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비교 중독 사회에서 나만의 속도를 지키는 법
프리랜서로 일하는 나는 결과물을 눈에 보이게 내놓지 못하면 존재감이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함께 시작한 동료들의 성장 소식을 전할 때면, 그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고 정체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남에게 보이는 성취에 매달리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그러나 어느 순간 깨달았다. 사실 ‘함께 시작했던 동료들’은 대부분 이미 이 업계를 떠난 지 오래였다.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학원 업계는 사양산업이 되었고, 몸담고 지역은 집값과 전세가가 높아 신규 유입조차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오래도록 버티는 쪽은 오히려 나였다.
그럼에도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논술학원을 30년 넘게 운영해왔지만,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압박이 늘 마음을 짓눌렀다. 궁여지책으로 찾은 게 시니어 시장이었다. 아니 시니어 시장으로 발을 넓히는 것만이 해결책이라 생각했다.
AI로 디카시 쓰기, 하버드 VTS 이미지 글쓰기, AI로 자기역사 쓰기, 꼬마 작가 되기, 전자책 쓰기 등 배움을 멈추지 않고 영역을 확장해왔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에도 마음속에는 여전히 묵직한 불안이 있었다.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시대의 속도를 따라 잡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은가?”
떠난 사람들과 비교해 뒤처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버티고 있는 사람이 나인데도 마음은 자꾸만 흔들렸다.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책은 내 마음을 정확히 짚어줬다.
책에서 저자는 인간의 본성을 매우 현실적으로 짚어낸다. 책 속 한 문장은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았다.
“타인의 행운은 고통이다.”(p.81)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성공하면 박수도 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괜히 초조해지고 작아진다. 저자는 이를 심리학적으로 “비교병”이라고 부른다.
SNS가 일상이 된 사회에서는 비교가 더는 선택이 아니라 자동 반응이 되어버렸다.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정작 내 삶은 ‘사는 것’이 아니라 ‘비교하며 바라보는 것’으로 변해갔다.
내가 걷는 길을 바라보는 대신, 남이 얼마나 앞섰는지를 계산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는 것이다.
그럴 때 또 하나의 문장이 나를 멈추게 했다.
“나만의 자존감 계측치가 있어야 합니다.”(p.54)
자존감은 거대한 성취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나만의 기준으로 나를 인정하는 순간부터 다시 세워진다. 책에서는 영화 제목을 많이 아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자존감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회가 정한 기준이 아닌 나만의 기준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생각해 보면 나는 이미 여러 성취를 하고 있었다. 글쓰기 수업을 듣는 수강생이 남긴 _“덕분에 다시 쓰고 싶어졌어요”_라는 한 문장.
포기하고 싶었던 날에도 마감을 지켜낸 작은 의지.
떨어져도 다시 지원하는 용기.
그리고 꾸준히 공부하고 시도하는 삶의 태도.
이것들은 화려하지 않지만 나답게 살아온 증거였다. 남에게는 보이지 않았을 뿐, 사라진 적은 한 번도 없었던 나만의 성과물이다.
책은 또한 이렇게 묻는다.
“당신의 방향은 맞는가?”
만약 방향이 맞는다면, 속도가 느린 것은 결코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시계가 있고, 자신의 타이밍이 있다.
그럼에도 남들이 달리는 속도에 맞추려 애쓰며 스스로를 소모시키고 있었다.
타인의 리듬에 맞춰 살다 보면 결국 나를 잃는다는 사실을 자주 잊었다.
비교는 때때로 성장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기준이 ‘남’에게로 옮겨가는 순간, 비교는 더 이상 성장의 힘이 아니다.
그때부터 비교는 나를 지치게 하고, 마음의 여유를 잠식하는 부담으로 변해간다.
이 책은 그런 비교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상황마다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p.112)는 구절처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 태도는 결국 나를 중심에 세우는 일이다.
그래서 기준을 다시 세워보기로 했다.
거창할 필요도 없었다.
오늘 한 걸음 나아갔다면, 그것은 어제의 나보다 분명히 성장한 것이다.
남보다 느리게 가도 괜찮고, 때때로 멈춰 서도 괜찮다고 나를 다독인다.
뒤처진 것이 아니라, 그저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길을 걷고 있을 뿐이라고.
이 책을 읽으며 조급함 대신 ‘방향’을 바라보는 법을 배웠고,
비교 대신 ‘나’를 바라볼 힘을 조금씩 되찾을 수 있었다.
『지식인사이드: 인간관계 편』은 인간관계에 관한 책이지만,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그 경계를 훌쩍 넘어선다.
결국 관계란, 타인을 대하는 기술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
상대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내 리듬을 지키는 일,
보이지 않는 기준에 자신을 끼워 맞추지 않도록 경계를 분명히 하는 일,
남의 기대에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일,
필요할 때는 한 걸음 물러서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일,
그리고 관계의 중심에 타인이 아니라 나를 무심히 놓아두는 일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었다.
타인의 속도에 휘둘리고,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자신을 맞추느라 지쳐 있던 차에 이 문장들을 읽으며 잠시나마 마음을 다스릴 수 있었다.
비교와 소모가 일상이 된 시대에, 자존감과 속도를 지키는 방법을 다시 배우는 일은 무엇보다 소중했다.
어쩌면 이 책을 읽는 동안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나답게 살아가는 삶’을 천천히 되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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