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느 예술가의 일지 Jul 23. 2024

어느 예술가의 일지17

애도일기 20230416

예쁘고 작고 착한 너가 

한줌의 재가 되었을 것이다.


이 세계에 엄청나게 큰 하나가 잘려나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물론 내 마음도.


밤새 울다 잤고,

지금도 일은 잘 안잡히고 멍하다.


그리고 이 세계에 있는 꽃, 바람, 하늘, 나무 모든 것들이 

다 새삼 다르게 느껴진다. 


지금 좀 괜찮다.

물론 계속 눈물이 나고 슬픈데


어젯밤, 아니 오늘 새벽에

채범이가 다녀간 기분이 든다.

채범이가 웃으면서

이 바보야 하면서

잘 자라고 나를 쓰다듬어준 것 같다.

내가 다시 잠들때까지,

자기는 괜찮다고,

나는 그걸 느꼈고,

그래서 푹 잠에 들었다.


내가 살기 위해 만들어낸 환영인가 싶었는데,

채범이가 몸 안좋기 전부터 나도 같이 아프고,

채범이가 하늘나라로 간날 나도 똑같이 체하고,

통하는 것 까지는 아니어도,

나랑 인연이었던 친구 같으니

진짜 왔던거라고 믿고 싶다. 


이상하게 그다음부터는 눈물이 조금 참아진다.

채범이가 진짜 괜찮다고 말해준 것만 같다.


교회에 가 기도도 드리고 싶고,

불교에가 절도 드리고 싶고,

채범이가 외롭지 않게 잘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늘나라를 생각한다.

내가 죽을 때쯤에는

죽음이 두렵지 않을 수도 있겠다.

떠나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만날 존재들도 분명 있을테니까.


하늘을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하늘에 이제 진짜 내 수호천사들이 

2명이나 생겼다. 


그리움,

사무친다,

황망하다,

이 단어들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게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느 예술가의 일지1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