 결국 모두 다 경험해 본 뒤에 진짜로 원하는 것은 어떠한 외적 조건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것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도 있고 그것이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의 욕구충족 부재로 나타난 모습임을 깨달을 수도 있다. 원한 것이 예뻐지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선택하고 행동하는 과정이 없이는 그것을 알 길이 없다는 것이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모든 깨달음은 그 과정에서 얻어지기 때문이다.


소녀는 예뻐져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다.


한동안 예뻐졌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저 소녀처럼 내가 행했던 모든 것들이 무의미해 보였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그 고난의 반복들은 내가 나를 믿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었고 그것이야 말로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내가 공황장애가 아니었다면 끌어당김을 제대로 이해 못 했을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만 보면 내가 원한 것은 거창할 것이 없었지만 그 거창한 과정이 없었다면 나는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지 못했을 것이고 증상은 좋아졌을지언정 아직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방황하고 있었을 것이다.


어느 누구의 바람도  무언가를 갖게 된 이후가 결승점이 될 수는 없다. 살아 있는 한 이후에도 시간은 흐르기 때문이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은 평범하게 흐르는 일상이며 그 일상을 특별하게 느끼며 사는 것이다. 끌어당김은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었다. 원한다는 것은 어디서 무엇을 소유하며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를 기준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심지어 이런 노력들이 없이 운 좋게 완치가 된다 한들 이전처럼 깊이 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사는 과거의 나 그대로의 삶이라면 아마도 재발이 올 것이 분명하다. 같은 선택은 같은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공황장애는 완치가 없다고 말하는 바로 그 삶인 것이다. 불안이든 우울이든 신경증 환우들은 모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내 안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내가 저항하고 외면했던 모든 것들은 없어지지 않고 내 안에 켜켜이 쌓여 있다가 나에게 병으로 투영되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외부의 어떤 이벤트로 병이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 병이 낫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그 사건이 아니었더라도 이 병은 나를 언제고 찾아왔을 것이다.  답은 내 안에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원하고 있는지 스스로 탐구할 필요가 있다.

흔히 말하는 내 마음의 공부가 필요한 것이다.

바로 이것 나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 끌어당김이  두 번째 가르침이었다. 지금 내 상태는 결국 내가 모르고 있던 내가 끌어당긴 것이다.


난 끌어당김을 깊이 공부하지는 않았다. 흔히 얘기하는 에너지나 파동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지만 내 경험상 이것은 분명히 존재하는 현상이다. 어떤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알 수 있다. 난 희한하게도 이것을 불안하고 힘들 때 느꼈다.


나는 그저 나를 믿고 일상을 살며 증상에 흔들릴지라도 원하는 대로(진짜로 원하는) 지내면 되는 것이었고 모든 해답은 내가 믿고 원하는 것을 하는 그 안에 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겪어온 과정은 해답이 아닌 그 일부였던 것이다.


이때부터는 성공한 나도 실패한 나도 괜찮아진다. 끝끝내 원하는 삶을 살 것을 믿고 있기 때문에 실패나 고통도 그 과정의 일부로 느껴지면서 나는 이제 완치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나에게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진짜 나를 알아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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