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3 애도일기
잘 지내? 아침에 눈을 뜰 때면 네가 생각나. 오늘은 연기수업 때 상상하기를 너를 만나기 위해 한번 써봤어. 너의 눈, 코, 입을 상상하고, 얼굴을 어루어 만져봤어. 너는 어이 없어하며 날 비웃을 거야.
글을 쓴다는 건 이런 건가봐. 마음이 이렇게 가득찼을 때는 쓰고 싶은 말이 생각을 하지 않아도 계속 나와. 네가 죽은 지도 벌써 1년이 넘게 흘렀고, 난 여기저기가 자꾸 아파. 특히 네가 죽었을 때쯤. 걱정하지 말고 기뻐해 줘. 이 생에 널 이렇게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는 거니까.
네가 죽고 나서 나는 내 일부가 빠져나갔음을 느꼈어. 그리고 내 영혼은 정말 내가 사랑하는 여러 사람들로 이루어져있구나, 그리고 나는 정말 널 사랑했구나 느꼈어. 너에게 친구란 존재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인연들일 수 있었겠지만, 그래도 너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 서서 날 받아주고 환영해줬지. 그리고 날 아주 우스꽝스럽게 바라봤어.
내가 만약에 성공을 한다면 나는 그런 네가 있음을 자랑하려고 했어. 내 곁에는 언제나 늘 한결 같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비웃어주는 친구가 있어요.
나는 사실 학창시절에 너를 사랑하는 건지 우정인건지 할 정도로 널 좋아했어.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널 만나고 네가 내 눈에 들어온 순간부터 그 모든 게 생생한 걸 보면 널 사랑하는 게 분명해. 왜 널 사랑하게 됐을까?
그리움을 알게 되었어. 그리움의 감정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어.
그립다는 말은 네가 언제나 내 품에 있다는 말이야.
그립다는 말은 언제나 항상 널 상상으로 그려보지만, 그 상상이 절대 이뤄지지 않는다는 뜻이야.
네가 내 곁으로는 오지 않는다는 뜻이지.
나는 널 아침에 일어나 자주 그려봐. 네가 잘 살고 있나, 내가 너 얼굴을 까먹지는 않았나. 오늘도 나는 네가 생생하게 기억나. 그냥 저기 또다른 행성에서 살고 있는 거지 너는? 그 행성에서는 이렇게 마음으로만 보낸 편지가 전해지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내 마음이 온전히 너에게 전달되는 곳이면 좋겠다.
너는, 나보다 더 소중했던 이들 곁에 늘 있겠지만, 가끔 나에게도 놀러와줘. 놀러와서 힘내라고 내 어깨도 툭툭 쳐죠. 너무 자주는 올 필요 없고, 가끔만 와줘. 그거면 돼.
꿈 속에서 나랑 뛰어놀자. 산책가자. 그냥 예전처럼 잠도 쿨쿨자자. 그렇게 한번만 다시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