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나의 모습
온라인에서 나는 또 다른 이름으로 살아간다.
현실에서의 나는
누군가의 딸이자 엄마이자, 동료이지만
인터넷 세상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이름을 가진
또 다른 사람이기도 하다.
현실에서는
흔하고 평범한 이름을 달고
가정과 사회 속에서
조용히 살아간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또 다른 세계를 창조하고
나를 다시 만들어 낸다.
아, 물론 나쁜 짓을 하는 것은 아니다.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이런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나는 현실의 나와
온라인의 나 사이에서
누가 이 글을 썼을까?
생각하게 된다.
온라인 속에서 나는
더 친절하고 더 남을 위한다.
엄마라는 이름을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현실의 정신없는 삶보다
조금은 더 나은 내가,
상대를 이해하며 베푼 온라인 속 글에
더 많은 감사를 되돌려 받는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의 나에게
오히려 힘을 주고 용기를 준다.
결국,
이름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보이지 않는 이름이라도,
나는
내 이름을 나쁘게 만들고 싶지 않다.
나는 이름을 통해
내가 살고 싶은 삶을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의 또 다른 이름은
나에게 편한 글을 쓴다.
내 이름은 모두 다르지만,
그 모두가 결국 나를 이루고
내 삶을 만들어 간다.
당신에게 또 다른 이름이 있다면,
그 이름은 어떤 이름일까?
결국 현실이든 가상이든
우리는 모두 이름을 갖고 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