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휴가며 복지가 많기는 많은 것 같다.
"둘째 아이 출산축하금이요??

아이는 22년도에 낳았는데 그걸 지금 받을 수 있다고요?"
(1/2급여가 위로받는 순간이었다.)
#. 들어오자마자 복지혜택 누릴 나이
이미 결혼도 하였고 이미 아이도 낳은 내가 지금 공무원이 되어서 들어오자마자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생각보다 몇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육아휴직"부분이다.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첫째에 대하여 육아휴직을 3년(1년 유급, 2년 무급), 둘째에 대한 육아휴직도 총 3년을 쓸 수 있다. 심지어 사기업에서 첫째에 대한 육아휴직은 1년이나 썼음에도 불구하고 상관없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두 번째로는 "가족수당"이다.
이미 배우자가 있고 이미 아이가 둘이나 있기 때문에 배우자(40,000원), 자녀(첫째 자녀 20,000원, 둘째 자녀 60,000원)에 대한 가족수당이 월급에 포함된다.
20대 솔로일 때 들어왔다면 못 받는 부분이다.
세 번째로는 "육아기 단축근무"이다.
총 8시간 근무 중에 2시간은 단축근무를 하여도 급여는 동일하게 받을 수 있다.
9시 to6시가 아니라 9 to4시로 해도 누가 뭐라 못한다는 이야기이다.
네 번째는 부모휴가(연 5일)**, 가족 돌봄 휴가(연 2일 유급)
등등등...
**부모휴가: ④-2. 가족 돌봄 휴가(부모휴가)(단체협약 제40조 제2항 제2호) ❍ 4세(매년 3월 1일 기준) 이하의 자녀를 둔 교육공무직원에게 자녀보육 이 필요한 경우 연 5일의 범위에서 ‘가족 돌봄 휴가(부모휴가)’ 부여
(오~~~~~~~~~~~~~~~ 대단하다! 1/2급여의 빈자리는 바로 이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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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결혼도 하였고 이미 아이도 둘이나 있는 내가 지금 공무원이 된 것은 "오! 시대의 선택 + 장한 선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순진하다)
나는 생각보다 순진한 면모를 가지고 있다.
단축근무가 있으면 뭐 해. 일이 많아서 야근을 하는데ㅠ
(울고 싶어 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어오자마자 이렇게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혜택 중의 혜택이다. 특혜다. 늦게 들어와서 누리는 특혜!
그런데 한편으로 이런 말도 많이 들었다.
"요즘 공무원, 워라밸 안돼. 일은 정~말 많고 돈은 정말 쥐꼬리만큼이잖아. 그래서 요즘 누가 공무원을 해?!"
(백번 천 번 맞는 말이다)
나는 공무원이 야근도 잘 없고 물론 민원스트레스는 있다고 듣긴 했지만 그래도 사기업보다는 좀 낫겠지 싶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순진한 면모를 가지고 있다. 막상 들어와 보니 현실에서는 정~말 워라밸 안되고 돈은 쥐꼬리만큼이었다. 이걸 들어서 알지 못했고 지금 체감해서 알게 된 것이다.
물론, 나는 기술직 공무원이고 워낙 건축직렬이 야근도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야근을 피하려 해도 낮에는 그렇게 출장을 많이 다녔고 저녁시간은 출장 갔다 온 것 보고하고 그다음 일을 해놔야 그다음 날이 순탄하게 돌아갔다.
(모든 공무원이 이런 것은 아니다. 내가 속한 직렬이 그리고 조직이 그리고 구조가 그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단축근무이고 무슨 육아휴직이며 무슨 부모휴가인 것인가.

(걸음아 나살려라 도망가지 않으면 다행이다)
내 몸 하나만 건사한다면 저녁시간 나도 즐겁게 일할 수 있다. 전공서도 좀 봐가면서 맡은 공사에 좀 더 심혈을 기울여서 업체가 실수하지 않게끔 전화도 한번 더 해주고, 발주자 입장에서 전문적인 지식 방출하면서 돈이랑 워라밸을 떠나 그렇게 우아하고 멋있게 공사감독 해보고 싶다. 그런데 이미 결혼을 하였고 이미 아이가 둘인 나는 집에 가면 살림해야 하고 애들 밥 줘야 한다. 현실이다. 일은 적당히 하고 가야지 더 하면 나는 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나이 어린 & 결혼 안 한 신규 직원은 저녁 딱 먹고 저녁시간부터 달려서 맡은 일들을 가지치기하듯, 잡초 풀베어 버리듯 마치 기계처럼 일을 다 쳐내고 집에 간다. 나도 그러고 싶다.
근데 나는 이미 이 일 말고도 주부와 엄마라는 겸업자라 집에 가면 또 일이 있다. 겸업할 에너지를 직장에서 다 쓰고 가면 나는 안 되는 것이다. 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들어오자마자 받는 복지혜택은 너무 좋다. 사기업에서는 한 달에 하나 생기는 연차랑 여름휴가만 바라보고 직장생활을 했는데 공무원 사회에 들어오니 무슨 휴가, 무슨 휴가 하면서 휴가도 훨씬 많고 좋은 복지혜택도 많은 것을 알게 되어 좋기는 좋은 것 같다.
내가 20대쯤 들어와 일이 손이 익었고 날다람쥐 수준의 업무역량을 이미 가지고 있다면 그런 휴가혜택을 골라가면서 쓸 것 같다. 근데 나는 아직 신규이고 다른 데에서 일을 했던 근성은 있지만 그 조직이 이 조직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 조직에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들어오자마자 누릴 수 있는 복지혜택은 너무 좋지만 마음대로 쓰지는 못한다.(결론)
그래도 이 속에서 내 실속 차려보고 싶어서 눈치껏 써보기는 해봤다. 근데 일에 지장이 생기고 꼬여버려서 더 불편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결국 집에가서 노트북 켜놓고 일을 했다. 실속 없게 야근수당도 못받았다.
(앞으로의 결심&목표)
"조금만 더 일을 익혀서 날다람쥐처럼 일을 하지 말고
날다람쥐처럼 휴가 다 써버리자!"
에라 모르겠다. 지금 마음은 그렇다.

(사실은 도망가고 싶지 않다.
1/2급여의 빈자리 가치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