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의 우애가 어찌 될지
총성 없는 전쟁의 서막이 오른다.
호형호제하던 미국 형님이 그동안 뭐가 그렇게 쌓였는지 갑자기 눈을 부라리며
얌전히 따르던 캐나다 동생에게 호통을 친다.
사실 동생도 고분고분했지만 잘 사는 형님덕에 손 안 대고 코 푼 적도 많았다.
국제회의에서도 미국 대표옆에서 새색시처럼 두 손을 모으고 다소곳이 서 있기만 해도 대우를 잘 받고 그래서 동급인 줄 착각도 많이 했지.
캐나다에서 돈이 많다 해도 미국의 찐 부자들의, 기나긴 해안선을 따라 지어진 초호화 저택에 비하면 캐나다 호화주택은 지극히 서민적이며 미국에서는 아직도 캐나다는 추운 북극지방이며 이글루(얼음집)에서 사는 민족의 느낌을 준다고.
인구도 적고 나무만 엄청 많은 미개척의 땅 덩어리만 자랑하지 그 외의 물품들은 다 미국을 거쳐 들어왔었다.
내가 사는 밴쿠버의 농산물들은 대부분 미국의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올라오며 오렌지는 당연하고 한국 품종 무 배추도 아예 엘에이 배추라고 박스에 찍혀있다.
형님네 물건을 동생은 많이 사 가야 되고 생산 시설도 작아서 경쟁력도 떨어지는 동생의 물건에 세금을 콱 붙여서 비싼 값에 팔면 누가 사간다고 그런 무리한 요구를 하시는지.
캐나다 전체의 식품시장도 그동안 억제해 왔던 식품 가격을 2월부터 인상한다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미국의 높은 관세 때문에 수출이 안 되면 울창한 숲의 나무껍질을 뜯어먹고 살아야 하는지 주부로써 갑갑하기만 하다.
미국도 복잡한 사회문제로 경기가 출렁거려서 소비를 줄이면 너도 나도 다 주려 죽게 되겠구먼.
캐나다가 아무리 밀가루, 쇠고기, 야채, 달걀, 채소 등을 자급자족한다 해도 그것만으로 살 수는 없고 연쇄 공급망이 무너지면 경제가 엉망이 되어버리니 그것이 걱정이다.
진즉에 캐나다 연방 공무원도 몇 천명 해고한다 하고 각 업종에서 해고와 재취업은 더욱더 어려운 시절의 한가운데에 있다.
내가 캐나다에 이민온 이후로 경기가 좋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전쟁이나 내란도 없었는데도 매일 힘들다는 소리만 들었다.
그 와중에 전염병으로 3,4년은 뚝 찍어낸 듯 소멸되어 버린 허무함에서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병의 후유증으로 허약해져 있는 환자처럼 맥을 못 추고 있으니 말이다.
모든 경제 활동이 멈춰버린 상태에서 재난 지원금을 받아썼으니 도로 토해내는 것에 불만은 그다지 없었다. 그래도 급격히 오르는 물가 인상에 두 개 살 것을 한개 사면서 속으로 욕 나오는 것을 참고 있는데 형님까지 이러시면 곤란하잖아요.
새벽부터 미국에 본사가 있는 업체와 미국산 물품 리스트가 카톡으로 날아왔다. 우선 스타벅스에 가지 말고 팀홀튼을 가야 한다고. 오렌지랑 주스, 시리얼등 식품도 가려 먹어야 하고.
비록 원료는 캐나다에서 간다 해도?
이렇게 촘촘한 그물처럼 얽혀있는 공급망을 일부 끊는다 해서 해결된 문제가 아님을 알면서도 뭔가 시도를 하려고 애쓰는 캐나다인들이여.
그동안 얌전하고 반항해 보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과연 적극적으로 불매운동과 목소리를 낼 까 궁금하다.
노조들이 시위를 해도 시간제로 피켓 들고 여유 있게 웃으면서 서 있던데.
캐나다 정부에서도 미국여행과 미국산 물품구입도 자제하란다.
최근 많아진 난민들로 인한 물가와 주택문제를 야기한 정부도 부디 빠릿빠릿하게 정책수정을 해주면 좋겠다. 마치 미국으로 가려고 대기한 사람들처럼 '미션'과 '아보츠포드'란 미국 국경 접한 소도시에 특정 민족이 유난히 많아진 것도 이상하고. '헤이스팅스'라는 밴쿠버 다운타운의 한 거리를 점유한 노숙자들과 약물 중독자들의 문제도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데 설마 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SNS발달로 실시간 정보가 공유되니 빠삭하게 다 알아서 공동의 관심사가 될듯한데 남의 눈치 안 보고 남에게 관심도 없는 캐네디언들이 과연 이런 일들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의문이다.
캐나다가 부잣집 밥주걱에 묻은 밥풀을 떼어먹는 가난뱅이 수준까지는 아니고 공조도 많이 했고 했는데 미국은 그동안의 정을 생각해서 좀 살살하쇼.
다음주에 발렌타인데이가 있는데
대부분 유럽산 중에 특히 벨기에산이 많고 캐나다 초콜렛은 몇 회사 안 되던데 미국산 초콜렛은 뭐가 있더라