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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xs Mar 03. 2021

진심 궁금

- 결말이 궁금해요

오늘, 평소에 스타벅스에서 하던 다른 삶 엿보기를 오랜만에 했다. 


엿듣기는 본능의 영역인지 모른다. 집중하고 보면 들린다. 코로나 19가 있기 전 이야기다. 키 큰 아저씨와 스포츠머리의 작은 아저씨의 무용담을 듣다가 마지막 결론을 못 듣고 자리를 뜬 적이 있다. 기다리는 사람이 30분이나 늦은 사실을 완전히 잊게 해 줄 만큼 흥미 있는 이야기였다. 나이트에 가서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속세에서 '왕년에 내가'로 시작하는 뻔하고 통속적인 스토리라 신선하거나 의미 있는 건 아니고 절대적으로 궁금한 내용이었다. 그 날밤 그 자리에서 있었던 사건의 결말이 나오려는 그 순간, 지인이 도착했다.


내게 온 사람을 맞이 하는 기쁨보다 궁금함이 더 컸다. 자리를 떠야 하는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고 하마터면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요?"라고 물을 뻔했다. 

요즘도 종종 우연히 000점 스타벅스에 그때 그 자리를 보면 키 큰 아저씨와 작은 아저씨가 나누었던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하다.

나중에 지인에게 이 이야기를 하자. 그때 조금 더 있다가 결론을 듣고 나오지 그랬냐고 한다. 

본인도 궁금하단다. 그럴 걸 그랬다. 정말 그랬어야 하는데.


별일도 아닌 게 후회스럽다. 어디 있나요? 그때 그 아저씨 두 분 찾습니다. 알고 싶습니다. 결말이. 진심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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