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하려면

얼마면 되겠니?

by Redsmupet

마흔이 훌쩍 넘을 때까지 월급쟁이였다. 직업을 바꿔도 수입은 항상 월급이었다.

40대 중반이 다 되어 덥석 사표를 내고 나의 일을 시작하니 모든 게 낯설고 서투르다. 그중에서도 가장 낯선 건 내가 만든 것에 가격을 붙이는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와 타인이 생각하는 가치, 그 사이의 간극이 너무 크면 어쩌나 걱정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시간, 잔뜩 쭈그러든 마음 때문인지 어제는 자려고 누웠다가 숨이 막혀 벌떡 일어났다.


차라리 그냥 주는 거면 좋겠어!


나는 박애주의자인가?

그건 아니다. 그냥 주고 나서 후회한 적도 많으니까.

그러면 뭔데?

정해준 대로 살기 싫다고 박차고 나와놓고서 막상 나보고 정하라니 이리저리 눈치 보며 숨을 구멍을 찾는 나를 어쩌면 좋은가, 요새 나의 고민이다.


"너 그 돈 받고 그렇게 시간 들여서 해주고 나면 남는 게 있긴 있어?"

요새 그에게 참 많이 듣는 말이다.

사실 남는 게 없다. 오히려 나의 노동은 마이너스 비용이 되어버린다. 어이가 없는 게 이럴 때 마음이 편해진다는 거다. 나의 노동에 플러스의 값이 지불된 걸 확인하는 날이면 오히려 도둑질을 한 사람 마냥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런 내가 과연 제 밥벌이를 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러니 자다가 숨이 막혀 벌떡 일어나지.



<골드 컬러의 키워드>


자기 가치, 황금, 왕관

지혜, 식별, 연금술, 충만함, 환희, 명상

비이성적인 두려움, 기만, 망상


"선생님 강의 꼭 듣고 싶었는데 기회가 되어서 다행입니다."

"좋은 강의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좋은 클래스 들어요."


새로 개설한 프로그램에 신청자가 늘면서 그들의 기대도 하나하나 쌓여갔다. 프로그램 신청자가 한 명씩 늘어날 때마다 내 가슴은 철렁 내려앉았다.


"이 사람들이 지불하는 금액, 나의 프로그램이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가졌던 기대와 흥분, 자신감은 신청자가 늘어날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쪼그라들었다.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했다. 걱정되면 더 준비하면 되지. 다독여지지 않는 중얼거림.


나를 믿지 못하는 나, 타인의 반응에 철저히 의지하면서 나는 나의 그 무엇에도 가치를 매기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나를 저울질하지 말라고 저울에서 뛰어내려 놓고서 나를 다시 저울에 달아달라고 매달리고 있다.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나를 믿지 못하게 된 것이.

평가가 시작되면서부터였을까? 나의 느낌, 나의 감정, 나의 판단이 전혀 개입할 수 없는 타인의 평가, 객관성이라는 이름으로 절대적 권력을 휘두르던 그 평가에 길들여지기 시작한 때부터였을까?

등수와 상장, 졸업장과 자격증, 이들의 달콤함은 나를 길들이기에 충분했다. 금연을 결심하고서 다시 담배를 입에 무는 이의 심정이 이런 것일까? 나는 지금 금단 증상에 시달리고 있는 걸까?




골드 컬러가 끌리는 날, 당신에게는 어떤 키워드가 와 닿나요?

당신 마음에 닿는 키워드를 골라서 당신의 색깔 있는 하루를 글로 표현해보세요.


A. 자기 가치

1. 내가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무엇일까?

2. 나는 지금 내 인생의 가치를 추구하며 살고 있는가?

3. 지금 나는 중심을 잘 잡고 살아가고 있는가? 타인이 가치 있다고 말하는 것을 좇으며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가?


B. 지혜, 식별

1. 나는 나의 직관과 느낌을 믿는 편인가? 외부의 정보, 타인의 말에 휘둘리는 편인가?

2. 하루 중 내 내면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 나에게는 있는가?

3.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언제였는가?


C. 비이성적인 두려움, 기만, 망상

1. 이유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자꾸 올라오는가?

2. 나는 나 자신을 믿지 못하는가? 내 가치를 의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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