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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Free Spirit

레온에서 휴식

by Blue Moon

2024년 10월 7-9 일 : Santiago De Camino

비와 태풍을 피해 사하군에서 레온으로


아침일찍 잠이 깼다.


날씨때문이였다. 앞으로 몇일동안은 태풍을 동반한 비가 수시로 올 예정이란다.


순례자들도 날씨탓을 하며 '어떡할까?'하며 고심들을 하고 있었다. 패기때문인가?, 젊은 아씨들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않고, 아침일찍 길을 나섰다.


대부분의 어르신(?) 순례자들은 메세타구간을 점프를 하시겠단다. 기차를 타고, 바로 레온으로 간다는것이다.


사하군에서 레온으로 가기위해서는 빠르게는 이틀이고, 삼일정도를 더 걸어야 한다. 메세타는 레온에서 끝이 난다. 레온으로 가서 비와 태풍을 피해 이틀정도를 쉬고, 걷는다고 한다. 뭐 그것도 좋은 생각이다.

나도 일단은 레온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친절한 알베르게 노신사님은 날씨를 피해 알베르게에서 이틀정도 머물러도 좋다고 했다. 하지만 온기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알베르게는 추워서 있을수가 없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도 그렇고 , 이런 요동치는 날씨에 얼음장이 되어 걸을 자신은 추호도 없었다.


그렇쟎아도 시카고로 향하는 비행기 스케줄은 여유가 있었다. 그렇다고 마지막 도착지인 산티아고 데 콤프스텔라까지 가려면 무리를 해야한다. 서둘러야 한다. 몇구간도 건너뛰어야 한다. 피스테라와 묵시아까지도 포기해야한다.


그래서 나는 이번 순례길에서는 '레온'까지만 걷기로 작정했다. 날씨가 진정되면 다시 사하군으로 돌아가서레온까지 걸을 생각이다. 메세타구간을 빠짐없이 걸을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빡빡한 스케줄을 따라 헐레벌떡 순례길을 마무리하고 싶지않다. 레온에서 마지막 구간까지 (산티아고 데 콤프스텔라)는 대략 300km다. 레온 이후로는 높은 산악지대가 대부분이고 , 또한 순례길의 절정이며 마지막 구간이다.


나는 순례길의 마지막 구간을 위해 심호흡을 크게 하고, 뭔지 준비를 단단히 해야할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차에 시동을 걸기전에 워밍 업이라는걸 하듯, 나에게도 그런것(?)이 필요했다.


그럴려면 내 체력을 적절히 유지해야하고, 계획도 시간도 더 필요하다. 마지막 300킬로미터의 순례길은 무엇보다 자연경관이 아름답다고 한다. 걸으면서 여행하려는 나의 목적을 이루려면 대충 지나칠 일이 아니다.


내가 2019년도에 순례길을 걸을때는 목적지에 도달하는것에만 치중을 했다. 걷는일이 전부였다. 오히려 더 힘들었다.


욕심내지않고, 좀 더 여유있게 , 나의 밸런스에 맞게 걸으면서 순례길에서 느낄수 있는 여행'이라는 맛을 체험하지 못했다. 그것이 아쉬운 점이다.


이제는 좀 더 야무지게 순례길의 모든 정서를 느끼고 싶다. 피스테라와 묵시아까지 여행하는것이 나의 바램이다.


그런 계획으로 레온행 기차를 탔다. 이른 아침 , 첫 기차였다. 우습게도 내가 탄 기차 한칸은 순례자들로 가득찼다.



추위와 태풍을 피해 잠시 레온에서 쉬는거야!.



이번 순례길에 관한 글은 2019년도에 이미 발행한 순례길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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