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읽는 마음 첫 장을 넘기다.
오늘, 브런치 작가님들과의 첫 정모가 있었다.
마림 작가님, 수목 작가님, 설애 작가님, 담은 작가님, 그리고 볕뉘 작가인 나.
여기에 늘 든든한 응원을 보내주는 수정 언니까지.
여섯 사람이 한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고
서로의 삶을 조심스레 꺼내어 놓았다.
출판사를 시작한 뒤 참 감사하게도 이어진 많은 인연들 가운데서도
오늘의 만남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만 같다.
‘계절을 읽는 마음(가제)’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걸어갈 첫걸음이었으니
그 의미가 더 깊게 다가왔다.
사람은 결국 계절을 닮는다.
꽃이 피는 속도가 다르듯 마음이 피어나는 시점도 서로 다르고,
햇볕이 스미는 방식처럼 슬픔이 따뜻함으로 변하는 속도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
우리가 만들 책은
계절의 형태를 빌려 사람을 말하고,
사람의 생을 통해 계절을 다시 읽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누구의 계절도, 누구의 삶도 틀리지 않음을.
모두가 자기 속도로 피어나고, 흔들리고, 익어가고, 쉬어가는 과정임을 전하는 책이 될것이다.
사랑스럽게 건네는 책이 되면 좋겠다.
오늘의 만남은 그 첫 문장을 함께 맞이하기 위한 시작이었다.
어색함 대신 나긋한 기대가,
조심스러움 대신 서로에 대한 따뜻한 신뢰가
한자리에 은은하게 퍼져 있기를 바랐다.
마치 각자의 계절이 동시에 한 장면에 머물러
서로를 비추는 빛이 된 것처럼.
부디 이 첫 만남이
많은 독자들에게 계절 같은 위로로 닿기를 소망한다.
누군가의 봄이 흔들릴 때 손을 잡아주고,
뜨거운 여름에 지친 마음에 그늘을 드리워주고,
가을의 고독을 따뜻한 빛으로 감싸주고,
겨울의 적막에 조용한 숨결을 건네줄 수 있는 책으로 태어나기를.
그리고 언젠가 완성된 책 한 권이
누군가의 계절을 살포시 건드려
다시 살아갈 힘을 깨워주는 순간이 온다면,
그것만으로 이 여정은 충분히 아름답다.
오늘 함께한 브런치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한다.
책이라는 존재는 참 신기하다.
너와 나를 ‘우리’라는 단어로 품게 하고,
다른 사람의 생을 마주 보게 하는 힘이 있으니.
이 만남이 앞으로 펼쳐질 모든 계절의 시작이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