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카카오맵이 2025년 11월 12일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친구위치'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기존에는 최장 6시간까지만 위치를 공유할 수 있었지만, 이번 개편으로 시간제한이 완전히 사라져 무제한 위치 공유가 가능해졌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위치추적 서비스를 본격화한 것인데요, 출시 즉시 편의성이냐 아니면 감시 수단이냐에 대한 뜨거운 찬반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카카오는 당연히 이용자의 동의 없이 친구가 위치를 볼 수 없다며 서비스 악용 가능성은 차단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귀갓길 확인, 어린 자녀 안전 확인, 치매 가족 찾기 등에 유용하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큰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회사에서 외근할 때 위치 공유를 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연인이나 배우자가 요구하면 거절할 수 없을 것 같다"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노동계에서는 노사 관계에서 노동자의 동의가 자발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문제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입니다. 구글,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도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의 압도적 점유율 때문에 반강제적 이용에 대한 우려가 훨씬 큽니다. 거절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강요'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카카오톡과 관련된 이번 논란은 올해 9월 카카오톡 친구 탭 개편 사태의 데자뷔처럼 느껴집니다. 당시 카카오는 15년간 유지해 온 전화번호부 형태의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 같은 피드 방식으로 바꿨다가 엄청난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직장 상사 얼굴을 왜 봐야 하냐"라는 불만이 쏟아지자, 카카오는 일주일 만에 원상 복구를 결정했죠. 하지만 그 약속은 이제서야 이행이 된다고 합니다.
대신 카카오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놀라운 소식도 함께 전했습니다. 논란이 많았던 개편 후 이용자의 일평균 체류 시간이 24분대에서 26분으로 증가했고, 2025년 3분기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치상으로는 성공적이었다는 자평입니다. 이것이 카카오를 더욱 안일하게 만들고 있는 듯해 보입니다.
시장의 절대적 지배자인 카카오가 지금 상황에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용자들은 적당한 대체재가 나타난다면 언제든지 대체 서비스로 갈아탈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카카오페이를 애용해 왔지만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사용을 줄이고 네이버페이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됐습니다. 카카오뱅크를 이용하고 있지만 요즘 토스뱅크의 사용 비중을 늘리고 있죠.
문제는 카카오톡입니다. 메신저의 특성상 네트워크 효과가 강해서 쉽게 옮기기 어렵죠. 주변 사람들이 모두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처럼 사용자 경험을 무시하고 수익성에만 치중하는 업데이트가 계속된다면, 더 편리하고 혁신적인 서비스가 등장했을 때 대규모 이탈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한때 절대 강자였던 싸이월드와 미니홈피가 몰락한 시나리오만 보더라도 전혀 허무맹랑한 가정이 아닙니다. 아무도 그들이 무너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요.
혁신에 실패하고 현실에 안주하며 고객들의 의견을 무시하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죠.
방송인 유재석이 언젠가 무한도전에서 했던 말이 새삼 생각납니다. "진짜 위기는 그것이 위기인 것을 모르는 것, 그보다 더 큰 위험한 것은 위기인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게다가 위기 중에 나 혼자서 살려고 하는 것."
시청률이 떨어진 이유에 대해서 분석하던 중에 나온 말이었지만 이 말은 십 년이 넘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준 명언이었습니다. 요즘 카카오의 행보를 보면 이 명언이 딱 들어맞는 듯합니다.
업데이트를 한 이후 체류 시간이 조금 더 늘었다고, 매출이 역대 최대라며 자화자찬하고 정작 사용자들의 진짜 목소리는 계속 외면하고 있으니까요. 카카오톡의 이용자는 2024년 11월 기준으로 4,850만 명에 달합니다. 스마트폰에는 무조건 카카오톡이 깔려있다고 봐야겠죠. 이 거대한 사용자 기반이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사용자들은 메신저는 메신저답게, 지도는 지도답게 작동하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카카오는 모든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려는 시도에만 집중하면서 기본적인 사용자 경험을 훼손하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고 있습니다. 친구위치 기능에 이모티콘과 채팅 기능까지 추가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사용자들이 카카오맵에서 원하는 부분은 '정확한 길 찾기'인데, 카카오는 오히려 '대화 기능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 바로 카카오가 지금 겪고 있는 진짜 위기입니다. 아직은 독점적 지위 덕분에 버티고 있지만, 사용자들의 불신은 점점 쌓이고 있습니다. 언젠가 그 임계점을 넘는 순간, 모든 것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나중에 치러야 할 대가는 꽤 클 것입니다.
#카카오톡 #친구위치찾기 #카카오맵 #위치추적 #프라이버시 #사생활침해 #플랫폼독점 #사용자경험 #유재석명언 #카카오톡대체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